그 예능이 정부의 광고였어?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4345지난해 11월21일 방송된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카페 밖으로 보이는 부산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탤런트 김용건씨가 소파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다. 그는 탤런트 김광규씨, 가수 육중완씨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 흐트러진 옷매무새와 자세, 반말 투의 자연스러운 대사…. 아무리 봐도 연예인 선후배들이 모여앉아 수다를 떠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다.
육중완·김광규씨는 요즘 부쩍 인기를 얻으면서 감당하게 된 ‘고된 노동’에 대해 토로한다. 육씨에게 그 소파는 “계속 일하다가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는 자리다(사실 그는 한창 ‘노동’하는 중이다). 김씨는 “일은 많아서 행복한데 매일 새벽에 들어가니… 내가 일하는 기계인가~”라고 한탄한다. 김용건씨는 대안을 제시한다.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오히려 비능률적이래. 열 몇 시간씩 야근하면 뭐하냐고. 피로가 누적되면 더 비능률적이라는 거지. ‘일가양득’이라는 말이 있잖아. 일과 가정을 둘 다 취한다는 뜻이지. 일할 때는 스마트하게~ 생활은 또 스마일하게 미소 지으면서~.”
육중완·김광규씨는 요즘 부쩍 인기를 얻으면서 감당하게 된 ‘고된 노동’에 대해 토로한다. 육씨에게 그 소파는 “계속 일하다가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는 자리다(사실 그는 한창 ‘노동’하는 중이다). 김씨는 “일은 많아서 행복한데 매일 새벽에 들어가니… 내가 일하는 기계인가~”라고 한탄한다. 김용건씨는 대안을 제시한다.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오히려 비능률적이래. 열 몇 시간씩 야근하면 뭐하냐고. 피로가 누적되면 더 비능률적이라는 거지. ‘일가양득’이라는 말이 있잖아. 일과 가정을 둘 다 취한다는 뜻이지. 일할 때는 스마트하게~ 생활은 또 스마일하게 미소 지으면서~.”
김용건씨가 언급한 ‘일가(家)양득’은 ‘일과 가정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자’는 의미다. 그런데 이 일가양득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다른 방송에도 등장한다. 지난해 12월1일 방영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의 ‘직장인 고민 특집’. 개그맨 신동엽씨는 다음과 같은 대사로 방송을 시작한다. “일과 개인의 삶 사이에서 갈등,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일가양득,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뤄야 우리 모두 행복해진다는 말도 있어요. 직장인들의 고민 사연을 받았죠.” 신동엽씨의 상체 밑으로 ‘일가양득-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어야 우리 모두 행복해진다’ 따위 자막이 흘러간다. 그리고 ‘일만 하는 아빠를 말려달라’는 딸의 메시지 등 일반 국민의 관련 고민과 사연이 뒤를 잇는다.
일가양득은 사자성어인 일거양득(一擧兩得)을 조금 비틀어 조립한 신조어다. 이 말을 누가 만들고, 누가 퍼뜨렸을까? 방송사들이 제작자가 표시된 ‘일가양득 광고’를 정식 프로그램 사이에 끼워 송출했다면, 시청자들은 누가 어떤 의도로 그 용어를 전파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방송사의 서로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아 ‘일가양득’을 부르짖었다.
KBS가 2014년 12월15일 ㄱ홍보대행사에 보낸 공문 <대한민국 토크쇼 안녕하세요-‘직장인 특집 일가양득’ 편 협찬금 4000만원 지급 요청>에 따르면, ㄱ대행사는 KBS의 정규 편성 프로그램에 ‘일가양득’의 내용을 녹여 송출해달라고 요청했다. KBS는 요청을 수행한 뒤 그 대가인 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ㄱ대행사에 공문을 보냈다.
그런데 ㄱ업체는 홍보‘대행사’일 뿐이다. 다른 누군가의 의지를 ‘대행’했다는 의미다. 바로 고용노동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2월부터 ‘일가양득’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인기 탤런트·가수·개그맨 등이 자신의 개인 의견인 양 편하게 내놓은 발언 뒤에 고용노동부가 숨어 있었다. 광고가 아닌 것처럼 꾸몄지만 사실상 광고다.
KBS가 2014년 12월15일 ㄱ홍보대행사에 보낸 공문 <대한민국 토크쇼 안녕하세요-‘직장인 특집 일가양득’ 편 협찬금 4000만원 지급 요청>에 따르면, ㄱ대행사는 KBS의 정규 편성 프로그램에 ‘일가양득’의 내용을 녹여 송출해달라고 요청했다. KBS는 요청을 수행한 뒤 그 대가인 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ㄱ대행사에 공문을 보냈다.
그런데 ㄱ업체는 홍보‘대행사’일 뿐이다. 다른 누군가의 의지를 ‘대행’했다는 의미다. 바로 고용노동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2월부터 ‘일가양득’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인기 탤런트·가수·개그맨 등이 자신의 개인 의견인 양 편하게 내놓은 발언 뒤에 고용노동부가 숨어 있었다. 광고가 아닌 것처럼 꾸몄지만 사실상 광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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