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가야죠" 세상의 끝, 벼랑 위의 아버지
세상의 끝은 저 멀리 있는 특별한 곳이 아니다. 딸, 아들이 죽었을 때 아버지의 세상과 삶은 이미 무너졌다. 세상은 사방으로 뚫려 있지만, 외면하고 손가락질하는 사람 속에선 어딜 가도 막다른 골목이었다.
그리하여 아버지는 퇴로가 없는 섬의 꼭대기로 올라왔다. 눈을 뜨면 딸과 아들이 눈을 감은 그 바다가 보이고, 눈을 감으면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않은 자식 얼굴이 보인다. 진퇴양난. 세상의 끝, 그곳이 아버지의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