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에도 자주 올라오는 질문 있잖아요.
이렇게 속상하게 말하는, 행동하는 사람한테는 어떻게 해줘야 하죠? 이런 거...
사실 저 쌈닭이에요. 이쯤에서 살짝 과거형을 써줘야하나 싶어서 제가 더위 먹어서 힘딸리나
아님 진짜 늙었나 싶어서 언니, 동생들과 얘기 나누고 싶어서 간만에 로긴했어요.
하긴 로긴하기 귀찮아서 눈 아프게 눈팅만 하니 이것도 노화의 한 가지 증상이긴 합니다. 흑...
일평생 쌈닭으로 살아서 누군가 저를 속상하게 하면 반드시 응분의 댓가를 치르게 만들며 살아왔는데
오늘 손자사랑에 빠져계신 직장 선배님과 얘기하다가 "**씨는 지금 불효하는 거야!" 그러시는데
저도 모르게 "그러게요. 제가 불효막심하네요." 그래버렸어요. 제가 자식이 없거든요.
그냥 한 번도 자식을 갖고 싶었던 적이 없고, 엄마로서의 삶도 궁금하지 않고, 사는 게 고단하다 보니
머 어쩌다 이제는 저한테 아이 있냐고 물어보는 분이 미안해하는 나이가 되었어요. 물론 액면을 보고 당연히
있으려니 하시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다른 때 같았음 웃으면서 뺨때리는 기분으로 아주아주 노~~~련하게 욕해줬을 거 같은데
더워서 그랬는지, 그마저도 귀찮은지 걍 불효막심한 여자 인증해버렸네요.
이렇게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드나봐요.
그래도 막 바락바락 덤비던 때보다 적당히 멍청한 듯, 띨띨한 듯, 아무 생각 없는 듯 눈에 힘풀고 사는 것도
괜찮다 싶어요. 한바탕했으면 제 뒤통수만 뜨거웠겠죠 뭐. 암튼 아주 아무렇지 않을 만큼 대인배는
못 된 데다 이런저런 생각도 많아져서 궁시렁거리고 갑니다.
저 올해 마흔셋이에요. 자게에 놀러오시는 언니, 동생들은 언제 나이 들었는갑다 느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