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혼이라는 게 표면적으로 엄청난 일 때문에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산다는건 조회수 : 3,077
작성일 : 2015-09-19 13:31:04

거의가 경제적 문제나 아이문제, 세상의 시선에 대해 걱정하면서

남들도 이렇게 살아~ 하면서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또 웃는 날도 있고 그렇지요.

그런데 진짜 고민은 이런 겁니다.

차라리 바람을 피거나 파산을 하거나 폭력적이거나

그런 대단한 일로 결단을 내리게 하면 고통은 있지만 차라리 쉬운 편이라고 보지요.


정서적으로 너무 맞지 않고 대화가 되지 않고

어떤 결정을 할 때마다 서로 분노게이지를 올리는

그런 관계

어느 시점에서는 절대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결론이 나고

평생을 그렇게 살 생각에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드는 거죠.

성향이 맞지 않더라도 애틋한 사랑이 없더라도

동업자정신의 존중이라도 있으면 그럭저럭 살만합니다.


몸으로 때리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죠.

말로 때리고 표정으로 때리고 행동으로 때리고

사람들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늘 실수를 하지만

실수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실수, 잘못에 대한 자각이 없다는 거

의도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그런 마음이

가뭄에 쩍쩍 갈라진 논바닥같이 메말라서 배우자를 제쳐두고도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선택을 후회고 이렇게 살아 뭐하나 생각하고

자학하고 죽고 싶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요 몇일 결혼생활에 괴로운 분들의 글 많이 보이네요.


이혼을 장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깊이 심호흡을 하고 생각해보세요.

아이도 핑계입니다.

내 마음 속의 지옥, 의지만 있으면 탈출할 수 있습니다.

내가 변해도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 있습니다.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 상대의 인격함량이 딱 그만큼만으로 타고 났기 때문입니다.


음식도 상극이 있듯이 사람도 상극이 있어요.

어떻게든 안되는 관계가 있어요.

충분히 노력했으니 이제 내려놓고

그만 관계의 개선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삶의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세요.

자기자신에게 집중하세요.

내가 잘해주면 바뀔거야라는 헛된 희망으로

에너지 고갈시키시지 마시고

남편이나 아내때문에 괴로워 할 일분을

야생화를 쳐다보는 데 쓰세요.

그리고 지금 당장 뭐든 시작하세요.

경력단절이긴 하지만 뭐든 시간을 들이면

수입원이 될 수 있는 걸요.

경제적인 독립해야 오롯이 혼자 설 수 있어요.

평생 같이 사는 걸로 결정을 할 수 있고

혹은 독립해서 다른 모양의 삶을 살 수 있으니

스스로에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마련해두세요.


이제 아파하지 마세요.

이해하려고, 내가 변하면 다 잘 될거야 하는 그런 최면도 그만하세요.

당신은 넘치도록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예쁜 사람이고 건강한 사람입니다.

힘내시고 용기를 내세요. 패기말고 아궁이 불 때듯이 이제 시작하세요.


  

  

IP : 112.152.xxx.1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꼼꼼히
    '15.9.19 1:52 PM (221.148.xxx.238)

    좋은 글입니다. 살다보면 별일 다 있다지만 사는 동안 많이 웃어야겠죠.

    이혼. 그리 큰 흠이 아닌 것 같습니다.

  • 2.
    '15.9.19 3:48 PM (61.79.xxx.50)

    공감해요
    벗어나보니 암것도 아니었음
    오히려 이제 안도의 한숨을

  • 3. 공감해요
    '15.9.19 4:03 PM (125.177.xxx.190)

    마음에 와닿네요..

  • 4. ........
    '15.9.19 4:26 PM (49.142.xxx.47)

    눈물이 나네요. ㅠㅠ
    정말 바람이나 폭력이나 그런거면 쉽겠어요.
    정말 하찮은걸로 쥐어 짜는데 미치겠네요...

  • 5.
    '15.9.19 4:50 PM (223.62.xxx.93)

    공감합니다

  • 6. 대체
    '15.9.19 11:07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누구시기에 이리 주옥같은 말씀을 해주시는지요
    작가이신가요 성직자이신가요
    구구절절 제 마음을 때리네요
    네.... 차라리 바람이나 폭력이나 도박같은거였다면 이리 오래 괴로워안했을텐테요
    남들에게도 나에게도 설명하기 쉬우니까요
    그런데 누가봐도 크게 하자없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같이있으면 한없이 불행하고 마치 벽을 보고 얘기하는것 같은 답답함
    이 사람과 같이 있는 동안은 나는 죽은거나 마찬가지라는 느낌
    이혼안하고 사는 나자신이 벌레처럼 구질구질하게 느껴지고...
    원글님 말씀에 용기내어 보려고 합니다
    받아주는 곳이 없어 식당일 하더라도 이젠 이혼하려구요

  • 7. ...
    '15.9.20 9:17 AM (223.55.xxx.48)

    감사합니다...

