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표현력이 없어도 너무 없어요.
자기 감정, 자기 의견을 적시적소에 표현하는 것을 못해요.
항상 뒷북으로 찾아오는 감정과, 의견이 생각나면 자괴감이 파도처럼 밀려듭니다.
성장기에는 제 감정이나 의견을 물어오는 사람이 없었구요.
가족이 항상 10~12명..바글바글.. 존재감 없이 자랐습니다.
그게 제 스타일로 굳어졌나 싶습니다.
과거 선생님 중에 저를 이뻐한 선생님이 있었어요.
체육선생님이었는데, 체육시간에 애들이 농구나 피구 하는 동안에 저를 따로 불러요.
말 따먹기 하면서 놀려고, 이것저것 물어보세요.
묻는 말에 생각이나 의견을 제까닥 말하지 못하고,
취향이나 좋아하는 것들을 묻는 것에도 똑부러지게 말을 못해요.
어쩔때는 좋다 싫다 즐겁다 지겹다 하는 감정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전반적으로 수동적인 태도에, 대답이 정해져 있어요. 그러시냐,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거의 다에요.
몇번 불러 얘기하고는 다음부터는 다른 애 불러서 얘기 하더라구요.
그 후로도 저를 예뻐하시긴 했는데, 그래도 같이 얘기할 일은 없었어요.
제가 지방에서 나고 자라 학교도 지방에서 나왔는데요.
한 2년 서울에서 직장생활 한 적 있어요.
서울 태생들은 자기의견, 자기 감정 표현에 엄청 적극적이더라구요.
화가 나면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화가 난 상황을 웃으면서 약간 억울하고 속상한 표정과 어투로 표현해요.
모든 일에 자기 의견을 내놓는데 매우 적극적이구요.
자신감 있게 말하고, 얼굴에서 감정이 전부다 묻어나오게 말을 해요.
호감있는 매너, 예의, 인사 이런 것들도 뛰어나고, 적절하게 대화 거는거, 대답 하는 것 다 빼어났어요.
친하게 지내면서 유심히 보고, 조금씩 따라 하려고 했어요.
좀 나아지는데, 근본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소통의 기술, 말 잘하는 법은 자주 할 수록 점점 는다고 생각해요.
그때 서울태생 동료하고 지내면서 전에 비해 제가 상당히 좋아진 것 같더라구요.
그 후로 같이 지낸 사람들이 다들 저랑 비슷한 사람이거나 배울 정도로 특색있지가 않아서
나이가 먹어도 여전히 서툴러요.
어떻게 하면 소통의 기술, 말을 잘하는 기술이 좋아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