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도' 보고 왔어요.
역사가 스포이고 인터넷 기사도 많이 읽고 간 탓에 반전이나 아하! 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자식이란, 특히나 왕가에서의 부자관계란, 여인들의 삶이란, 올바른 부모의 역할이란.... 뭐 이런 화두를 나와 내 가족에 대입해 생각해 보게 되고 먹먹한 여운이 아주 길게 남는 영화인 것 같아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갖혀 죽게 된 역사적 사건을 왜곡시키거나 과도하게 수식하지 않고
최대한 고증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식으로 완성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통사극으로 홍보를 하더니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복식이나 미술도 최대한 절제한 느낌이 들어서 다른 데 눈돌리지 않고 오로지 영조와 사도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아! 음악도 영화 전체에 흐르는 비장미와 사도세자의 광기를 표현하기에 적절했던 것 같아요....중독성 있는 전통악기소리가 많이 나오는 삽입곡은 나중에 찾아서 다시 듣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송강호 배우는 어느 배역이든 송강호가 연기하면 특유의 인간미? 유머가 더해진다고 생각하는데, 영화 사도에서도 유머코드는 송강호 배우 담당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머코드가 많지는 않아요. 자식한테 집착 강하고 꼬장꼬장하고 야망있는 영조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사실 사도에 감정이입해서 보는 바람에 영조가 원망스러웠습니다. .
사도세자 유아인 배우는 베테랑에 이어 이번에도 제대로 한몸 불살랐단 생각이 듭니다. 결핍과 상처, 젊음의 패기, 반항의 집약체? 이상하게 가슴을 훅 치고 들어오는 뭔가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영조보다 사도의 연기가 더 마음에 남습니다. 젊은 배우가 이런 역할을 맡아 제대로 소화해 보여 줬으니 흥행 떠나 스스로 얼마나 떳떳한 필모일까 하는 생각 들었구요. 내가 배우도 아닌데 질투났다고 하면 좀 오버이려나;;;
뒤주에 갖혀 죽는 역할이니 이렇게 표현하겠지 상상했던 그런 모습이 아니라 신선했고 너무 잔인하게 표현되지 않은 것도 좋았어요.
아! 정조아역으로 나오는 아역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아역정조가 나올 때 감정이 많이 울컥울컥했던 덕 같아요.
관상, 광해, 해적, 활 등.. 전 사극영화를 즐겨보는데 픽션이 많고 미쟝센이 화려한 영화도 좋지만 사도처럼 메세지를 강조한 사극영화도 괜찮네요.
가을이란 계절과 어울리는 거 같고 한번쯤 볼 만한 영화일 거 같아요. 우리 역사 이야기이니 애들 보여주고 얘기나눠 볼 만 한 것 같아요. 앞으로 명절때 티비에서 많이 방영해 줄 거 같은 느낌...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도 봤어요
먹먹해. 조회수 : 2,839
작성일 : 2015-09-19 01:22:14
IP : 118.220.xxx.8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ㅇ
'15.9.19 1:58 AM (61.79.xxx.50)오 감사해요. 저도 봐야겠네요
2. 저도
'15.9.19 8:09 AM (121.166.xxx.153)전 정말 사극 시대극 취향이 아닌데
약속시간이 어중간해서 사도를 봤네요
부자관계 등으로 스토리를 풀어가서 이미 아는 내용인데도
재미있게 봤어요. 저도 정조아역 배우 우는 장면에서
감정이입인지 나이들아 그런지 덩달아 눈물을 ㅠㅠ3. 어긋난 운명
'15.9.19 9:50 AM (110.70.xxx.99)저는 사도가 무덤에 들어가 있다 광기를 참지 못하고 뛰쳐 나오는 장면 또 화살을 과녁이 아닌 허공에 날리는 장면 답답하다고 하소연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예술가의 자질이 느껴지면서도 본인 스스로도 컨트롤 할 수 없는 광기의 무의식과 끊임없이 대치하고 있었던 경계선의 인격이 보였어요. 어려서 공부보다는 그림과 무예에 관심이 있던 훌륭한 예술가의 자질과 조건을 갖춘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었는데 안타까웠네요. 그 광기를 과녁이 아닌 허공에 날렸어야 할 것을..
