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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가 돌아가신지

조회수 : 5,963
작성일 : 2015-09-13 20:19:14

5년이 넘었어요.


그 당시 저는 어린 애들 데리고 외국에 나온지 얼마 안되던 시기였고

엄마는 당신 인생의 노년, 편안한 황금기를 많이 못 누리지 못한 채 아픈걸 알게 되었어요.

가까이 돌봐드리지 못한게 정말 마음이 많이 아프고 안타깝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에 전화하니 이미..  죄송하고 또 죄송한 마음입니다. 


돌아가시고 2~3년 정도는 종종 제 꿈에 나오시더니 작년 부터는 자주 안보이시길래

이젠 여기 잊고, 하늘에서 잘 지내고 계신가부다 위안하며 지내요.


어제 새벽, 제가 아이들 데리고 나가느라

아이들은 밖에 있고 저는 잊은걸 찾느라 부산하게 방을 들락 거리고 있는데

문득 옆 방 기척이 이상한거예요.

그 때,  옆방문이 조금 열리더니 엄마가  앉으신채로 웃는 얼굴을 내밀고는

"ㅎㅎ 얘, 너는 나갈 때, 인사를 잘 안하고 다니더라~"  하시더라구요

엄마!! 하고 외치고 뛰어가서 안겼어요.


딱 그 엄마의 품, 엄마의 가슴, 엄마의 등..

엄마도 나를 힘껏 안아주십니다.

..꿈이란 것을 알았어요. 엄마가 돌아가셨다는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 감촉이 너무 생생해서, 정말 실감나서,, 깨고 싶지 않았어요.


눈을 뜨고 나가멍하니 쇼파에 앉아 있는데,

큰 아이가 나오더니 무슨 일이냐고 묻습니다.

엄마가 방금 꿈에 우리 엄마를 봤어.. 했더니 저를 안아주네요.

어느새 나를 안아줄만큰 자란 딸에게 안기니 다시 눈물이 납니다.


마음 껏 안을 수 있을 때, 왜 좀 더 많이 안아드리지 못했을까요

왜 좀 더 많이 주물러 드리지 못했을 까요. 엄마의 굳은 어깨와 등을, 마른 발을...

왜 좀 더 많이 말하지 못했을까요. 당신을 사랑한다고.




IP : 49.76.xxx.186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9.13 8:24 PM (114.206.xxx.173) - 삭제된댓글

    .....ㅠㅠ.....

  • 2. 엄마가
    '15.9.13 8:26 PM (122.100.xxx.71)

    딸이 보고싶어 오셨나 봐요...
    어머니 잘 계실거예요..

  • 3.
    '15.9.13 8:33 PM (49.76.xxx.186)

    추석 앞 두고 오셨을까요..

    엄마 얼굴빛이 살아계실 때와 다르게 약간 붉은 흙색이어서 엄마를 안고 있으면서도
    이미 돌아가셨다는걸, 내가 지금 안고있는 엄마가 꿈인걸 알았답니다.
    그렇지만, 안고있는 느낌이 너무 생생해서 깨고 싶지 않았어요.

  • 4. ㅠㅠ
    '15.9.13 8:37 PM (1.217.xxx.3) - 삭제된댓글

    엄마가 딸보고 싶어서 오셨나봐요. 간절히 원하면 꿈에서 만날 수 있는건가요? ㅠㅠㅠㅠ

  • 5. 눈물
    '15.9.13 8:39 PM (14.63.xxx.4)

    눈물이 나네요.
    지금 저희 아빠가 암투병으로 병원입원중이신데, 이제 더 쓸 약이 없다고 하네요. 그런데 다른 무엇보다 항암치료제 부작용으로 사람을 못알아 보시네요. 누구보다 깔끔하고 고집스러울만큼 정신이 맑은 분이었는데 재입원 후 정말 몇 주만에 이렇게 정신이 없어지시니 눈물만 납니다. 더 슬픈 건 제가 사랑한디는 말을 해도 무슨 말인지도 모르실거에요.

