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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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없이 혼자 떠난 제주도 1박2일-4
뭐가 되었든 폭포 앞에 숙소를 잡았으니 천계연 폭포는 한번 가봐야겠지요.
천계연(천제연이 맞습니다) 폭포, 입장료는 2천 원이었던 것 같고요.
오후 해가 적당히 좋은 때, 폭포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폭포는 제1,2,3,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에 2폭포가 좋았고요,
2폭포와 3폭포 사이에 칠선녀 다리인가 하는 곳이 있었어요.
건너가보고 싶었지만 일단 3폭포를 지나고나서 가자 하고 지나쳤는데
아무튼 천제연 폭포를갔던 건 좋았습니다.
폭포도 아름다웠고 그 안에서
온전히 관광객이 된 기분도 느낄 수 있었거든요.
관광객들 사이에서 저 역시 관광객인 기분, 아는 분은 아시겠지요.
제가 갔을 땐 메르스 때문에 좀 호젓하기도 했어요.
제주도에 중국인들이 많다고 하는데 저는 거의 못 봤어요.
청록색 폭포에 감탄 한 후 칠선녀 다리를 건넜습니다.
건너보고 싶었거든요.
음.
건너고 나니까 다시 중문관광단지가 펼쳐집니다.
퍼시픽월드, 초콜렛박물관 기타 등등,
아무튼 저는 여기서 아이폰 충전을 하고 저녁을 해결하기로 결심합니다.
한옥지붕을 하고 있는 씨유 편의점에 아이폰을 맡기니
완충에는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기에
에라, 휴대푠 맡기고 오전에 들렀던 해변 구경을 나섰어요.
다시 퍼시픽월드 옆의 해수욕장으로 갑니다.
똑같았죠, 풍경은.
해변 앞 매점에는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두고 어느 여자분이
사발면이 불기를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저도 잠시 거기서 사발면을 먹을까 생각했지만
좀 더 지난 곳에 해녀 해산물 가게를 잠시 염두에 두고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그냥 두 곳 다 누군가 마주치는 게 싫었나봐요.
그렇게 사람을 싫어하는 성격은 아닙니다만
이 때는 그냥 누군가를 마주치거나 대화하는 건 대체로 좀 피하고 싶었어요.
그냥 여전히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해변과 퍼시픽월드를 구경합니다.
서핑하는 젊은 사람들... 백인종의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 걍 기억에 남네요.
젊은 백인여자 3인조가 슬리퍼를 구입하느라 옥신각신하던 모습 같은 거.
다시 퍼시픽월드에 돌아와 숙소로 돌아갈 걱정을 하고 있노라니
또 택시가 한 대 지나갑니다.
여미지식물원 앞을 외치고 한옥지붕의 씨유 편의점 앞으로 갔습니다.
편의점에 도착하자 핸드폰을 맡겼던 젊은 남자는 없고 주인인듯한 지긋한 남자만 있습니다.
제 아이폰은 아직도 20분 이상 지나야 완충이라고 합니다.
얼핏 보니 70%도 안 된 모습.
에라 잘 됐다, 여기서 저녁을 떼우기로 합니다.
솔직히 식당 찾는 것도, 배고픈 것도, 해변도 다 싫었거든요.
음, 매번 봉지라면으로 먹었지만
사발면이 특히 맛있다던 참깨라면을 고르고
고딩 때 즐겨 먹던 한울 볶음김치도 담고
생수 한병에,
걍 빨아 입음 되는 속옷보다 더 급한 양말도 한켤레 구입했습니다.
편의점 좋아요, 근데 참깨라면은 그다지, 사발면이 더 맛있다는 건 동의 못하겠더라구요.
쫄깃쫄깃하게 집에서 끓인 참깨라면이 훨씬 더 맛나던데...
그리고 다시 천계연폭포 출입로로 갔는데 문을 닫았더라고요.
아직 해는 안졌는데 제가 나온 출구- 입장로를 질러놨지만 직원도 없는 출입로로 그냥 들어갔습니다.
제 숙소로 가기에 가장 빠른 길이기도 했고
표를 끊은지 두 시간도 안 된 시간이기도 했어요.
텅 빈 공원같은 천제연 폭포를 가로질러 가다보니
어디선가 제 몸보다 큰 몸집과 날개를 가진 새가
가아악-거리며 날아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없고 너무 잘 조성된 공원 탓입니다.
아무튼 저는 칠선녀다리를 얌전히 지나
다시 마트3층에 자리잡은 제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여행 중 제일 불안한 순간이었어요.
왜냐하면 아무도 아무것도 없이
밤이 깊지도 않은 초저녁부터
잠을 청해야 하는 순간이었거든요.
저는 약간의 불면증이 있습니다.
