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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에게 정이 안생겨요 ㅠㅠ

abcd 조회수 : 7,294
작성일 : 2015-09-19 03:36:33
물론 사랑해서 결혼했어요
신혼때도 좋았구요. 물론 살림은 꽝인데 신혼이라 어찌버틴거같아요.

아이낳고 100일때부터 이것저것 육아관련 의견차가 생기더라구요
아이낳고 전업주부하고 있으니 남편은 남편대로 퇴근후 집에왔을때의 환상이 있었을거고 저는 저대로 육아가 힘들어 남편오는 시간만 기다렸구요.

참 많이 싸웠지요. 둘째낳고는 더 심해지고요.
서로 불만이 쌓여있으니 무슨말을해도 티격태격되고 가슴에 상처만되고.
이혼생각도 몇번했구요. 작년에 양가떠들썩하게 대판싸웠는데 그렇게 싸우고나니 그래도 자신을 되돌아보고 좀더 반성하는계기가 오대요.
어찌어찌 화해하고 잘살아보기로 약속했어요. 실제로 서로 노력했구요. 그이후로 싸울일도 없고 서로 배려하구요.

그런데!
마지막에 대판했을때의 막말충격이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리고 육아때 하나도 안도와주고 저를 힘들게 한부분만 생각납니다
애들어릴때 안도와준거 땜에 애들커서도 부부끼리 본체도 안하고 사는 집들있다던데 제가 딱 그느낌이예요.
아무리 잘보려고 해도 예전만큼의 기분이 안들어요.

다른부부들보면 손잡고 다니고 애들없을땐 영화도 보러가고 한다는데 전 정말 이해도안되고 그렇게 할 자신도 없고 마음도 안내킵니다
속상해요. 애들하고는 좋은데 왜 남편한테 정이안가는지.
쇼윈도부부같아요. 애들없으면 무슨의미가 있나싶어요.

혹시 이런경험있으신분들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IP : 180.230.xxx.95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 마음
    '15.9.19 3:58 AM (178.39.xxx.140)

    그 마음 저도 잘 압니다 ㅠㅠ 첫 아이 낳고 친정엄마가 산후조리하러 와주셨는데 (저희가 멀리 살아요) 남편이 너무 철없게 굴었네요...장모 오래 와 계신 게 싫단 거 아해는 해요, 근데 제 자식 낳아서 몸 힘든 저에게도 그렇게 대한 걸 보니 정말 정이 다 떨어졌어요. 물론 친정엄마도 결코 쉬운 분 아니고 엄마와 저 사이에도 할 말이 많지요...그래도 이것저것 떠나서, 아이 갓 낳고 힘든 나를 좀 봐서라도 그 성질을 조금만 참아보지, 그랬으면 나도 나중에 미안했을 텐데..이런 생각이 즉, 분노가 아직도 들어요. 어차피 친정엄만 앞으로 같이 살 거 아니고 드문드문 얼굴 볼 거니 그냥 거리두며 살면 되니까요.
    원글님은 양가에서도 부부의 불화를 알게 될 만큼 싸우셨다니, 어지간히 크게 싸우시긴 했나봐요. 저희는 아직 그 정돈 아니지만 저도 산후조리 일로 힘들어서 백만원 들여 상담도 받고 법문도 듣고 나름 노력했어요. 남편은 정말 미안하다, 이제 그 얘긴 그만하고 기회를 줘라 하지만 하는 꼴 보면 그 성질 안 갔어요 여전히. 뭐, 사람이 금방 바뀔 일은 절대 없겠지만은 그 일은 아직도 제겐 상처고 배신이예요. 님 맘도 얼마나 아프고 힘드실까...절로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애들 앞에서 조심하려고 더 노력하게는 돼요, 에효 토닥토닥...

  • 2. ,,,
    '15.9.19 4:18 AM (116.126.xxx.4)

    요즘 82쿡 남편 부부 이야기만 나오면 어찌 다 제 이야기 같죠.. ㅠ.ㅠ

  • 3. 원래
    '15.9.19 4:25 AM (110.70.xxx.184)

    그때가 제일 부부사이 나빠지고 힘든 시기 아닌가 싶어요. 애 보는게 워낙 사람 진빠지게 힘든 일이니까요.
    저도 4.3kg 넘게 낳은 사내 아이 둘 거의 혼자 키우던 시절, 양가, 남편 도움 거의 하나도 못받고 키웠는데
    그 시기가 제일 부부 사이도 나빴어요.
    저렇게 이기적인 사람이 혼자 살지 왜 결혼하고 애는 낳아서 날 이 지경으로 만드나 원망이 크다보니
    사랑하는 마음이 완전히 고갈되고 사라진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도 힘들었을것 같아요.
    야근이 어쩔 수 없는데
    늘 화가 나있는 부인에 어지럽게 정돈 안된 집안, 경멸하는 듯한 눈초리, 아이들에게 온통 옮겨간 관심과 사랑..

