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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언제 나도 늙었구나 느끼세요?

에혀... 조회수 : 4,563
작성일 : 2015-08-19 21:01:33

자게에도 자주 올라오는 질문 있잖아요.

이렇게 속상하게 말하는, 행동하는 사람한테는 어떻게 해줘야 하죠? 이런 거...


사실 저 쌈닭이에요. 이쯤에서 살짝 과거형을 써줘야하나 싶어서 제가 더위 먹어서 힘딸리나

아님 진짜 늙었나 싶어서 언니, 동생들과 얘기 나누고 싶어서 간만에 로긴했어요.

하긴 로긴하기 귀찮아서 눈 아프게 눈팅만 하니 이것도 노화의 한 가지 증상이긴 합니다. 흑...


일평생 쌈닭으로 살아서 누군가 저를 속상하게 하면 반드시 응분의 댓가를 치르게 만들며 살아왔는데

오늘 손자사랑에 빠져계신 직장 선배님과 얘기하다가 "**씨는 지금 불효하는 거야!" 그러시는데

저도 모르게 "그러게요. 제가 불효막심하네요." 그래버렸어요. 제가 자식이 없거든요.

그냥 한 번도 자식을 갖고 싶었던 적이 없고, 엄마로서의 삶도 궁금하지 않고, 사는 게 고단하다 보니

머 어쩌다 이제는 저한테 아이 있냐고 물어보는 분이 미안해하는 나이가 되었어요. 물론 액면을 보고 당연히

있으려니 하시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다른 때 같았음 웃으면서 뺨때리는 기분으로 아주아주 노~~~련하게 욕해줬을 거 같은데

더워서 그랬는지, 그마저도 귀찮은지 걍 불효막심한 여자 인증해버렸네요.

이렇게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드나봐요.


그래도 막 바락바락 덤비던 때보다 적당히 멍청한 듯, 띨띨한 듯, 아무 생각 없는 듯 눈에 힘풀고 사는 것도

괜찮다 싶어요. 한바탕했으면 제 뒤통수만 뜨거웠겠죠 뭐. 암튼 아주 아무렇지 않을 만큼 대인배는

못 된 데다 이런저런 생각도 많아져서 궁시렁거리고 갑니다.


저 올해 마흔셋이에요. 자게에 놀러오시는 언니, 동생들은 언제 나이 들었는갑다 느끼시나요?

IP : 175.214.xxx.231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는
    '15.8.19 9:03 PM (175.209.xxx.160)

    워낙 저질 체력인데 쇼핑할 땐 절대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였어요.
    그런데 이젠 쇼핑도 시들. 아무리 좋은 백화점 가도 거기서 거기겠지...싶어서 그냥 커피샵 가요. ㅠ

  • 2. ㅇㅇ
    '15.8.19 9:05 PM (58.140.xxx.7)

    따박따박 따져대던게 똑똑한줄 알고 살았던 시절이 문득 부끄러워질때 그상대방은 황당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요새드네요

    덤으로 사진 찍고 사진 학인했을때 세월이 요기다 모였네 합니다

  • 3. 점둘
    '15.8.19 9:10 PM (116.33.xxx.148)

    나물이 맛있어졌을 때
    군바리도 귀여워 보일 때
    꼰대 될 까 걱정일 때

  • 4.
    '15.8.19 9:11 PM (175.116.xxx.107)

    믹스커피 마시면 힘이 불끈. 완전 날아다녔는데 이젠 더이상 커피발이 안먹혀요. ㅠ 올해 진짜 확 느껴요. 워낙 더운거 싫어했지만 올여름은 그냥 퐉 숨죽은 파김치가 되네요.기력이 확 떨어진게 느껴져요. ㅠ

  • 5. ,,
    '15.8.19 9:12 PM (112.168.xxx.48)

    쌉싸름한 야채가 맛있어 졌을때요
    어릴때 아빠가 머위쌈을 맛있게 드시는거 보고 이해 못했는데 이젠 제가 찾아 먹네요
    그리고...암이라는 병을 두려워 하기 시작한 나를 볼때....