텅 빈 방에
창을 열면 마트 냉각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낯선 곳,
방은 깨끗했지만 텔레비전은 심지어 4대3 브라운관에 골동품에 가깝고
애써 충천한 핸드폰으로 딱히 접속할 곳도 없는,
그냥 제주도에 충동적으로 혼자 온 아줌마의 저녁은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근데,
샤워를 하고
대충 요상한 비율의 화면을 보여주는 텔레비전에 적응하며
낯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게 그렇게 나쁘지는 않더군요.
생각보다 빨리 잠 들었고
다음 날 일찍 일어났습니다.
불안때문인지 피곤때문인지는 모르겠어요.
1. 담백한
'15.9.1 6:43 AM (2.217.xxx.177)제주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2. 초컬릿
'15.9.1 7:07 AM (110.70.xxx.6) - 삭제된댓글다녀온거에요?
아니면 아직 머무는거에요?
위치적어놓은거 위험해보여요.
지우세요..
제주도 무서운곳인데 ㅠ
혼자여행간여자들 살해사건 많아요
산통깨서 죄송한데 원글님걱정되서 그래요3. 초컬릿
'15.9.1 7:09 AM (110.70.xxx.6) - 삭제된댓글다녀오신거라면 상관없구요
현재 진행형이면본인숙소위치는 지우세요
원글 길어서 다 못읽고 댓글달아서리..
여행끝인건가4. . .
'15.9.1 7:15 AM (118.221.xxx.252)천지연,천제연 폭포는 들어봤어도 천계연폭포는 첨 들어보네요
5. ...
'15.9.1 7:22 AM (223.62.xxx.11)2, 3편을 찾아 읽게 만드는 4편이네요
6. 궁금이
'15.9.1 7:32 AM (182.226.xxx.4)천계연이 아니라 천지연이 맞습니다.
7. ㄱㄴ
'15.9.1 8:36 AM (58.224.xxx.11)천제연폭포입니다ㅡ선녀관련은
그외 다른지역ㅡ천지연폭포8. pipi
'15.9.1 8:55 AM (175.213.xxx.170)천제연이 맞습니다. 전에 한번 길게 올렸다 날려먹어서 오랜만에 다시 쓰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5편이 마지막이에요. 넘 눚게 올려 죄송하지만 끝까지 올려볼게요. ^^
9. 잠깐..
'15.9.1 10:05 AM (121.100.xxx.162) - 삭제된댓글cu 삼성 사돈 홍씨형제 것
seven eleven 롯데
gs25 gs
많고 많은 편의점 중, 친일인 곳은 의식적으로 피해주세요.10. ㅇ
'15.9.1 12:00 PM (210.99.xxx.153)아 글 너무 감사해요 ㅠ
너무 좋고 공감갑니다
다음글 기다릴께요11. ..
'15.9.1 12:51 PM (211.224.xxx.178)여미지 식물원 옆에 천제연 폭포 있어요. 저도 몇년전에 천제연 앞 팬션서 묵었던 적 있어요. 급하게 숙소 구하느라 했는데 버스정류장 앞이고 옆에 슈퍼도 있고 패션 다른 채에선 식당도 하는 곳이라 편했어요. 여행마직막날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도 않고 쓰레빠 질질 끌고 아무도 없는 천제연 폭포 구경하고 나가서 그대로 쭉 걸으면 롯데호텔 나오고 해수욕장 나오고 주상절리 나오고 해서 주상절리도 그대로 한참 구경하고. 팬션 다시 들어가서 식당서 밥먹고 짐 다 챙겨서 체크아웃하고 주인한테 트렁크만 맡겨두고 해변서 놀 가방 챙겨나와 해변서 해수욕하고 낮잠자고 놀다가 회먹고 귤사먹고 쉬리의 언덕가서 앉았다가 공항버스타고 공항가서 비행기타고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정말 재미었어요. 여행은 정말 자유여행이 최고. 제주도는 자유여행 최적지예요.말도 다 통하겠다 어딜가던 팬션,게스트하우스,호텔, 관광지고 비행기값도 싸고. 저희 너무 너무 준비 없이 무작정 가서 비행기요금 제일 비싼걸로 다 냈지만 미리미리 준비하면 많이 절약할 수 있어요.
제주도 폭포는 정말 볼 만 합니다. 물이 엄청나게 많아요12. ..
'15.9.1 4:03 PM (210.218.xxx.41)우아... 같이 여행하는듯한.. 지난달 다녀왔던곳이라서 그런지 풍경이 쏴악 그려지는걸요~ 마음꿀꿀했는데 넘 감사해요~ ^^**
13. 기다렸어요.
'15.9.2 10:47 AM (180.227.xxx.189)글 잘 봤습니다.
묘사를 잘 해서 저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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