    아이들 중학생되니
    거의 남편이 키웁니다. 얘기도 많이 하고 휴일에 사무실 더리고 나가 공부시키고.
    지금은 그 때 원망스럽던것 거의 다 잊었어요.
    힘내세요.
    아이 어릴땐 아주 특별히 자상하고 책임감 있는 남자 아니면 육아는 엄마가 아무래도 더 하게 되는가봐요.

  • 4. ...
    '15.9.19 4:43 AM (216.40.xxx.149)

    지극히 평범한 수순을 밟고 계시네요.. ㅎㅎ
    저도 어릴땐 저렇게 데면데면, 그냥 소 닭보듯 하고 서로 무덤덤 하게 사는 부부 이해를 못했죠
    근데 지금요? 님이랑 똑같아요. ㅋㅋ

    아마 그 시기에 알콩달콩 하트뿅뿅 부부가 더 드물걸요.
    이 시기 지나면 걍 정으로 의리로 살겠죠.

  • 5. 근데 난 이해가 안가는데
    '15.9.19 6:56 AM (114.203.xxx.248) - 삭제된댓글

    육아 안도와주고 집안일 하나 안도와준 남편인 줄 잘 알면서 왜
    더 힘들게 애를 또 낳으셨어요?
    아니....힘들면 하나만 있어도 버티기 힘든데
    둘있음 더 힘들겠다 생각이 안드나요?
    계산 빤한 판이잖아요.
    비난하는건 아니고요.
    제가 이해가 안가서 묻는 겁니다....
    첫애땐 잘 도와주다 둘째 낳으니 안도와주셨나.....

  • 6. ..
    '15.9.19 7:48 AM (223.33.xxx.90) - 삭제된댓글

    114님 말에동감
    제주변에도 남편이 이기적이고 못돼서 이혼까지 갈뻔했는데도 둘 셋 낳는거 보면 이해가 안가요
    그래서 남의말은 다 안읻어요 그냥 푸념하는거구나 그래도 사이 좋으니 또 갖는거아니겠어요

  • 7. ..
    '15.9.19 7:48 AM (223.33.xxx.90)

    114님 말에동감
    제주변에도 남편이 이기적이고 못돼서 이혼까지 갈뻔했는데도 둘 셋 낳는거 보면 이해가 안가요
    그래서 남의말은 다 안믿어요 그냥 푸념하는거구나 그래도 사이 좋으니 또 갖는거아니겠어요

  • 8. ㅁㅁ
    '15.9.19 8:32 AM (112.149.xxx.88)

    그래도 하나만 낳으면 나중에 아이가 세상에서 의지할 형제 하나 없을까 걱정도 되고
    여러가지 생각으로 낳으셨겠죠..
    전 하나만 낳았지만 그 맘 이해합니다.
    저도 하나만 낳고 싶었던 것 아니거든요, 그런데 정말이지 육아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시댁도 남편에게 아무일도 시키지 말고 니가 다 하라고 들이대는데,, 도저히 더 낳을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고는 말 못해요..
    하나만 낳아기르니 온통 '외동들은 문제가 있어'라는 주위의 시선들 부담되고요
    애가 여럿인 집들이 부러울 때도 많고 그러더군요
    전 하나만 낳으면 후회할 거 알았어요.. 후회할 거 알았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하나 더 낳으면 남편과 시댁에 대한 분노가 더 훨훨 타올랐을 것이고,
    그러다간 내가 미치거나 이혼하거나 할 것 같았거든요.