4. 부자사이
'15.9.19 10:55 AM (1.236.xxx.30)보통의 집에서도 아들이 크면서 아버지와의 생기는데
왕가에선 수많은 갈등이 있었겠다 생각이들었어요.
아역 배우들 보니 귀엽고 가슴 저려요ㅠ
다만 문근영씨 노인분장이 넘 해괴하게 이상해요.5. ...
'15.9.19 2:29 PM (222.117.xxx.61)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라 뻔한 전개일까 봐 걱정했는데 송강호 믿고 본 영화예요.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을 잘 풀어내서 재밌게 관람했습니다.
역시 송강호구나 감탄했고, 유아인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다만 결말이 좀 늘어지는 듯 해서 아쉬웠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483111 | 버터 단단한것과 물렁한거는 뭐가 다른건가요? 20 | ㄴㄴㄴ | 2015/09/19 | 3,117 |
483110 | 걸어서세계속으로 스위스... 10 | 콩 | 2015/09/19 | 3,426 |
483109 | 토닝 레이저치료 49 | 기미녀 | 2015/09/19 | 4,386 |
483108 | 클리오 타투 아이브로우 써보신분 ‥ 2 | 타투 | 2015/09/19 | 2,467 |
483107 | 잘 몰랐네요 49 | 으휴 | 2015/09/19 | 3,064 |
483106 | 침대 매트리스 커버 갈아끼우기 힘들어요 ㅠ 9 | ㅇㅇ | 2015/09/19 | 3,467 |
483105 | 김어준파파이스를 보니 9 | …… | 2015/09/19 | 2,185 |
483104 | 눈물샘 질환 잘 보는 병원 아시는분~ | 오늘 | 2015/09/19 | 1,027 |
483103 | 느낌적인 느낌? 이말 어디서 나온 7 | 말인가요? | 2015/09/19 | 8,473 |
483102 | 가수 한영애 나이가 몇살이에요? 2 | ㅇㅇ | 2015/09/19 | 32,630 |
483101 | 임신가능성 치과치료 1 | 궁금이 | 2015/09/19 | 853 |
483100 | 주60시간 노동 밀어붙일 예정인가봐요 13 | 음 | 2015/09/19 | 3,666 |
483099 | 역사학자 전우용님 트윗 3 | 교과서 | 2015/09/19 | 1,190 |
483098 | 3대천왕 방청해도 별 대단찮을거 같네요 6 | 참맛 | 2015/09/19 | 2,902 |
483097 | 작은가게하는데요~손님께서? 7 | 손님 | 2015/09/19 | 3,065 |
483096 | 여자 정장 와이셔츠 입을 때요~ 2 | ㅠㅠ곤란 | 2015/09/19 | 1,729 |
483095 | 진한 김치볶음밥 어떻게 해드세요? 4 | 토닥 | 2015/09/19 | 2,581 |
483094 | 생애전환기 검진ㆍ빈속에 오랬는데 물마셔 버렸는데 3 | 미루는게 | 2015/09/19 | 1,305 |
483093 | 10년 된 보일러 갈아야 할까요? 7 | 고민.. | 2015/09/19 | 2,659 |
483092 | 에꼴 다빈치? 에꼴 드 빈치? 어느게 맞아요? 5 | 리봉리봉 | 2015/09/19 | 1,034 |
483091 | 액자 중에서 제일 가벼운 게 뭔지요? 5 | 그림 | 2015/09/19 | 1,311 |
483090 | 인터넷에서 시계 주문 했는데요 1 | . | 2015/09/19 | 822 |
483089 | "취직 불이익이요? 걱정 안합니다"..아베가 .. 1 | 후쿠시마의 .. | 2015/09/19 | 1,097 |
483088 | 묘를 이장하려는데요 비용좀... 1 | 묘 이장 | 2015/09/19 | 1,890 |
483087 | 대장 내시경 약 먹으며 82중^^ 4 | 이시간 | 2015/09/19 | 1,4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