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하느라 조금만 움직여도 땀으로 샤워를 하네요.
여름엔 무서운 얘기가 많이 나오죠.
더운 날씨 직접 격었던 무서운 얘기 하나씩 올려보아요~
몇년전 여름이었어요.
저희 시댁은 제사가 다 여름에 있어 더위와 싸워가면서 음식 준비를 해요.
제사도 자정이 되어야 지내기 때문데 제사 지내고 치워놓고 오면 새벽 3시나 되야 출발을 해서 집으로 옵니다.
시댁과 다른 도시에 살고 있어서 차로 한시간 30분쯤이 걸려 중간에 커피도 한잔 마실겸 휴게소에 꼭 들렀다 와요.
그날도 휴게소에 들렀는데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이라 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별로 없었어요.
커피보단 화장실이 급해서 남편보고 커피 뽑아놔라 해놓구선 화장실로 전력질주를 해서 볼일을 봤습니다.
그날은 교대로 운전을 할수도 있겠다싶어 엄청 편한 고무줄 바지를 입고 출발을 했었던터라 화장실 들어가자마자
물내림과 동시에(오래된 습관) 볼일을 보고 좀 과장해서 한 3초만에 옷을 입었습니다.
화장실 들어올때부터 화장실에 아무도 없어 겁이 조금 나기도 해서 더 빨리 서둘르기도 했구요.
그런데 제가 들어 가고 얼마 안 있어 빠른 발걸음 소리로 옆칸에 누가 들어 왔는데....
아무 소리도 안나는 겁니다. 화장실이 거의 다 텅텅 비어 있었는데도 제 옆칸으로 들어온 것도 깨림직하고..
그순간 저는 옷을 다 입은 상태라 (고무줄 바지라 한방에 쑥~) 문을 나가기 전에 옆칸과 연결된 벽을 그냥 한번
쳐다 봤는데......칸 사이사이 바닥부터 10센티 정도의 틈이 있는 화장실...
흑!!!
여자 손이 아닌 남자손이 바닥에 딱 붙어 있었습니다.
그 짧은 순간 핸드폰을 두고 온 것도 생각이 나고 혹시나 문이 고장나서 안 열리면 어쩌지 하는 생각,
뛰어나가다 넘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오만가지 생각이 다 났습니다.
뛰어 나가면서 다리가 후들거리고 가슴은 쿵쿵거리고...
보통때 같으면 화장실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던 신랑도 그날따라 안보이고...
차까지 100m를 5초대에 통과할만큼 빠르게 뛰었습니다.
차앞에서 커피를 마시던 남편이 놀라서 왜그러냐고 물어보는데 대답도 않고 차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머리가 쭈삣 서고 솜털이 곤두선다는게 이런 느낌이구나하는걸 그날 알았습니다.
아마도 옆칸에 들어온 그넘은 변태였겠지요.
바닥에 바짝 엎드려서 옆칸을 훔쳐보는...
그 이후로 남편은 늦은 시간 화장실을 갈때면 늘 근처에서 보초를 빠짐없이 서고, 제사를 지내고 올땐 꼭 고무줄 바지를
챙겨입고 출발합니다.
아마도 지금쯤 그런일이 생겼으면 주위 분들께 도움을 요청해서 화장실에서 나오는 그 변태넘을 잡아서 경찰에 신고라도
했겠지만 그때는 저도 뽀송뽀송한 새댁이었던지라...
더위 좀 잊으시라 올렸는데...
그때의 감정이 다 실을만큼의 필력이 없네요.
오늘 저녁은 더위가 괴롭히지 않는 편안한 밤이 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