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집 강아지 이야기

사랑 조회수 : 1,821
작성일 : 2015-09-22 16:09:39

어제 오늘 아가들 떠나보낸 마음 아픈 얘기들이 많이 올라와서

보면서 마음이 아리다가.. 상상하면 귀엽다가..

우리 집에도 그렇게 사랑 덩어리 존재가 있어서 한 번 써봅니다.

 

샵에서 큰 돈 주고 데려온 혈통 좋은 아이 아니구요..

유기견 데리고 오자니 상처 있는 아이 잘 보듬어줄 여유는 없어서

키우다가 못 키우게 된 아이 올려놓는 사이트에서 보고 데려왔어요.

유기견 전단계라고 할까요... ㅎ

저희 집 상황상 다 큰 아이 / 덩치도 좀 있는 아이 / 남자아이 원했는데

그런 조건이 맞았구요,

순종 아닌 믹스라도 전 상관없어서 사진 보고 애아빠랑 차타고 한시간 정도 가서 데려왔어요.

그 집에서 유독 따른다던 엄마가 아닌 아빠가 안고 나오셔서 안겨주는데

눈을 마주치는 순간..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오갔어요.

강아지는 겁도 났겠고.. 이 사람이 날 키워주는 건가 싶었을 거고

저는 그 순한 눈망울 보고 한 눈에 아 내가 평생 거둬야 할 내 아이구나 하는 심정이었구요.

 

그렇게 데려 와 지금 1년 넘게 키우는 동안 애착은 참 잘 되어 있어요.

저희 집이 주택이라 아들 방이 반층 아래 있는데 일찍 자는 아들 방에서 자다가

제가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귀신같이 알고 와서 같은 베개에 머리 탁 올려놓고 잡니다.

하루는 밤 늦게 다 자는데 혼자 욕실에서 반신욕하고 있었더니 자다 깼는지 토도도도 하는 발소리가 들려요.

아들방에서 안방으로 도도도도도.. 제가 없으니까 다시 안방에서 딸방으로 도도도도..

또 아들방으로 도도도도... 몇 번 오가는 소리 들으며 웃음을 참고 조용히 있는데

갑자기 욕실 앞에서 멈추더니 노크를 하대요 ㅎㅎㅎㅎㅎㅎ

앞발로 투두둑 투두둑 긁길래 어~ 엄마 여기 있어~ 하니까 그제서야 조용..  

 

그 뒤로는 낮에도 제가 화장실 들어가는 걸 못 봤는데 한참 안 보인다 싶으면

꼭 와서 노크를 해요.. 문 열거나 대답할 때까지 ㅋ

 

그리고 질투는 얼마나 심한지

제가 아들이나 딸을 안으면 멍멍 짖고 앞발로 긁고 난리가 납니다.

누워서 안고 있으면 와서 앞니로 머리카락이랑 귀를 양양양양 무는 공격을 해요.

문다기보다.. 긁는 것처럼 공격해서 못 견디고 떨어지면 그 사이로 쏘옥 들어와요.

 

물이나 사료가 떨어지면 코로 밀어서 덜그럭거리고..

빨리 안 채워주면 소리가 점점 커져요.

- 어느 님이 반려견 떠나 보내고 새벽에 이런 소리 들으셨다 해서 마음이 아릿하더군요.

 

강아지들이 그렇듯 제일 어린 막내는 또 얼마나 무시하는지..

막내가 안으려고 하면 우우웅.. 하면서 투덜거려요.

안고 있는 내내 아우웅.. 으으응.. 으르르.. 투덜투덜투덜..

 

참.. 보고만 있어도 웃음나고 재미있는데 글로 쓰니 이상하네요.

암튼 얘가 오고 나서 우리집은 웃음도 더 많아지고..

중이병 걸린 아들놈도 강아지 때문에 힐링 좀 하는 거 같고..

애들 아빠가 강아지한테 혀짧은 소리 하는 거 보면 웃기기도 하고..

아직 멀었지만 얘 보내면 어떡하나.. 싶다가도

우리 그 동안 서로 행복하게 해줬으니 얼마나 고마운 시간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이런 소소한 행복함들.. 오래오래 느끼고 싶어요.

IP : 210.105.xxx.2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로즈
    '15.9.22 4:19 PM (211.44.xxx.37)

    ㅎㅎㅎ 우리집에도 그런 사랑덩어리가 있습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새벽다섯시면 일어나서 산책시켜놓고 출근해요~~ 온식구가 강아지 이름 부르면서 현관문열고 들어옵니다. ㅋㅋㅋ

  • 2.
    '15.9.22 4:26 PM (14.47.xxx.81)

    강아지 키우는 초보에요
    많이 짖지는 않나요?
    아직 애기여서 낑낑거리기만 하는데..
    애착형성은 어떻게 해주나요?
    아직 너무 어려서 예방접종도 못시키고 울타리안에서만 키우고 있어요

  • 3. ㅋㅋㅋ
    '15.9.22 4:38 PM (119.194.xxx.239) - 삭제된댓글

    글이 참 사랑스러워요
    저희 개도 아이 귀파주려고하면 번개같이 와서
    비집고 들어와요
    어쩌라고 ㅡ.ㅡ

  • 4. ㅎㅎ
    '15.9.22 4:54 PM (49.170.xxx.37)