  • 6. 저도
    '15.8.19 9:24 PM (69.247.xxx.204) - 삭제된댓글

    음식에 대한 취향이 바뀌었다는게 눈에 띄는 변화인것 같아요.
    십여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식 신경쓰는 사람들, 운동 꼬박꼬박 하는 사람들 비웃으며 정크푸드 엄청 소비했죠. 난 이렇게 살아도 날씬하고 건강해~ 했는데.
    이젠 운동도 하려하고, 유기농 음식에 신경쓰고, 패스트푸드 안먹고, 조미료 다시다 안쓰고. ㅎㅎ

  • 7. 00
    '15.8.19 9:35 PM (115.94.xxx.4)

    저 학원 강사인데요~~
    학생들이 다들 자기 엄마들보다 더 늙게 보는거 보고...저 정말 진짜 늙었구나 싶어요..

  • 8. 도라
    '15.8.19 9:37 PM (146.67.xxx.85)

    저는 원래 한복 입는 걸 좋아 했거든요, 한복도 제대로 차려 입는 걸 좋아했고 한복에 맞는 머리/화장 하는 것도 좋아해서 작년에도 친척 결혼식에 한복 입고 갔는데요, 엊그제 또 결혼식에 한복 입고 갔는데요 (참고로 여긴 외국이라 그리 덥진 않아요..) 정말 너무 힘들고 한복이 무겁고 답답하고 못 견디겠더라고요.. 머리 하는 것도 넘 귀찮고.. 그 때 느꼈습니다..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 9. 매일
    '15.8.19 9:50 PM (123.215.xxx.208)

    거울볼때나
    사진찍힌걸 볼때요
    하루가 다르게 느낍니다ㅠ


    그리고
    애기들이 이뻐보여요
    손주볼 나이가 가까워지니깐요

  • 10. 어느덧
    '15.8.19 10:02 PM (121.142.xxx.92)

    도가 통하는 나이가 됐나보네요.

    법륜스님 유투브 동영상을 한참 보다보면
    젊었을 때 뾰족하고 옳고그름을 따지고 하던 성질이 혈기왕성 에너지를 발산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나이 좀 들었을 때 부드러워지는 것이 내 개성을 잃는 것 같고 에너지가 쪼그라 드는 것 같지만
    서서히 붉게 물드는 단풍처럼 아름답게 나이를 먹어가는 거라고 하시는 것 같던데...

    그 분의 강의를 제대로 들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요즘 저의 신념이 남에 대해 평가의 말을 하지 말자이지만 이번은 기분 나쁜 말은 아니니 해도 되겠죠...

    늙었구나는 생각은
    건강에 대한 tv프로를 유심히 보고 관심이 많아질 때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느낍니다.

  • 11. 군대
    '15.8.19 10:06 PM (118.36.xxx.56) - 삭제된댓글

    예전에 군인아저씨 하면서 위문편지 썼는데 이제 군인보면 아들 같을때?

  • 12.
    '15.8.19 10:09 PM (218.54.xxx.29)

    선글라스보다 양산이 더 손갈때

  • 13. ...
    '15.8.19 10:17 PM (58.124.xxx.130)

    건강식품 스스로 찾아먹을때요... ㅠㅠ

  • 14. 최근에
    '15.8.19 10:25 PM (163.209.xxx.25)

    흰머리가 옃가닥씩 보여요 ㅠㅠ
    너무 슬퍼요

  • 15. 사람이 덜 무서울때?
    '15.8.19 10:26 PM (175.223.xxx.5)

    처녀때는..
    보수적인 아빠덕분에
    중장년층 아저씨들을 좀 어려워하는게 있었는데..
    결혼도 하고 나이먹어가니.. 이젠 머 남편이나 저 아저씨들이나.. 나이 고만고만 하다 느껴지니 안무섭네여.
    실제로 직장에서도 50대 상사한테 할말 다하고 개기는걸 보니..ㅠㅠ 나이먹었다 싶습니다..ㅜ

  • 16. 45
    '15.8.19 10:36 PM (59.12.xxx.253) - 삭제된댓글

    TV 나오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영~해보이는지.
    울 나라 tv뿐만 아니라 외국 영화를 봐도 다들 너무 어려보일때요.

  • 17. .....
    '15.8.19 10:43 PM (223.33.xxx.226)

    30대후반-40대 제 또래남자들 사회지위 있고 수트 완벽하게 차려입었는데 캐주얼입은 10-20대 남자가 더 멋있어 보이고 30-40대는 늙은 부분만 보일 때요.