  • 8. 읽다 보니
    '15.9.20 10:13 PM (61.82.xxx.93)

    눈물이 핑 도네요.
    같이 있으면 내가 우울해지는 사람.
    이 사람하고 앞으로도 몇십년을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 하면
    차라리 한강물에 뛰어들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삶에 빛이 안비치니까요.

  • 9. ..
    '15.9.21 7:16 AM (110.70.xxx.26)

    세상 만사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일명 터널 시야,
    문제에 빠져들수록 생각이 더 좁아져서
    해결책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의 판단력을
    믿어선 안 돼요.
    내 노력으로 해결이 안 되면 해결 불가, 하는 것도 교만입니다.
    일명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 늑대의 독립성이
    도움을 청해서 가능성의 영역을 확장하는 개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을 줄어들게 하죠.

    둘이서 안 되면 외부 도움을 받기로 결정하고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겸손이고,
    그 도움 대상을 바로 찾는 것이 지혜입니다.

  • 10. ..
    '15.9.21 7:22 AM (110.70.xxx.26)

    먹이를 닫힌 우리에 넣은 상태에서
    늑대는 어떻게든 혼자 꺼내 보려다 포기한다면
    같은 상황에서 개는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내
    먹이를 먹게 된다고 합니다.. 실험 영상이 있더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3685 베이비폴로 사이즈 문의요(28개월) 1 28개월 2015/09/19 1,137
483684 추석연휴때 소개팅하기도 하나요? 5 ........ 2015/09/19 1,650
483683 게으른 기질은 평생 바뀌기가 쉽지않나요...? 48 SJ 2015/09/19 3,230
483682 슬슬 날씨도 선선해지고 구스속통 사려고하는데요. 5 베고니아 2015/09/19 1,117
483681 누구를 사랑한다는 건 어떤 건가요? 18 행복 2015/09/19 5,387
483680 미혼인 내동생이 부럽네요 49 ㅇㅇ 2015/09/19 2,454
483679 세월호의 착한 사마리아인 법정에 서대 1 에휴 2015/09/19 916
483678 영국,캐나다,프랑스 의료체계.. 어떤가요?? 8 142 2015/09/19 2,579
483677 부산/김해 잘 아시는 분 - 김해박물관에서 사하구 괴정 3 택시 2015/09/19 1,071
483676 재팬 타임스 “남한의 대미 안보의존, 한-미 양국 모두에 이롭지.. light7.. 2015/09/19 762
483675 코스트코 가면 사람 많나요? 4 지금 2015/09/19 1,969
483674 담임에게 보낼 문자예요ㅠㅠ 67 ㅠㅠ 2015/09/19 20,066
483673 저는 시어머니처럼 되려구요. 11 ㅇㅇ 2015/09/19 4,324
483672 딸넷인 울시어머님 3 ~~~ 2015/09/19 2,896
483671 교육관과 사교육 사이 9 맹자맘 2015/09/19 1,563
483670 결국 의도적으로 침몰재난을 만든 거라는 거죠? 48 세월호 2015/09/19 4,408
483669 한번 신뢰가 깨진 관계 궁금해요 2 고민 2015/09/19 4,583
483668 미드 추천~! 로스트룸 2 상상 2015/09/19 1,358
483667 내일 제주도 가는데 옷때문에 여쭤봐요..지금 제주도 날씨 어떤지.. 3 요즈음 2015/09/19 1,206
483666 사도 영화를 보면서 김무성이 떠올랐습니다. 1 안되지요.... 2015/09/19 1,708
483665 김치찌개용으로 종갓집 사면 실패 안 하겠죠? 49 시판김치 2015/09/19 2,461
483664 세입자가 재계약을 차일피일 미뤄요 ㅠ 5 집주인 2015/09/19 2,027
483663 제가 연애를 잘못하고 있는건가요?,,,, 10 어렵다 2015/09/19 3,807
483662 달지 않은 녹차 카스테라는 어디서??? 7 녹차를 좋아.. 2015/09/19 2,207
483661 헬스 운동화 어느 정도 신고 바꾸세요? 4 12 2015/09/19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