    이방으로 저방으로ㅋ엄마찾아 다다다다다다 ㅋㅋㅋ울집이랑 똑같습니다ㅋㅋ
    의외로 개들 발소리가 크죠?
    울집개님도 엄마스토커ㅋㅋㅋ
    글보며 실실 웃으니 중2 딸래미 하교해 간식먹다 왜웃냐고 물어요ㅋㅋ
    귀염둥이짓 많이하는데 아우 저 스토커짓은 부담스러워요ㅋㅋ 화장실따라와 문열라고 박박박박ㅋㅋ

  • 5. ...
    '15.9.22 4:57 PM (112.152.xxx.13)

    도도도도 그거 알아요 ㅋㅋㅋ
    자다 일어나서 이방 저방 찾으러 다니는거 보면 너무 귀여우면서도 감동적이랄까....
    정말 사랑주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들 같아요

  • 6. 맞아요맞아
    '15.9.22 6:03 PM (125.185.xxx.196)

    이방저방 찾으러 발바닥소리 내는거 ㅋㅋ
    그리고 문앞에서 긁는거ㅋㅋ 질투 심한거
    너무 귀엽죠

  • 7. 우리집 멍뭉이는
    '15.9.22 6:58 PM (123.111.xxx.250)

    제가 움직이는대로 하루종일 따라다녀요..
    특히나 옷입을때는 옷을 잡고 늘어지는통에 옷을 입기 어려울정도에요..
    치마 같은건 구멍이 나기도 했어요..-_-
    옷을 갈아 입으면 나간다는것을 알고 그러는것 같아서 귀찮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이 들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외출을 안하고 하더라도 혼자 보일볼때는 꼭 데리고 다녀요

    새끼때는 안그랬는데 크면서 저와 애착이 생겨서 일 수도 있고, 무언가 좀 알게 되니까 혼자있기가 싫어진것 같기도 한데, 외출할때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예요..

    지금도 제가 안놀아주니까 공 물고 작은방 거실을 혼자 뛰어다니면서 놀고 있어요.
    아침에는 갑자기 흐느끼는(짖는 소리가 아니라 작고 약하게 찡찡거리는 소리.)를 내는데 신경 안쓰고 할일하다가 이상해서 가보니까 제가 혼자 공놀이하라고 공을 줄에 매서 매달아 놓았는데, 그 줄에 팔이 걸렸더라구요.

    팔만 움직여서 빼면 되는데 그것 하나 못하냐고 구박하면서 빼주었는데, 바보같으면서도 애기 같기도하고 암튼 귀여웠어요..^^
    .

  • 8. 질문
    '15.9.22 9:17 PM (122.32.xxx.99)

    상상만해도 귀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5339 기타 독학위한 사이트나 교재 부탁드려요~~ 3 ... 2015/09/24 930
485338 최루액 난사 몰상식 경찰 기자연행 시도까지 후쿠시마의 .. 2015/09/24 483
485337 10만원대 태아보험 오바인가요? 11 zz 2015/09/24 3,864
485336 베테랑 영화본다는데 어찌함 저렴해지나요? 6 시험끝나고 2015/09/24 1,500
485335 운전강사 추천 좀..윤운하샘 연락처 아시나요? 7 초보운전 2015/09/24 2,204
485334 갑자기 아랫배 통증이.. 통증 2015/09/24 882
485333 (카톨릭 신자분들만...죄송) 한국천주교성지순례 27 dd 2015/09/24 4,354
485332 인테리어, 수납 아이디어 좀 부탁드려요 2 새집 2015/09/24 1,734
485331 유리창은 뭘로 닦아야 깨끗한가요? 8 유리창 닦이.. 2015/09/24 2,218
485330 밥먹고 돌아서면 배고프다하는 중딩, 키 크려고 그러는걸까요 9 여학생도 2015/09/24 1,540
485329 비싼 믹서기 샀는데..잘 안갈려요 5 /// 2015/09/24 3,730
485328 내 불안감의 원인은 엄마 아빠 5 123 2015/09/24 3,150
485327 길고양이에게 참치캔 줘도 괜찮을까요? 12 목요일 2015/09/24 2,109
485326 그녀는 예뻤다 트랜디하고 잼나요 18 ㅇㅇ 2015/09/24 3,647
485325 제사지낼 때 모두 합해서 절을 몇번 하나요? 2 두보 2015/09/24 3,087
485324 명절이라고 돈 걷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16 제가예민하나.. 2015/09/24 3,613
485323 배추 한 포기로 김치 담글때 질문 하나 있어요~ 14 ........ 2015/09/24 2,551
485322 부모도움없이 이루어야 진정한 성취감을 느낀다는데? 1 성취감 2015/09/24 917
485321 어우 고등어조림에 고추가루와 간장의 양을 바꿔 넣어 버렸네요 ㅠ.. 2 참맛 2015/09/24 993
485320 조국"문재인,영도에서 김무성과 붙어야" 34 victor.. 2015/09/24 2,185
485319 조리사 자격증 젤 빨리 싸게 따는데가 어딜까요? 2 리봉리봉 2015/09/24 1,847
485318 자식입장에서는 제사 지내면서 어떤 느낌 드세요..???ㅠㅠ 6 ... 2015/09/24 1,756
485317 전세 만기 전에 이사하고플때 2 전세 2015/09/24 1,027
485316 멸치액젓으로 김치 담가도 맛있을까요? 8 김치.. 2015/09/24 1,916
485315 화려한 스탈. 배우자상으로는 별로인가요? 8 결혼. 2015/09/24 2,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