  • 6. 겨울바다
    '15.9.13 8:41 PM (110.47.xxx.229)

    .저도 저번주 5주기 지냈어요.
    갑자기 쓰러지셔서 2주만에 보내드리고
    잘가라는 인사한마다, 당신의 딸이어서 고맙다는 말한마디,사랑한다는 말한마디 못해드린거 다 걸려서
    근 1년을 우울증에 힘들었어요.
    이젠 좀 나아졌지만
    지금도 문득 ...
    엄마가 거기서는 더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보고싶어 미치겠어요.

    오늘같이
    바람이 서늘한 날은
    한 낮에 흘린땀이 식으면서 엄마몸에서 희미하게 나던 땀냄새가 그립네요.

  • 7. 겨울바다
    '15.9.13 8:42 PM (110.47.xxx.229)

    울고싶을땐 맘껏 울어야 가슴의 멍울이 풀려요.

  • 8. ㅇ ㅇ
    '15.9.13 8:44 PM (223.62.xxx.40)

    원글님 엄마 뵈서 좋으셨겠어요 느낌도 생생하셨다니 부러워요
    우리 엄마 돌아 가신지 10년 넘었어요
    지금껏 꿈에 나타나신건 두어번 ...
    꿈속에선 늘 엄마가 돌아가신걸 몰라요 그냥 일상 생활을 해요
    알았다면 꼭 안아드리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보고싶었다 죄송하다 말했을 꺼예요
    꿈 깨면 어찌나 아쉬운지 펑펑 울어요
    보고싶은 엄마 꿈속이라도 자주 와 주세요 딸이 보고싶지 않으세요? ㅠㅠ

  • 9. ..
    '15.9.13 8:53 PM (114.206.xxx.173) - 삭제된댓글

    눈물님!
    사람이 귀가 제일 늦게까지 틔어있대요.
    혼수상태니 못 들으실거라고
    환자 옆에두고 오만소리 다 하지말라네요.
    님이 아빠 사랑한다 말씀 드리면 반응은 안하셔도
    다 들으실거에요.
    영영 가시기전에 내일이라도 사랑한다는 말 많이 해드리세요.

  • 10. 눈물
    '15.9.13 8:57 PM (14.63.xxx.4)

    .. 님 말씀에 잠시 참았던 눈물이 또 흐르네요.
    좀전에도 엄마랑 부둥켜안고 아빠옆에서 울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아빠 옆에서 두번이나 울었네요.

    (원글님의 사연에 제 댓글이 엉뚱한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 11. @@
    '15.9.13 9:02 PM (118.139.xxx.132)

    몇줄 읽자마자 콧끝이 찡하면서 눈물이 나네요....
    원글님 힘내시고 우리 모두 효도합시다...

  • 12. ....
    '15.9.13 9:07 PM (125.143.xxx.206)

    엄마......

  • 13.
    '15.9.13 9:07 PM (116.34.xxx.96)

    전 그냥 보내버린 아버지가 가끔 보고 싶은데 제 꿈엔 안나타나세요.
    좋은 곳 가셔서 그런가보다 그냥 좋게 생각하지만 가끔은 꿈에라도 아버지를 보고 싶어요.
    아무 일 없이 그냥 허전한 느낌이 있는 날도 보고 싶고 좀 힘든 날도 보고 싶고 어려운 결정을 해야할 때도 보고 싶고
    두런 두런 얘기하고 싶을 때도 보고 싶어요.
    저 일들이 제가 아버지께 살아 생전 갖지 못했던 감정과 행동들인데 그 죄책감이 커요.
    돌아가신지 이제 9년 정도인데 작년까지만 해도 생각하면 죄책감에 마음이 아팠는데
    올해 드니 죄책감이 서서히 그리움으로 변해가는 거 같네요..
    살아 생전 왜 조금 살갑게 아버지에게 얘기 한 번 해드리고 두런 두런 대화 나눠보지 못했을까..
    싫어했던 거 아닌데 오랜 시간 떨어져 살았던 그게 이어져서 아버지가 어색하고 힘들어서 그랬던건데 너무나 후회됩니다.
    아버지는 특히 정말 심성이 곱고 착한 분이셨고 친절하신 분이셨는데..
    제가 주위에 누군가 그런 성인 남자를 본다면 분명 칭찬할 인품을 가진 아버지인데 그 아버지에겐 왜 그리 인색했던건지..
    지금 저와 같은 사람들 꼭 아버지와 관계 개선 노력해 보세요. 돌아가시고나면 두고두고 후회합니다.