    남자들도 여자 무조건 어린 거 좋아하고 40대는 미인이어도 더 못생긴 20대를 쳐주던데

    20대 접하는 직장에 와보니 여자 눈에도 '세포부터 오래된' 늙어가는 남자보다 젊고 풋풋한 애들이 좋네요

  • 18. 다 무겁게 느껴질때
    '15.8.19 11:07 PM (180.69.xxx.218)

    우유 한 팩 사가지고 들고 오는데도 무겁다고 느껴지고 심지어 가방도 무거워서 이젠 천가방만 찾고 있을 때요

  • 19. 책을 읽으며
    '15.8.19 11:58 PM (166.137.xxx.61) - 삭제된댓글

    몰입해서 한자리에서 다 읽었던게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ㅠ.ㅠ

  • 20. 쇼핑이 싫어지고 부터요.
    '15.8.20 1:05 AM (112.187.xxx.4)

    비리비리 하다가도 쇼핑가면 온 몸에 생기충전에 몇시간을 돌아댕겨도 지치기는 커녕 구경만하고 와도 파릇파릇 생기돋고 즐거웠는데 언젠가 부터 그것이 귀찮아 지더니 모든게 시들해요.별 그리 새로운 것도 이뻐보이는 것도 갖고싶은 것도 (돈도 없지만)별로 없고..아마도 '늙음'일거라고 생각해요.

  • 21. 원글님
    '15.8.20 1:57 AM (118.217.xxx.113)

    저는 좋아보이는데요. 글도 재미지게 잘쓰시네요.긍정적으로 잘 나이들어가시는것 같아요. 저도 위의 어느 분처럼 젊은 사람들이 예뻐보이는게 나이든 것을 느끼게 하네요

  • 22. 물론 젊은 게 좋긴 한데
    '15.8.20 5:10 AM (36.38.xxx.102) - 삭제된댓글

    나이든 거도 그만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서.....

    나이든 노인들이 의외로 삶에 대해 긍정적이고 그렇더군요......

    그걸 나도 아는 순간 늙었다 싶었죠.

  • 23. 술먹고도 속내 이야기 안할 때..
    '15.8.20 8:18 AM (218.234.xxx.133)

    직장 생활 오래 했어요. 원래 회식 자리에서 술 얼큰히 취하면 속내, 서운했던 거 이야기하잖아요.
    그게 막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오는데도 꾹 참고 안하는 거.. 마흔 전후로부터 그게 가능해졌어요.
    그 전에는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막 다다다다 상사한테 열변을 토했는데.

  • 24. ...
    '15.8.20 10:02 AM (118.38.xxx.29)

    >>워낙 저질 체력인데 쇼핑할 땐 절대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였어요.
    >>그런데 이젠 쇼핑도 시들. 아무리 좋은 백화점 가도 거기서 거기겠지...싶어서 그냥 커피샵 가요. ㅠ

    >>따박따박 따져대던게 똑똑한줄 알고 살았던 시절이 문득 부끄러워질때
    >>그상대방은 황당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요새드네요

    >>덤으로 사진 찍고 사진 학인했을때 세월이 요기다 모였네 합니다

    >>나물이 맛있어졌을 때
    >>군바리도 귀여워 보일 때
    >>꼰대 될 까 걱정일 때

    >>믹스커피 마시면 힘이 불끈. 완전 날아다녔는데 이젠 더이상 커피발이 안먹혀요.

    >>쌉싸름한 야채가 맛있어 졌을때요
    >>어릴때 아빠가 머위쌈을 맛있게 드시는거 보고 이해 못했는데 이젠 제가 찾아 먹네요
    >>그리고...암이라는 병을 두려워 하기 시작한 나를 볼때....

    >>책을 읽으며 몰입해서 한자리에서 다 읽었던게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ㅠ.ㅠ

    >>TV 나오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영~해보이는지.
    >>울 나라 tv뿐만 아니라 외국 영화를 봐도 다들 너무 어려보일때요.

  • 25. 히히히
    '15.8.20 11:41 PM (175.214.xxx.231)

    저 82인생 8년만에 이렇게 댓글 많이 받아보는 거 처음이에요.
    이런 거 갖고 일케 좋아하는 거 보니 아직 나이 덜 든 것 같아요.
    소중한 경험 나눠주시고 칭찬도 해주시고 고맙습니다.
    확실한 것 하나는, 더 잘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더 잘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음 곱게 쓰면서 잘 나이 들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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