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엔 주변에 사람이 많았어요 대학시절엔 동아리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좋은 대학은 아니었지만 학점도 잘 받았죠
뭐든 열정적으로 열심히 했었어요 직장 가지고 10년정도 다니는 동안 거의 문제 없었어요
직속 상사들과 가끔 부딪힌 기억은 나지만 또래나 후배, 선배 등등 여자가 많은 사무직이었는데
회식후에 어딜가면 늘 저 혼자 떠들고 주변 언니, 동생, 친구들은 웃고 웃다가 울기도 하고
나름 유머감각이 넘치고 말도 많고 그랬었어요 배우려는 욕심도 많아서 책도 열심히 읽고 다른 회사 사보에
기고 하기도 하고, 심지어 마치고 학원에 가서 그림이나 악기를 배우기도 했었어요
직장다니면서 수료증, 자격증 몇 개 변변찮은 것들이지만 꾸준히 했었구요,,
이런 얘기를 늘어놓는 것은 자랑이 아니라 그만큼 활동적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예요
그러나,,결혼과 함께,,이 모든 활달함이 흑백으로 갇혀버리고 맙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너무 멀리 와버린 느낌,,
자각하지 못하는 동안 그동안 제가 당했던 수 많은 불편함, 불합리함, 정석적 학대, 언어 폭력,
여유롭게 순간을 즐기지도 못했어요 늘 누가 뒤에 쫒아오는 듯이 조마조마 했고
불안감에 젖었고 힘들다는 말만 목구멍에서 맴돌았네요
육아는 오로지 저 혼자의 몫이었어요 누구 한 사람 도와주지 않았지요
도와주진 않아도 괜찮지만 간섭은 많이 받았어요
그러나 열심히 살고 싶었고 바르게 살았고 돈은 못벌였지만 아이들 잘 건사하고
절약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비교하자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던 것을,,,
그러는 동안 사람들이 주변에 다 빠져나가 버렸어요
몸도 경제도 마음도 여유가 없으니, 아이들 학교 엄마들이나 고등학교 친구들이나,,
대학동기들,, 직장 선후배 등등,,,
어두워지고 부정적으로 변한 제 자신을 하소연도 하다가 그런 모습 보이기 싫어서
나중에는 제 스스로 연락을 끊어 갔던,,,
그런 세월이었어요, 산다는 것 보단 버티고 견뎌왔다고 여겨지는 시간 속에서 저는
활달하고 긍정적인 모습보다는
주변에 사람 하나 남아있지 않는 또 남을 여지가 없는
눈을 부릅뜨고 스스로를 지키려 벽을 쌓고 있는 한 예민한 여자가 되어버린것같아요
정말,,이렇지 않았는데,,,
가을이 와서 그런가요,,
잠깐,,제 마음을 들여다봤는데 좀 아프네요,,,
그렇다고 돌아가기엔 걸어온길이 너무나 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