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이삼일간 아기가 아파 밤새 한숨도 못잤어요..
아기는 밤새 두번이나 토하고..
병간호하다 새벽 다섯시 다돼서 눈좀 붙이니 아기는 열시도 안돼서 눈을 뜨네요..
일어나보니 제 온몸이 다 부었어요.. 손도 발도 얼굴도 퉁퉁..
밤새 18개월 아기를 안아줬더니 허리도 끊어질듯 아프고..
남편은 이층에서 따로 자요..
하루종일 아기 뒤치닥거리하며 가을겨울옷 정리한다고 다 꺼내놓고 종종거리다
오후 세시 아기 잘때 잠깐 눈붙이는데 딱 이십분 비몽사몽꿈꾸니 시어머니께 전화가 오네요.
아기 기침하면 이렇게해라 저렇게해라 긴옷을 입혀라 애기 태어난 병원소아과에는 왜 안데려가냐..
아기낳고 일년반을 어쩌다 오시면(총 세네번 오셨어요.) 한시간 있다 가시고 제가 돌발성 난청와서 입원해야하거나 아기가 응급실 가도 와본적도 없는 분이 아기 조금만 어디 아프다고 하면 말도안되는 충고하시느라 전화에 불이 납니다.
그러면서 저더러 왜 둘째를 아직도 안갖냐고 화를 내십니다. 너무 힘들어서 못갖겠다. 저 아파보니 감당이 안돼서 하나만 키울거라고하니 애기 막 낳았을때는 이뻐서둘도 셋도 갖겠다더니 왜 말이 달라지냐며 역정을 내십니다.
(친정도 시댁도 멀어서 그냥 혼자 아기 키우는 중이고 이사한지 얼마 안됐는데 전원주택이라 남편은 주중에도 주말에도 정원가꾼다며 밖에 나가삽니다..)
에휴..
원래도 절 딸처럼 여기신다고 하시던 시어머니.
식구들끼리 모일때 시누가 애기키우느라 힘들다며 누워서 뒹굴거릴때 저 시누들 먹은 설거지하고 상치우면서 딸은 개뿔... 이라고 생각하며 시어머니께서 뭐라고 하시던 내가 시어머니 입장이여도 저러지 싶어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곤했는데..
오늘같은 날은 참 원망스럽네요..
저 아파서 쓰러져있을때 친정가서 몸조리하면서 애기는 친정엄마가 다 봐주시고 했는데..
아기 낳은 후 보약도 친정엄마가 다 해주셨는데..
조리원 나와서 산후조리도 친정엄마가 해주시고..
저희 이사하고나서 짐정리를 친정엄마 불러서 하랍니다. 그리고 용돈좀 드리랍니다.
그냥 신혼때는 참견 많이 안하시니 좋은 시댁이겠거니 했는데..
그냥 저희 친정 우습게 보는거 맞나요?
전문대 나온 자기 딸은 힘들어서 애 하나 낳고 일다녀야 하니 말았다면서 멀쩡히 인서울 좋은대학 나온 저한테는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빨리 애가지라 성화더니 애낳고 나니 애 셋은 낳지 않으면 안된다고 성화고..
원래 본인딸 아니라 며느리한테는 이렇게 되는건가요??
저 원래 이렇게까지 생각안하고 사는데 어제 오늘은 몸이 참 고된데..
결혼할때부터 애낳고 지금까지 금전적 육체적 도움한번 안주던 분이 혈육이라는 이유로 이러시니 원망스럽습니다..
그냥 하소연 해봤어요.
그래도 평소엔 터치 별로 안하시니..
그러려니 살아야죠..
그런데 참 서운해요..
우리 손주 이쁘다고 립서비스는 열심히 해주시는데..
외손주들 끼고 키우는거랑 다른거 많이 느껴지지만 립서비스라도 해주시니 그래도 혈육은 혈육이구나 생각하며 살아야겠죠.. 몸이 고단하니 참 모든게 부정적이게 느껴지는 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