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혼이라는 게 표면적으로 엄청난 일 때문에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산다는건 조회수 : 2,708
작성일 : 2015-09-19 13:31:04

거의가 경제적 문제나 아이문제, 세상의 시선에 대해 걱정하면서

남들도 이렇게 살아~ 하면서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또 웃는 날도 있고 그렇지요.

그런데 진짜 고민은 이런 겁니다.

차라리 바람을 피거나 파산을 하거나 폭력적이거나

그런 대단한 일로 결단을 내리게 하면 고통은 있지만 차라리 쉬운 편이라고 보지요.


정서적으로 너무 맞지 않고 대화가 되지 않고

어떤 결정을 할 때마다 서로 분노게이지를 올리는

그런 관계

어느 시점에서는 절대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결론이 나고

평생을 그렇게 살 생각에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드는 거죠.

성향이 맞지 않더라도 애틋한 사랑이 없더라도

동업자정신의 존중이라도 있으면 그럭저럭 살만합니다.


몸으로 때리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죠.

말로 때리고 표정으로 때리고 행동으로 때리고

사람들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늘 실수를 하지만

실수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실수, 잘못에 대한 자각이 없다는 거

의도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그런 마음이

가뭄에 쩍쩍 갈라진 논바닥같이 메말라서 배우자를 제쳐두고도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선택을 후회고 이렇게 살아 뭐하나 생각하고

자학하고 죽고 싶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요 몇일 결혼생활에 괴로운 분들의 글 많이 보이네요.


이혼을 장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깊이 심호흡을 하고 생각해보세요.

아이도 핑계입니다.

내 마음 속의 지옥, 의지만 있으면 탈출할 수 있습니다.

내가 변해도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 있습니다.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 상대의 인격함량이 딱 그만큼만으로 타고 났기 때문입니다.


음식도 상극이 있듯이 사람도 상극이 있어요.

어떻게든 안되는 관계가 있어요.

충분히 노력했으니 이제 내려놓고

그만 관계의 개선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삶의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세요.

자기자신에게 집중하세요.

내가 잘해주면 바뀔거야라는 헛된 희망으로

에너지 고갈시키시지 마시고

남편이나 아내때문에 괴로워 할 일분을

야생화를 쳐다보는 데 쓰세요.

그리고 지금 당장 뭐든 시작하세요.

경력단절이긴 하지만 뭐든 시간을 들이면

수입원이 될 수 있는 걸요.

경제적인 독립해야 오롯이 혼자 설 수 있어요.

평생 같이 사는 걸로 결정을 할 수 있고

혹은 독립해서 다른 모양의 삶을 살 수 있으니

스스로에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마련해두세요.


이제 아파하지 마세요.

이해하려고, 내가 변하면 다 잘 될거야 하는 그런 최면도 그만하세요.

당신은 넘치도록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예쁜 사람이고 건강한 사람입니다.

힘내시고 용기를 내세요. 패기말고 아궁이 불 때듯이 이제 시작하세요.


  

  

IP : 112.152.xxx.1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꼼꼼히
    '15.9.19 1:52 PM (221.148.xxx.238)

    좋은 글입니다. 살다보면 별일 다 있다지만 사는 동안 많이 웃어야겠죠.

    이혼. 그리 큰 흠이 아닌 것 같습니다.

  • 2.
    '15.9.19 3:48 PM (61.79.xxx.50)

    공감해요
    벗어나보니 암것도 아니었음
    오히려 이제 안도의 한숨을

  • 3. 공감해요
    '15.9.19 4:03 PM (125.177.xxx.190)

    마음에 와닿네요..

  • 4. ........
    '15.9.19 4:26 PM (49.142.xxx.47)

    눈물이 나네요. ㅠㅠ
    정말 바람이나 폭력이나 그런거면 쉽겠어요.
    정말 하찮은걸로 쥐어 짜는데 미치겠네요...

  • 5.
    '15.9.19 4:50 PM (223.62.xxx.93)

    공감합니다

  • 6. 대체
    '15.9.19 11:07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누구시기에 이리 주옥같은 말씀을 해주시는지요
    작가이신가요 성직자이신가요
    구구절절 제 마음을 때리네요
    네.... 차라리 바람이나 폭력이나 도박같은거였다면 이리 오래 괴로워안했을텐테요
    남들에게도 나에게도 설명하기 쉬우니까요
    그런데 누가봐도 크게 하자없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같이있으면 한없이 불행하고 마치 벽을 보고 얘기하는것 같은 답답함
    이 사람과 같이 있는 동안은 나는 죽은거나 마찬가지라는 느낌
    이혼안하고 사는 나자신이 벌레처럼 구질구질하게 느껴지고...
    원글님 말씀에 용기내어 보려고 합니다
    받아주는 곳이 없어 식당일 하더라도 이젠 이혼하려구요

  • 7. ...
    '15.9.20 9:17 AM (223.55.xxx.48)

    감사합니다...

