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수영을 시작했어요(즐거운 기초반 수강생)

물개 조회수 : 2,046
작성일 : 2015-09-04 12:12:24

물을 엄청 무서워했어요.

물에 뜨는 사람들이 젤 신기하고 부러웠답니다.

10년 전 신혼여행 가서 스노쿨링 시도했다가 무서워서 울면서 포기했던 적이 있어요.

덕분에 물 좋아하는 신랑까지 스노쿨링을 제대로 못해 두고두고 미안하더라구요.


아이 데리고 물가나 수영장,해수욕장을 가도 절대 물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수영이 가능하면 세상을 조금은 더 즐겁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살도 찌고 시간도 없고 나따위가 어떻게 뜰 수 있겠어..싶어 시도조차 못했어요.


근데 엄마들이 꼭 그런게 있죠?

난 못해도 내 자식은 했으면 좋겠다~하는거.


좀 더 크면 수영을 꼭 시켜야지 했는데 딸아이가 외할머니랑 주말마다 목욕탕을 다니면서

목욕탕 아줌마,할머니들한테 야매로 수영을 배워온거에요ㅎㅎㅎㅎㅎ

물놀이를 너무 좋아하는데 엄마아빠가 물놀이 한번 안데리고 가니 얼마나

목이 말랐겠어요. 그래서 주말이면 외할머니가 있는 시골에 꼭 보내달라더라구요.

목욕탕에서 물놀이한다고ㅠㅠ

(완전 시골이고 다들 동네분들이라 찬물에서 다들 수영하고 노세요)



여기서 반전은..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지방이라 안비싸요)에 실내수영장이 있다는겁니다ㅋㅋㅋㅋ

작지도 않아요. 25m레인 4개에 유아풀까지 있는 꽤 근사한 곳입니다.

입주한지 2년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매달 20회 무료 이용권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날려먹었지만요.


엎어지면 코 닿을데 수영장을 놔두고 제 아인 2년을 시골 목욕탕에서 물놀이를 했다는거죠.

참 한심하죠? 내 몸뚱아리 창피하고 물에 못 뜬다고 애 물놀이 한번 못 시켜줬으니...


그래서 8월 중순에 결심을 했습니다. 난 못해도 아이 물놀이는 시켜줘야겠다.

근데 얼마나 가겠냐 싶어서 수영복도 집더하기에서 만원대로 구입하고 수경도 수모도 완전 싸구려로 샀어요.



여기서 또 반전은...

물도 무서워하고 제일 가기 싫어했던 제가 한번 가면 3시간씩 물놀이를 하며 놀았다는겁니다ㅋㅋㅋ


첫날은 죽어도 안뜨더라구요. 킥판 잡아도 귀에 코에 물 들어갈것 같고 몸이 경직돼서 쭉 가라앉아요.

둘째날은 딸이 물속에서 자유롭게 노는걸 보면서 '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어?'이런 마음으로 몸에 힘을

안주니 둥둥 뜨지 뭡니까! 으아~세상에 물놀이가 이런 맛이구나!!! 몇년 후면 마흔인데 이 나이가 되도록

이런 즐거움을 모르고 살았다니 갑자기 너무 억울해지고 지나간 세월이 아깝고 날려버린 무료이용 회차가

손떨리게 아쉽더라구요.


그렇게 보름쯤 거의 매일 가다시피 하며 물과 친해지니 어찌저찌하여 25m레인 반쯤은 갈 수 있게 됐어요.

중,상급자 레인을 보는데 어찌나 부럽던지요. 나도 저렇게 손동작 멋있게 정식으로 할 수 있음 좋겠다~


그리하여 큰 맘 먹고 9월 1일부터 정식으로 기초반에 등록을 했지요.

일을 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2회. 한달에 만원입니다!

큰 부담도 없고 선생님도 시원시원하셔서 정말 좋아요.

고작 2회..발차기,물에서 일어서기,호흡하기 이런것만 배웠지만 나이가 먹어도 뭔가를 배운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네요. 세상이 달라보이고 인생을 더 즐겁게 살 수 있을것만 같아요. 평생을 할 수 있는

내 인생운동을 발견한 느낌?(물론 중간에 좌절할수도? ㅎㅎㅎ)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신혼여행때처럼 풀빌라 놀러가자고 약속했는데 그땐 튜브 끼고 놀았지만

이젠 튜브없이도 두렵지 않아요.

