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 토론회 보이콧에 김무성 ‘당황’“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 “뉴스편집 알고리즘 공개하라” 울림 없는 공허한 비판

 

 

16일 새누리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포털뉴스의 오늘과 내일’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측이 돌연 불참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굳은 얼굴로 “포털이 악마의 편집을 통해 진실을 호도하거나 왜곡․과장 기사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네이버와 다음이 원래 참석하기로 했으나 돌연 어제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재영 의원은 “참석하지 못한 네이버‧다음에 약간 아쉬운 마음이 있으나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주최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플랫폼센터장과 이병선 다음카카오 대외협력이사가 참석한다고 밝힌바 있다. 

국정감사 시기에 집권여당 대표까지 참석을 예고한 토론회에서 네이버‧다음이 ‘보이콧’을 통보한 일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여당 측의 질타와 포털의 해명’으로 진행될 토론회에 참석해봤자 실익이 없다는 판단과 함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앞에 놓인 정치적 국면 등을 고려한 결정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포털사의 토론회 불참에 여당 인사들은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포털뉴스의 오늘과 내일'이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네이버와 다음측이 토론회 불참을 통보한 가운데 토론회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사진=정철운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민의 80%가 포털로 뉴스를 소비한다. 포털은 기존 언론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힌 뒤 “포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정보를 왜곡 없이 전달하는데 있지만 의도와 상관없이 중립적 정보의 흐름을 결과적으로 왜곡한다면 국민들이 왜곡된 생각을 갖게 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는 “네이버와 다음은 시가총액 15조, 7조원의 대기업”이라며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도 함께 져야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명망 있는 기성언론의 고품질 기사와 배치되는 포털의 뉴스유통로 충돌이 있다”고 밝힌 뒤 최근 논란이 된 서강대 최형우 교수팀의 포털 보고서에 대해 “본질이 흐려졌다. 보고서를 이념적으로 몰고 가는 게 포털 쪽에선 유리할 수도 있다”며 “언론 생태계에서 포털이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털이 야당에 비해 정부여당에게 부정적인 기사를 10배 많이 노출시켜 편향적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최형우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범여권과 범야권의 표현에 비의도적이지만 경향성이 나타났다. 범여권에 부정적 기사가 많이 나타났다”며 “사회과학적 방법을 사용해 신뢰도를 높였으나, 5~10% 오차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최형우 교수는 보고서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를 의식한 듯 “이 분석으로 포털이 특정 정당에 편향적이다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조중동 등 주요 신문사를 대변하는 한국신문협회의 허승호 사무총장은 “종이신문과 포털은 불편한 관계다. 포털이 언론 위의 언론으로 군림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주장하며 “포털이 어떤 원칙으로 뉴스를 노출‧배열하는지 알고리즘이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승호 사무총장은 “이달 말쯤 공개형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발족할 것”이라며 활동을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김무성 대표까지 참석해 포털을 몰아붙이려 했으나 정작 포털사가 불참하며 김이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