  • 8. 읽다 보니
    '15.9.20 10:13 PM (61.82.xxx.93)

    눈물이 핑 도네요.
    같이 있으면 내가 우울해지는 사람.
    이 사람하고 앞으로도 몇십년을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 하면
    차라리 한강물에 뛰어들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삶에 빛이 안비치니까요.

  • 9. ..
    '15.9.21 7:16 AM (110.70.xxx.26)

    세상 만사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일명 터널 시야,
    문제에 빠져들수록 생각이 더 좁아져서
    해결책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의 판단력을
    믿어선 안 돼요.
    내 노력으로 해결이 안 되면 해결 불가, 하는 것도 교만입니다.
    일명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 늑대의 독립성이
    도움을 청해서 가능성의 영역을 확장하는 개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을 줄어들게 하죠.

    둘이서 안 되면 외부 도움을 받기로 결정하고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겸손이고,
    그 도움 대상을 바로 찾는 것이 지혜입니다.

  • 10. ..
    '15.9.21 7:22 AM (110.70.xxx.26)

    먹이를 닫힌 우리에 넣은 상태에서
    늑대는 어떻게든 혼자 꺼내 보려다 포기한다면
    같은 상황에서 개는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내
    먹이를 먹게 된다고 합니다.. 실험 영상이 있더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3299 우리대구도 국정교과서반대 인원 엄청나네요~~ 7 국정교과꺼져.. 2015/10/23 827
493298 절에서 제사지내는 절차가 궁금해요 2 푸른 2015/10/23 7,182
493297 남자도 미남은 평생 가는듯.. 2 .. 2015/10/23 2,446
493296 박근혜 '뒤끝'…이종걸에 3년 전 '그년' 발언 따져 15 ㅇㅇ 2015/10/23 3,247
493295 체질에 따른 음식을 따라야하나요? 2 ... 2015/10/23 747
493294 지금 MBN에.. 1 2015/10/23 764
493293 고양이 집사님들, 도움 부탁드립니다 8 ㅇㅌ 2015/10/23 1,124
493292 라이더가죽자켓 3 2015/10/23 1,309
493291 국화차 우려서 마시나요, 끓여서 마시나요? 3 국화차 2015/10/23 1,152
493290 행정자치부, 반상회 통해 국정교과서 홍보 지시 8 샬랄라 2015/10/23 793
493289 가뭄때문에 민심이 흉흉한데 4대강물 끌어다 6 4대강 2015/10/23 978
493288 ㅇㅇ엄마 그렇게 살지마 49 왕따주동자 2015/10/23 17,861
493287 중대음대 여학생 자살 사건 5 suk 2015/10/23 8,304
493286 어제 에티오피아부인 한국남편 5 - 2015/10/23 3,315
493285 레스토랑에서 쓸 토기그릇 맞출만한 곳.. 2 ii 2015/10/23 684
493284 게이인데 여자직원을좋아해요 2 궁금궁금 2015/10/23 3,831
493283 펜디 스파이백 단종됐나요? 2 a 2015/10/23 832
493282 감기에 이비인후과 vs 내과 8 감기 2015/10/23 1,470
493281 朴대통령 "매도당한 5.16·유신 이해시키는게 정치&q.. 6 하이고 2015/10/23 1,188
493280 지방 사람들 인터뷰하는거보면 사투리 거의 안쓰네요 10 요즘 2015/10/23 2,229
493279 화장품에 들어가는 달팽이점액여과물 이거 어떤 방법으로 추출하는 .. 1 스네일 2015/10/23 1,279
493278 5살아이.. 먹고싶다는대로 다 줘야 하나요?? 18 진짜 2015/10/23 3,130
493277 김빙삼옹 트윗.jpg 49 오늘만사는 2015/10/23 1,681
493276 직장에 와서 은행상품 설명해줬어요 7 복리 2015/10/23 1,100
493275 올레 포인트 어디에 쓰나요? 9 *** 2015/10/23 1,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