  • 9. 싸움에기술이 필요
    '15.9.19 9:01 AM (203.128.xxx.64) - 삭제된댓글

    그 기술에는 막말을 잊는법도 포함 되는거
    같아요

    양가가 떠들썩했다면 오고간 말들이 곱지 않은게
    당연하죠
    나도 상대에게 모진말 했을수도 있고요
    열받고 화날땐 뭔말인들 못하나요

    그런데
    그걸 꽁하게 계속 품고사니 힘든거에요
    잊을수야 없지만 일부러 상기시킬 필요도 없으니
    덮어둬야죠 그래야 내가 살고요

    아기땐 엄마의 육아가 절대적이고
    좀 크면 아빠의 역할도 필요하고 할수밖에 없고요
    나혼자만 힘들다 생각하면 더 힘든거에요

    남의애 키우는거 아니고 내아이 키우는데
    힘들다 힘들다 하면 더 힘들어지니
    육아는 내 일이다 너를 키우는게 내 몫이다
    생각해야 좀 편해지셔요

  • 10. abcd
    '15.9.19 9:13 AM (180.230.xxx.95)

    당연히 푸념글이죠. 이혼생각했으면 이혼할까요 라고 올렸겠죠. 그래도 드문드문 고마울때도 있고 그래도 내남편인데 싶고 애들커가면서 애들한테도 큰자리차지하고 하니 어떻게든 극복하고 사이좋아지려고 노력하고 싶은거죠.
    신랑도 노력하고 있구요.
    내스스로가 생각안하려하고 바뀌는 방법밖에 없나봐요?
    마음수양과 시간이 약일까요?

  • 11. ...
    '15.9.19 9:14 AM (58.146.xxx.43)

    자꾸 남의 남편과 내남편을 비교하기보다는
    남의집 슈퍼우먼과 나를 비교해봐요...
    그럼 좀 나을지도.

  • 12. 법이 있긴
    '15.9.19 9:20 AM (203.128.xxx.64) - 삭제된댓글

    무슨법이 있겠어요ㅎㅎ
    그냥 나처럼 그도 그랬을거다
    다만 그는 표현이 없을뿐
    상처는 나와 같을거다
    고로 우리는 둘다 불쌍하다
    그러므로 잘해줘야겠다

    내가 받은 상처
    그도 받았을거고

    내가 받은 상처만 생각지 말고 내세우지말고
    그가 받았을 상처도 보듬어주자
    뭐 이렇게 생각하세요

    머든 일방적인건 없으니

  • 13. ..
    '15.9.19 9:54 AM (112.149.xxx.183)

    114님 말에동감
    제주변에도 남편이 이기적이고 못돼서 이혼까지 갈뻔했는데도 둘 셋 낳는거 보면 이해가 안가요
    그래서 남의말은 다 안믿어요 그냥 푸념하는거구나 그래도 사이 좋으니 또 갖는거아니겠어요2222

    그냥 푸념인 거면 시간이 해결해 줄 거 같아요. 애정이 남아있는 거니 애들이 좀 크면.
    전 털끝만큼의 애정은 커녕 정말 싫다는 생각 뿐이었어서 절대 애를 더 낳을 생각은 안들더군요. 지금도 애 하나가 후회는 커녕 너무 잘했고 애한테도 다행이고..그나마 더 사이 악화되지 않은 거라 생각되고..
    하지만 여전히 아무 감정도 남아있지 않고..언젠간 이혼하게 될 거라는 생각만 있어요.

  • 14. 그 시절
    '15.9.19 9:57 AM (121.166.xxx.153)

    출산하고 육아하는 시절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트레스예요
    도움을 받아도 안받아도 다.
    저흰 맞벌이라 시어머니 모시고 살면서 어머니가 살림도
    봐주시고 애기도 봐주셨는데요.
    애기가 작으니까 안는것도 조심스럽고 하잖아요
    어머니 믿고 애기한테 손가락 한번 안대는거예요.
    어머니가 정말 완벽하게 봐주셨는데 오히려 그래서
    애 아빠는 애 한번 제대로 안지를 않는다 생각하니
    울화가 터지더라구요.

  • 15. ..
    '15.9.19 9:58 AM (122.32.xxx.9)

    저도 그렇게 둘을 키웠어요
    16년동안 설거지 두 번
    청소기도 한 번도 돌린 적 없고
    분리수거도 네버
    하물며 애들 어릴때 얼굴조차 기억 못해요
    일주일에 두 번은 술로든 일로든 안들어왔고..
    처음엔 맞벌이였지만
    남편 스타일상 둘째 낳고는 그만뒀죠
    이혼 안하고 산게 대견해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
    남편이 지고있는 책임과 고충이
    나보다 적지는 않구나 싶으니
    측은지심으로 동지애로 살아요
    저의 고충이 과거형이 많았다면
    남편은 현재진행형과 미래형....짠해요

  • 16. 마음 비우기
    '15.9.19 9:59 AM (1.214.xxx.232)

    저도 결혼하고 첫 2년동안
    원망의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과.. 그런 것들 때문에 참 힘들었는데요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고, 그랬더니 훨-씬 낫더라구요.
    내가 정말 이혼할껀가? 라고 하루에 100번씩 되물었는데
    5.5: 4.5 정도로 이혼 안할꺼라는 맘이 있었어요.

