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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빈틈없이
아니다, 계절은 없다
생명이 살해된 마당에 마른 목을 접고 앉아
숫돌에 응징의 칼을 가는 자에게 계절은 없다
분노의 울렁임을 칼날이 알아듣도록
저주의 소름을 칼날이 흡수하도록
바람이 구름을 내몰듯 침묵의 변방에 꿇어앉아
분노의 윤곽이 유리꽃병처럼 뚜렷해질 때까지
응어리진 칼을 간다
꽃꽂이를 하듯 손을 델 수도
물을 갈아 줄 수도 없는
멍빛 눈물로 깊어진 분노의 심층에서
안쪽 날을 갈다 보면 칼날이 바깥으로 눕는다
분노는 중심을 지킬 때 예리한 법
칼 가는 그를 옹호하듯 등 뒤에서 복사꽃 핀다
분노의 집중과 분산에 따라 칼날이 섰다가도 눕는다
칼날은 섰다가 눕기를 반복하면서
나이가 차고 세월을 먹는다
갈고 갈다 어느 날 안팎이 닳아 칼등만 남은 칼
칼등마저 갈고 나면
어느 새벽 칼은 없다
그는 쉬지 않고 칼을 간 것이 아니라
쉬지 않고 칼을 허물었던 것
응징이 자기한테로 향해 칼집에 꽃을 꽂게 하기도 한다
- 이기와, ≪칼의 공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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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18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5/08/18/5h1802a1_99_20150817213004.jpg
2015년 8월 18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5/08/17/5h1823a1.jpg
2015년 8월 18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04869.html
2015년 8월 18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d0f40eadf54a4d4ea7b5956a81ab9bdf
소울메이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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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우리의 미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레이더가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
- 버나드 M. 버루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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