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5학년인 딸이 수학을 두려워하고 스스로도 잘 못한다 생각 했었지요. 영어는 여자 아이다 보
니 재능까지는 아니라도 그냥저냥 흥미있어 했고 책 읽는걸 좋아하지만 국어 성적은 별루.. 여하튼 수학이 두렵다 건너 뛸 수
없다 설득해 집앞 새로 생긴 수학 학원에 등록해서 다닌 지 6개월이 지났네요. 수학 학원 처음 보내면서 선생님과 상의할 때
처음부터 많은 과제로 아이에게 부담을 주면 자칫 흥미를 잃어 영영 수학을 덮을 수도 있으니 조금씩 살 살 진도를 나가겠다
하시더군요. 저도 그러시라 동의했구요. 한 두달 지나면 학원 선생님들은 그 간 아이와의 공부 방향이나 아이의 성향을 파악
하고 전화를 하시잖아요. 선생님이 전화를 하셔서는 제 아이가 수학을 두려워 하는 아이도 아니고 성실하게 문제 푸는 습관
도 있어서 어머니가 걱정하시는 것 처럼 수학에 영 젬병은 아니라며 열심히 가르쳐 보겠다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여전히 진
도는 크게 앞서 나가지 않고 숙제도 하루 십분 이십분? 정도면 끝날 정도로만 내 주시네요. 여름 방학에도 똑 같이...
개학도 했고 궁금한 참에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서 이제는 진도도 좀 많이 나가시고 숙제도 좀 많이 내서 중학교 수학을 곧 준
비해야 하는거 아니냐 물었더니 지금처럼 해도 중학교 수학 문제 없다 선행이 다가 아니다 기초를 충분히 닦으면 할 애들은
다 잘한다 아이가 잘 하고 있으니 염려 붙들어 매셔라. 하셔서 네 알겠습니다. 하고 통화를 끝냈지요.
통화를 끝내고 나니 혹 선생님은 학원 다니는 아이들 수준이 고만고만하니 크게 욕심 내서 가르쳐야 겠다는 열의가 없으신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말빨 센 학원선생님들은 이거저거 들먹이며 이 학원에 보내면 우리 아이가 사는 곳이 시골
이지만 공부수준은 서울 강남아이들 처럼 시킨다.. 뭐 이런 뻥 들도 치시잖아요.
그런데 이 선생님은 좀 많이 태평하시달까 아이에게 물었더니 선생님은 아이들 문제 풀게 하곤 손톱에 매니큐어도 바르시고
간식도 드시고.. 뭐 매번 그러지는 않으시겠지만 ..
학교에서 몇 번의 수학 시험을 쳐 본 결과 성적이 오르긴 했어요.아이에게 니가 학원이라도 가니 이정도 성적이 나온게
아니겠냐고 했더니 자기는 문제풀기가 좀 쉬워졌지 더 잘한다는 느낌은 모르겠다고 하네요.
그냥 이 학원에 두어야 할지 선행에 심화에 수학의 진정한 깊이를 알게 해 주겠다는 학원으로 가야할지 고민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