물 무서워하시는 분들. 몸이 안뜬다고 두려워하는 분들.

저 같은 몸치도 물에 뜰 수 있더라구요!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꼭 도전하세요!!

40~60대분들도 계시는데 젊은 사람들보다 더 잘 하세요.


제가 몇년 전까진 160에 51~2킬로 몸무게를 항상 유지하다가 (인생 최고,만삭 최고 몸무게도 59킬로)

2~3년 전부터 먹는거에 푹 빠져서 살이 60킬로까지 쪘거든요.

근데 보름동안 물놀이 좀 했다고(먹는건 똑같) 4킬로 정도가 빠졌네요.

역시 몸을 움직여야하나 봅니다.


수영 잘하시는 82분들 정말 부럽구요.

저도 열심히 해서 물개처럼 레인을 오가고 싶습니다. 으하하하~행복해요~




IP : 58.125.xxx.23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9.4 12:16 PM (121.165.xxx.34) - 삭제된댓글

    물에 빠지면 어떡하냐는 사람에게 묻고 싶어요

    수영장 깊이가 당신 키보다 낮다고 , 물에 빠지면 그냥 발 짚고 일어나면 된다고 ㅎㅎ
    물론 깊은곳에 안간다는 조건입니다. 낮은곳에서 연습하세요 ㅎㅎ

  • 2. 짝짝짝
    '15.9.4 12:25 PM (211.237.xxx.8)

    참 잘하셨어요~
    저도 10년하고 있는데 아주 좋은 운동이랍니다
    게다가 원글님은 진도도 아주 빠르시네요
    하시다보면 욕심이 생겨 공부도하게돼요
    스윔닥*란 곳 추천해드려요
    지역별로 모임도있고
    수영 이론, 동영상, 묻고답하기, 쇼핑등
    아주 유익한곳이에요
    동영상으로 이미지트레이닝 하시면 도움 많이 돼요
    조금 하다 관두지마시고
    쭈욱하시면 좋겠어요
    저도 십년이 훌쩍 갔어요
    난생처음 뭔가를 배운게 수영이 처음이었는데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됐지요
    화이팅입니다~!

  • 3. 호오~~
    '15.9.4 12:32 PM (111.118.xxx.210) - 삭제된댓글

    인어가 나타났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다행이네요.
    남편이 있으시다니 왕자님 건지면 제게 양보해 주셔야 합니다~ 아셨죠?

  • 4. 물개
    '15.9.4 12:43 PM (58.125.xxx.233)

    응원 감사합니다! 스윔닥x란 곳도 꼭 들어가볼게요~
    저도 운동이라고는 난생 처음 배워보는데 이거 정말 더 늦게 알았으면 억울해서 울 뻔ㅋㅋㅋㅋ
    왕자님 건지면 꼭 111.118님께 드릴게요.

    아 참 제 남편도 83킬로 거구에서 저랑 같이 물놀이하며 78킬로까지 감량했어요.
    남편은 개구리헤엄만 치고 놉니다ㅋㅋㅋㅋㅋㅋ

  • 5. 부럽네요
    '15.9.4 12:52 PM (125.182.xxx.154)

    저도 물 무섭고 수영은 배우고 싶은데..
    추위를 너무 타요. 편도선이 약하고 비염도 생겨서..
    춥진 않나요?

  • 6. 물개
    '15.9.4 12:59 PM (58.125.xxx.233)

    부럽네요님.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추위 엄청 타고 편도선 약하고 비염도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엔 정말 수영장에 살고 싶을만큼 시원하고 좋구요.
    더위 좀 가시니까 처음엔 살짝 추운듯 하다가 5분만 움직여도 딱 좋아요.
    추위 타시는 분이 안움직이고 가만 있으면 좀 춥겠죠?빨빨거리면서 많이 움직이세요~전혀 안춥습니다!

