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적 시집살이 하는 엄마,
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 시부모 병수발, 여전한 고부갈등, 많은 자식 혼자 키우기로 고생한
엄마 보면서 어지간 하면 혼자 살 생각 했네요.
2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3년 사귄 남친이랑 결혼 얘기 오고가다 틀어진 후로는
굳이 결혼을 생각하고 만난 만남은 없었어요.
연애하면 시간도 많이 뺏기고, 되도록 연애도 반 섹파다 싶은 건조한 연애만 하구요.
애인없는 공백기간도 많구요.
그 전에는 1주일에 3~4번 만나고 밀착도도 엄청 났어요.
도저히 정이 들어 못 헤어져 결혼을 생각하게 됐죠.
제대로된 직업 하나 갖는 것이 목표였어요.
직업을 위해 자기개발을 계속 하던 와중에,
비슷한 분야에서 10년 경력 있는 분이 분야 조정하는 것 보고,
회의가 오더라구요.
그때부터 다른 일로 점프할 것도 생각하게 됐구요.
그러다보니 마음가는 대로 했어요.
자기개발도 하고 싶은 거 하고, 힘들면 말고.
한 분야 커리어는 10년 쌓다, 10년 만에 분야 조정을 하려고 다시 공부했네요.
새분야 취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새 분야로 프리랜서 전향하려는 와중에 결혼했어요.
제가 결혼을 한 이유는 결혼을 위한 결혼도 있어요.
커리아가 안 풀릴 수 있으므로, 결혼을 해서 남자한테 빈대 붙을 수 있도록
안전망 차원에서요.
막상 결혼하니 날마다 얘기할 사람도 있는 것은 좋네요.
가사일 바깥일 분업하다보니
남자는 바깥일을 엄청 열심히 하네요.
약간 한량 스타일인데, 엄청 열심히 해요.
결혼하고 7개월 정도 지나
프리랜서 일을 가동했습니다.
슬슬 가속도도 붙고, 일을 더 수주해도 될 것 같고, 하는데..
밥도 해야하고, 빨래도 널고 개고, 청소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하고,
남편이랑 저녁시간에 tv를 보든가, 같이 술을 마시든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고.
일에는 시간 할애하는 게 한계가 있어요. 일량을 늘릴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나이가 드니, 체력이 남아나지를 않아서
일하고 나서 밥하려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구요.
그러다가 제사, 명절을 몇번 준비하다 보니
일 흐름이 완전히 깨져버렸어요.
거래를 다 끊고, 일단 쉬었어요.
문제는 그게 1년전인데, 지금도 일을 재개를 못 해요.
남편은 승승장구 하고,
저는 집에서 밥순이 하고, 이것저것 수발드는 몸종 수준으로 전락했어요.
저는 솔직히
여자한테 노처녀 나이든 미혼이라는 딱지에 대한 편견만 없다면
결혼 안 했을 거에요.
어릴때 엄마에 대한 기억 때문에
결혼을 돌다리 쯤으로 생각하고, 두들겨서 건너느니 아예 안 건널 생각이요.
행복 보다 불행을 피해가자 주의죠.
지금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결혼을 선택하시겠어요?
예전에 출퇴근 합 2시간에, 근무시간 점심시간 포함 9시간..
11시간을 밖에서 보내고, 집에 와서 가족들 식사 준비하고 저녁 먹고 치운다는
동료 직장맘 보면, 저는 정말 엄두가 안 나요.
저는 직장 근처로 이사 와서 퇴근 후 밥은 사 먹고, 집에서 영화보고 인터넷 하고 놀아요.
그 이상 노동이라는 것은 적정량 초과 같더라구요.
그 전 직장은 식사시간 포함 7시간 근무에요. 토, 일 쉬구요.
이때는 진짜로, 일할 만 하더라구요. 이때는 에너지도 시간도 되니까 집에서 밥도 해 먹었네요.
여자들은
커리어 아니면 가사일 둘 중 하나만이지,
둘다 잘 해내는 사람도 있는데 고달파 보이지, 대단하다 싶지만,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들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