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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에 출발한 기차
플랫폼 그늘 아래서 멈칫댄다.
가만히 떨던 아랫가지
감잎이 떨어지고,
나는 지구의 자전축을 바꾼다.
당신은 이제 헌 비닐가방을 열고 두 켤레
양말과 속옷 한 벌을 꺼낸다.
목성에서 위성 하나가 궤도를 잃고 먼 우주로
방사放射된다. 막 꺼내 든
당신의 운동화 뒤축에
검은 재로 묻어있는 별들의 흔적,
당신의 발자국을 기억하는 지구는 이제 없다.
오후 언젠가 그늘자락이 반쯤 걷혔을 때
기차는 출발하고,
당신은 빈 몸으로 바닥이 뚫린 욕조에 눕는다.
누워 떠도는 영혼들 근처에 머무는 구름,
저 멀리, 영원히 버려진 위성에 실려
나는 외친다. 꺼져가는 지구를 향해,
-살아있나요?
오후 세 시 도착 예정인 기차는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
- 백인덕, ≪짧은 영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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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13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5/08/12/20150812-grim.jpg
2015년 8월 13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5/08/12/20150812-jangdori.jpg
2015년 8월 13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04284.html
2015년 8월 13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1f03be46a69944f99e9cd0f67b9521b9
호더가 되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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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 이문재, ˝농담˝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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