  • 14. ㅁㅁ
    '15.9.13 9:09 PM (112.149.xxx.88)

    저도 눈물이 나네요...
    어머님에 대한 좋은 기억 간직하시고 계시는 것 같아 좋아 보입니다..

  • 15. ..
    '15.9.13 9:20 PM (211.36.xxx.71)

    저도 아버지 돌아가신지 10년이 됐는데 지금도 너무 그립고 그리워서 문득 생각나는 날엔 마음도 울적하고 철없을 때 돌아가셔서 딸노릇 해보지도 못했어요. 살아계실 때 함께한 시간이 많지않아 후회되고..요.

  • 16. 6월에
    '15.9.13 9:30 PM (59.28.xxx.128)

    뇌출혈로 쓰러져 가신지 3달되네요.
    울컥울컥하고
    허망하고
    보고싶고
    그립지만
    그 중 제일힘든게
    엄마
    하고 부를사람이 없다는거네요.
    살아게실때 한번이라도
    더 살갑게 불러드리세요.

  • 17. 외사촌
    '15.9.13 9:47 PM (59.28.xxx.202)

    남동생이 20살 대학 1학년때 외숙모가 돌아가셨어요

    오랜 시간 지나서 서른 쯤 되서 외할머니께 이야기 하더래요

    엄마가 보고 싶다고 엄마가 보고 싶은데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다고
    그런데 한번도 오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더래요
    그 남동생 이제 벌써 오십대입니다

  • 18.
    '15.9.13 11:26 PM (59.0.xxx.164)

    엄마돌아가신지 조금있으면 1주기가 돌아오는데 이글읽으니 눈물나고 엄마가 보고싶네요
    엄마엄마 사랑하는엄마 잘계시는거죠?

  • 19. 저두
    '15.9.13 11:43 PM (182.230.xxx.159)

    저두 꿈에서 그리던 아빠를 봤는데 환히 웃으시며 계셨는데..
    꿈인 줄 알겠더라구요.. 아버지 돌아가셨는데 보니 너무 좋다 하면서 꿈에서 깨기 싫고 아빠를 계속 붙잡고 싶더라구요..
    벌써 2년전이고 왜 요즘은 한번을 안나타나시는지.. 너무 그리워요. 내 아버지..

  • 20. 아빠 가신지
    '15.9.14 12:15 AM (180.230.xxx.160)

    3개월이 지났네요. 처음보다는 견딜만하지만 아직도 가끔씩 미칠듯이 아빠가 보고싶어요.
    언제나 이 슬픔에서 자유로와질수 있을지..아마 슬픔의 색깔은 옅어지겠지, 죽을때까지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야할거 같아요.
    아빠!너무 사랑해요.우리 아빠!

  • 21. 눈물 펑펑
    '15.9.14 12:22 AM (203.170.xxx.157)

    사람을 울리고 그래... 친정엄마한테 미안해지네요..

  • 22. ㅠㅠ
    '15.9.15 1:04 PM (115.137.xxx.76)

    펑펑 울었네요..ㅠㅠ 생각만해도 가슴이 미어지고 너무 슬퍼서 미칠꺼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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