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예약없이 혼자 떠난 제주도 1박2일-2

호호아줌마 조회수 : 3,028
작성일 : 2015-08-12 10:48:15
글이 늦은 그간 사정은 생략하겠습니다... ^^
2편입니다.

------

리무진을 타고 중문관광단지에서 내린 뒤 제가 기대했던 건
숙소, 숙소, 오직 숙소였습니다.
그다지 졸립지는 않았지만 온 몸의 신경이 자야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중문관광단지 근처에는 제가 생각했던 숙소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좀 만만해보이는 관광호텔 정도 있겠지 했는데
주변에 얼핏 보이는 건 초콜렛박물관, 테디베어뮤지엄(읔!), 식물원 같은 곳의 표지 뿐입니다.
얼핏 한국콘도라고 보이는 표지를 찾아 
어느 건물 뒤편 오솔길을 따라 가보았습니다.
아마 초콜렛박물관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네요.
아래로 통하는 계단이 있고 그 건너편이 한국콘도였어요.
그리고 그 계단을 내려가면서 처음으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냥 잘 조성된 정원길입니만 첫 풍광이라 저에게는 인상이 강렬했어요
길 이름은 '달빛 정원' 아님 '달빛 산책로' 뭐 그런 거였는데
제가 그 길에 접어든 시간은 정오에 약간 못미친
순백에 가까운 태양이 환하게 작렬하는 오전이었습니다.
계단 아래로 펼쳐진 제주 식물들이 우거진 산책로에서는
젊은 여자 하나가 삼각대를 놓고 풍경을 담고 있었습니다.
머리가 뜨겁고 눈이 부시고 몽롱한 상태로 그 길을 걷습니다.
좋았어요. 컨디션이 안 좋은 게 안타까웠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산책로를 따라가면서 한국콘도로 접어드는 길은 외면해버렸어요.
검색해보니 콘도 평수가 혼자 있기에는 너무 컸고 
아침부터 예약없는 손님으로 들어가
로비 직원들의 눈길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길을 따라 도착한 곳은 '퍼시픽랜드'라는 곳입니다.
이 곳은 그냥 놀이동산에 가까운 그냥 건물입니다.
숙소를 찾는 저에게는 좀 전의 중문관광단지 입구보다 더 절망스러웠습니다만
주차장에서 수영복을 갈아입는 사람들을 보니 
아래에 해수욕장이 있구나 싶은 생각에 일단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해수욕장에서는 아직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파도가 참 힘 없이 철썩거리고 있는데
그 힘 없는 파도를 타고 젊은 사람들이 서핑을 하고 있었어요.
파도가 약하니 정말 재미없어보였지만
아마 타는 사람들은 재미있으니까 타고 있는 거겠지요.

아까 산책로에서 사진 찍던 처녀를 비롯해서
은근히 혼자 여행온 듯한 여자분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습니다.
퍼시픽랜드에서 바다를 보고 있던 한 여자분은
다리에 모기 물린 자국이 너무 울긋불긋해서
제주도는 모기가 많구나, 나도 내일 저렇게 되려나 하는 생각을 잠시했습니다.

그나저나 퍼시픽랜드를 빠져나갈 일이 걱정이었습니다.
다시 중문단지 입구까지 왔던 길을 돌아 걸어가기는 싫었거든요.
다행히 손님을 태우고 왔던 택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기사님께 숙소와 식당이 모여있는 동네로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서귀포까지 가야 한다는 겁니다.
음...... 그게 최선일까요? 라고 물으니
가까운 천제연 폭포 근처로 데려다 주셨습니다.
여기서 숙소를 잡았고 나중에 알았지만 제가 잡은 숙소에서 
천제연폭포, 여미지식물원, 서핑하던 해수욕장, 신라호텔 등등이
대충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1박2일은 대충 이 근방에서 밋밋하게 마무리됩니다.

재미있는 여행기를 기대하셨던 분들이 계셨다면
살짝 기대를 버리셔요...


IP : 175.213.xxx.17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8.12 10:52 AM (119.197.xxx.61)

    아닌데 기대할껀데 (개그따라함)
    원글님 좋은데요
    괜찮으시면 계속 들려주세요

  • 2. 삼편먼저
    '15.8.12 11:38 AM (175.200.xxx.13)

    위에 삼편 먼저보고 일부러 이편찾아 왔어요
    담담한 글이 잼있어요
    저도 독박육아에서 벗어나 혼자여행할 꿈을 꾸며
    잘 읽었어요^^

  • 3.
    '15.8.12 12:13 PM (219.240.xxx.140)

    2222 저도 2편찾아 왔네요 ㅋㅋ

    저도 혼자 해외여행갈다가 길눈어두워 매일 길찾는게 일이었네요

  • 4. 나나
    '15.8.12 3:15 PM (116.41.xxx.115)

    아닌데 기대할껀데?2222222
    저 원글님 후기 엄청 기다렸어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4270 기사 - 슈퍼맨도 풀지 못한 육아예능의 딜레마 6 ㅇㅇ 2015/10/27 2,544
494269 황석어젓 김장김치 사용법 알려주세요~ 24 해보자 한번.. 2015/10/27 18,235
494268 발리여행다녀오신분들 4 날쟈 2015/10/27 1,606
494267 피지억제제 드셔보신 분들 9 ㅇㅇ 2015/10/27 3,111
494266 '세월베를린' 독일 광장에 놓인 304켤레의 신발 5 샬랄라 2015/10/27 1,149
494265 안희정 도지사가 '4대강 사업' 정당성 입증 했다고요? 1 세우실 2015/10/27 982
494264 고등 학부모님 경험담좀 들려주십시요~~ 10 까망길냥이 2015/10/27 2,768
494263 남자가죽팔찌 7 팔찌 2015/10/27 1,169
494262 토지 필사를 시작했어요. 49 이제시작 2015/10/27 5,369
494261 한국사 교과서 논란, 북한 교과서에는 NK투데이 2015/10/27 557
494260 나이도 어린 이런 시누는.. 7 어휴 2015/10/27 1,977
494259 생어거스틴 vs 메드포갈릭 어디가 먹을 게 더 많나요? 8 질문 2015/10/27 2,063
494258 배다른 여동생 결혼할 사람 인사 온대요~ 저녁 메뉴 고민돼요. 24 메뉴고민 2015/10/27 6,716
494257 남편이 이혼하자는데요 47 .... 2015/10/27 26,804
494256 친구한테 제가 그렇게 잘못한건가요? 49 친구 2015/10/27 21,559
494255 국정원, '좌익효수'를 대공수사국으로 원대복귀시키다니 4 대선불법 2015/10/27 782
494254 삼만원이하 평일런치 일식집 알려주세요. 2 음. 2015/10/27 1,388
494253 신용등급 5등급 나오네요 ㅠ 5 써먹어보세요.. 2015/10/27 2,831
494252 조명가게 하시는분 계세요? 샹들리에 등이 깨져서요 ㅇㅇ 2015/10/27 522
494251 때 안미는 분들, 각질 제거 비누 진짜 효과 있나요? 6 해리 2015/10/27 4,370
494250 양초공예나 석고등등등...배우면 1 투잡 2015/10/27 961
494249 아이 자소서를 쓰는데요 2 이건 어쩌나.. 2015/10/27 1,507
494248 각자 입장에 따라 냉정한 조언 부탁드려요 10 황혼재혼 2015/10/27 2,553
494247 김제동의 눈물 1 그럴때가있어.. 2015/10/27 1,808
494246 카톡 씹는 사람들과는 ## 2015/10/27 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