  • 7. 덧글
    '15.9.4 1:33 PM (183.100.xxx.125) - 삭제된댓글

    저는 아파트 단지가 궁금합니다.
    지역이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8. 덧글
    '15.9.4 1:36 PM (183.100.xxx.125) - 삭제된댓글

    혹 청주인가요.
    다른 지역이시라면 저는 아파트 단지가 궁금합니다.
    지역이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9. 덧글
    '15.9.4 1:37 PM (183.100.xxx.125) - 삭제된댓글

    혹 청주 또는 동백인가요.
    다른 지역이시라면 저는 아파트 단지가 궁금합니다.
    지역이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0. 물개
    '15.9.4 1:49 PM (58.125.xxx.233) - 삭제된댓글

    여긴 전남에 있는 광역시예요(쉽죠?)
    수영장 있는 아파트가 하나뿐이라 찾기 쉽습니다^^

  • 11. 아직 물개는 아니지만
    '15.9.4 4:26 PM (175.115.xxx.31) - 삭제된댓글

    1년을 꾸준히 다니니 접배평자 IM도 돌고 오늘 자유형 몇바퀴 돌리더니 완전 뿌듯해했어요. 지적도 별로 않하고.
    25미터도 헉헉대던 사람들이 이젠 몇바퀴 돌고도 여유 있다고.
    저도 제자신이 신기하고 대견하고,
    무엇보다 수영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

  • 12. 아직 물개는 아니지만
    '15.9.4 4:27 PM (175.115.xxx.31)

    1년을 꾸준히 다니니 접배평자 IM도 돌고
    수영쌤이 오늘 자유형 몇바퀴 돌리더니 완전 뿌듯해했어요. 지적도 별로 않하고.
    25미터도 헉헉대던 사람들이 이젠 몇바퀴 돌고도 여유 있다고.
    저도 제자신이 신기하고 대견하고,
    무엇보다 수영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6588 일기는 일기장에? 10 노부부 2015/11/04 1,339
496587 닭살 피부에 로션 뭐 바르시나요? 1 ... 2015/11/04 1,609
496586 그나마 제일 유행 안타는 옷이 12 2015/11/04 5,778
496585 유산균 먹은 후 가스가.. 전에는 안그랬는데 2 알려줍쇼 2015/11/04 2,184
496584 생활속 작은 팁(욕실) 8 ㅇㅇ 2015/11/04 5,350
496583 눈밑지방 제거 안과에서도 하나요? 2 저기요 2015/11/04 1,556
496582 여수 간장 게장 택배 주문 괜찮은가요? 1 간장게장 2015/11/04 3,688
496581 공부랑은 상관없는 과외이야기 5 과외쌤 2015/11/04 1,981
496580 이정도면 성실or 융통성이 없는건가요? 3 성실 2015/11/04 848
496579 '국정화 면접' 폭력, 아모레퍼시픽만의 일일까 3 샬랄라 2015/11/04 926
496578 진짜 남자 못된 건 여자 최악 상사는 명함도 못 내미는 거 맞는.. 17 ㅇㅇ 2015/11/03 4,899
496577 초보가 사용할만한 미싱 추천 부탁드려요~^^* 2 깡총이 2015/11/03 1,145
496576 우리어머님은요.. 3 며느리 2015/11/03 1,158
496575 남편과 얘기하면 스트레스풀리는분들..? 49 2015/11/03 2,079
496574 디올 파운데이션 색상 편했나요? 파데 2015/11/03 1,160
496573 한달 반 사이 딸 아이 몸무게가 4kg늘었어요 7 태양 2015/11/03 2,902
496572 애플파이 맛있는 집... 1 먹고싶다.... 2015/11/03 1,025
496571 외국인들도 혀를 차네요. 6 궁금이 2015/11/03 2,601
496570 지현우 올드미스 다이어리 질문이요 16 ㅇㅇ 2015/11/03 2,459
496569 중3 아들이 유럽여행을 너무가고싶어해요ㅠ 13 고민고민 2015/11/03 4,168
496568 코코넛오일하고 코코넛밀크랑.다른가요? 49 ... 2015/11/03 2,253
496567 황교안총리와 접시꽃당신 새정치연합 도종환의원간의 검정교과서공방.. 2 집배원 2015/11/03 965
496566 극동방송 들으시는분.. 1 혼란스럽다 2015/11/03 650
496565 "역사 학자 적대시, 연산군 이후 최고" 1 샬랄라 2015/11/03 696
496564 요즘 서울 날씨가 어떤가요? 2 hhh 2015/11/03 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