    그럼 어떻게 하지? 라고 생각해서 제가 맘 먹은건
    남편을 애완식물 정도의 존재로 생각하자 였어요.
    저는 남편과 아이가 가지고 싶었거든요.

    일단 남편이라는 이름을 가진이가 있고, 아이를 만들고 싶고.
    남편은 어떤 기능을 하는 존재라기 보다는 그냥 내 베란다에 두고 키우는 식물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도우면 좋지만, 정확히 5:5로 돕지 않는다고 억울해 하거나 화내지 말자.
    그냥 다 내 몫의 일인건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건 좋은 일이다.

    내 집이고 내 가정이니 내가 이끌어서 만들어 가는거고,
    손이 좀 가는 관상용 남편식물이 있는거다.
    자상하고 먼저 챙기고 가사분담도 잘하고 돈도 잘버는 남편이 있겠지만
    나도 뭐 어차피 자상하고 먼저챙기고 가사일 잘 하는 부인은 아니니까
    그냥 내 맘대로 나 혼자 사는건데, 가끔 관상용 남편식물도 좀 챙기자.

    라는 맘으로 살았더니 ..
    왠걸요.
    남편 식물이 이젠 무려 청소도 알아서, 빨래도 알아서. 가끔은 쓰레기도 알아서.
    밥은 밖에서 알아서 먹고 ..
    요샌 깨 쏟아지게 삽니다요.
    그렇지만 저때 먹었던 "남편은 식물이다 식물, 관상용 식물이다"라는 마음가짐은 잃지 않으려 노력해요.

  • 17. ...
    '15.9.19 10:05 AM (222.100.xxx.166)

    애들 좀 크면 남편도 나아져요. 애들 유치원가니까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한데요.
    남자들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진짜 몰라요.
    그맘때 애들 자꾸 우니까 싫기도 하고요. 좀 기다리시면서
    육아말고 집안일을 시키세요.

  • 18. 마음 비우기
    '15.9.19 10:09 AM (1.214.xxx.232)

    좋은 , 바람직한, 모범적인 와이프가 되겠다는 마음도 좀 버리면 좋아요.
    제 머릿속에 그리는 바람직한 부인/남편 상에 맞추려는 욕심이 절 힘들게 했었던 것 같거든요.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니가 안따라와? 막 이런 마음?

    그냥 나는 싱글라이프를 사는거고 (남편이야 나를 바람직하게 생각하든 말든.. )
    내가 원할 때 내 집을 청소하고, 내가 원할 때 밥을 할꺼고
    남편은 남편의 삶을 사는거고
    서로 충돌하는 부분은 알아서 피해거나, 피할 수 없으면 얘기 많이 해서 풀어가는거고..

    남편이 저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거나 , 뭔가를 원하면
    내가 들어줄 수 있는건 들어주고 들어줄 수 없는건 그건 못하겠다고 얘기 해요.
    남편도 별 말은 할 수가 없죠. 제가 원하는걸 그가 늘 들어주는건 아니니까.

    어쨌든 가슴속에 억울해 하는 마음 품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할 수 있는건, 조건 없이 베푼다.
    할 수 없는 건 없다고 얘기한다.

  • 19. 여자는
    '15.9.19 10:25 AM (112.187.xxx.4)

    특별하지 않은 보통 여자들은 결혼하면서 부터
    미혼때는 상상할수도 없었던 세상속에 놓이게 되는거 같아요.그렇지만 시댁이나 육아에서 좀 더 여유로운 사람들이 덜 지쳐서 그런지 남편들과도 사이도 원만하고
    도와줄 양가부모 옆에 안계시고 본인도 체력약하고 도우미 쓸 여건 못되면 자식 하나가 답인거 같아요.
    서로 의지?..그거야 부모 바램이고요.
    서로 힘들어질 가능성이 더 많아요.

  • 20. 윗 님
    '15.9.19 10:58 AM (112.187.xxx.4)

    관상용 식물이다.....
    지혜롭네요.ㅎㅎ
    그런마음,...배워갑니다.

  • 21. 바쁘자
    '15.9.19 11:13 AM (117.123.xxx.213)

    관상용식물 ㅎㅎ 웃프네요

  • 22.
    '15.9.19 11:18 AM (180.229.xxx.156)

    다들 그리 살지 않나요? 깨볶는집은 몇집 안될듯.
    몇집안되는집이랑 비교하면 뭐해요?내복이 아닌것을.
    나만그리사는건 아니니 거기서 위로를 받네요.

  • 23. 사람마음이
    '15.9.19 11:41 AM (221.151.xxx.158)

    한 번 정이 떨어지면
    다시 붙이기가 참 힘들어요...

  • 24. 피해자의식
    '15.9.19 1:12 PM (1.235.xxx.221)

    너 때문에 내가 상처받았다는 마음.
    내가 피해자다 라는 의식을 벗어버리면 그 집착에서 자유로워져요.
    나도 가해자일 수 있다.나 때문에 내 남편의 인생도 힘들었을 수 있다.
    나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 한번 이입해보세요.
    남편입장에선 내가 가해자일 수 있거든요.

    내가 피해자고,나는 억울하고 상처받았고 ,나를 이렇게 만든 남편(시댁)이
    나에게 용서를 빌고 화를 풀어주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너를 원망할 것이다
    라는 마음으로 평생 사는 건 나에게 너무 괴로운 일이에요.

    우리가 그땐 어리고 철이 없었구나.
    우리 아이를 키우면서 서로 도와주지 않고 힘들게 한다고 푸념하고 원망했구나.
    그런 와중에도 아이들이 잘 자라준 것이 참 고맙구나.
    나는 남편의 도움없이도 이렇게 아이를 잘 키운 능력있는 엄마구나(ㅎㅎ)
    그렇게 생각하세요.

    마음은 이리 다스리시고 남편에겐 퉁퉁 아직 화 안풀린척 하세요.
    그래야 긴장하니까요.

  • 25. ㄹㄹㄹ
    '15.9.19 1:37 PM (211.202.xxx.62)

    시원하게 남편 고쳐서 육아와 살림에 참여하게 하시는 분은 없네요
    슬픔이 체념이 되고 그게 또 전파되는 악순환이 보이네요

  • 26. 결혼18년차
    '15.9.19 5:25 PM (121.160.xxx.222)

    원글님 아주 정상이십니다... 상위 10%의 깨볶는 가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건강한 가정요.
    원글님과 아주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두가지를 미리 알았더라면 그 시간을 넘기기가 훨씬 쉬웠을텐데 싶어요.

    첫째는, 지난 일은 따져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죽도록 억울했던 상황, 말도 안되는 막말, 이것만은 반드시 사과의 한마디를 듣고싶다는 그 마음 때문에
    괜히 더 오래 사이가 나빴어요. 사이가 좋아질뻔하다가도 지난 일을 꺼내는 순간 곧바로 도루묵된게 여러번.
    내 남편이 나에게 말도안되는 나쁜 짓을 한게 사실이지만, 그 순간이 지난 이상 지난일에 대해 사과를 받는건
    의미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더라고요. 그냥 내가 그런 일을 겪었다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넘어가는게 나았어요.

    둘째는, 육아지옥은 언젠가 끝나고 상황이 역전된다는 겁니다.
    저도 애가 어릴때 아침마다 출근하는 남편이 부럽다못해 눈물이 날거같았어요.
    저놈은 넥타이 매고 근사한 직장에 가서 우아하게 일하겠지 나는 이 껌딱지와 긴긴 하루를 보내야하는데...
    아이가 예쁘고 건강한것만으로도 행복해야할텐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정말 너무 힘들어 죽을거같았는데
    막내가 어린이집에 가는 순간 그 고된 육아지옥이 딱 끝나더니 그날부터 제 몸은 날로 편해지더라고요.
    그다음부터는 전세가 역전되어 남편은 출근지옥에서 헤어나지 못하는데 저는 브런치를 즐기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생활은 바뀌더랍니다.

    저도 결혼 잘못했다 남편 잘못만났다 내인생 무덤팠다 별생각을 다하고 살았고
    남편 숨쉬는것도 미울지경이었고 한번 떨어진 정은 영원히 복구되지 않을것 같았습니다만
    지금은 웬만큼 복구되어서 꽤 사이좋은 부부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인생 길고 복잡하고 변화무쌍하더라고요.
    그러니 힘내셔요... 많은것이 변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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