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를 보고왔어요

엄마 조회수 : 1,664
작성일 : 2015-08-07 13:49:35
말 그대로예요
친정엄마를 보고왔어요 멀리사시는 것도 아닌데 저도 일하다보니
짬내서 가기가 쉽지않아요
엄만 올해 일흔다섯이세요...몸에 큰병 없으시고 작지만 당신가게 
깨끗하고 꼼꼼하게 운영하시는 사장님(?) 이세요^^
아빠 돌아가신지 벌써 십이년이 넘었어요
홀로 세월을 잘 견디고 살아내고 계세요 언제나 열심이시죠
물론 힘든 세월만큼 감정의 기복도 있으시고 자식들한테 하소연도 많으세요
솔직히 그럴땐 저도 싫어요 맘이 힘들어지고 슬그머니 짜증이 나기도 하거든요
낼모레면 오십을 바라보는데 자식은 엄마한테 철들기가 몹시 힘든가봐요
너무 더운데 어떻게 지내시는지 항상 걱정이었는데 어제 저녁 마침 아이도 남편도 
외출이 있어서 전화를 드렸어요
좋은데 가서 밥먹자고.. 엄만 가게땜에 안되신다고 하면서 말만 들어도 좋으시대요
뭐 드시고 싶냐니깐 순댓국.. 
특으로 삼인분 포장하고 이북순대 따뜻한거 사가지고 냉큼 갔어요
엄마랑 옛이야기 나누면서..(라고 쓰고 도돌이표 느껴지는 레파토리^^ 무한정 듣기 라고 읽는다)
순대풀러 소금에 콕 찍어 시원한 보리차에 맛있게 먹었어요
엄마 손 잡아드리고 맘이 불행하면 몸에 병이 오는거라고 자식 모두 엄마 사랑하고
언제든 부르면 재깍 올테니 외로워하지 말고 지내시라고 안아드리고 왔어요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거 사먹으라고 오만원을 주시려는 걸 만원짜리 한장 들고 튀었어요
오는길에 당근 아이스크림 큰거 한통 샀지요
운전하고 오면서 아빠 엄마한테 더 잘하지 못해서 미안해 하고 얘기했어요
그게 친정근처에 가면 아빠가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오는길엔 늘 아빠에게 말을 걸어요
눈물이 왈칵 났어요
며칠전 다 늙은 동생 생일이라고 멀리사는 언니가 십만원 보낸다면서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문자했을때도 눈물이 바로 왈칵 쏟아지대요
갱년긴가 봐요 엄마보고 와서 좋아요 건강하게 오래 곁에 계셨으면 좋겠어요
다 좋았는데 아들냄 여친하고 헤어졌다고 인생이 모 그런거지..하며 시크한척 들어가 자는데
가여워요..  마무리는 대강 이렇게 할께요
더운데 모두들 건강조심하세요
IP : 59.7.xxx.6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음이
    '15.8.7 1:52 PM (116.32.xxx.51)

    따듯해지는 이런 글 참 좋아요

  • 2. ..
    '15.8.7 1:53 PM (222.234.xxx.140)

    엄마라는 이름들으면 뭉클해요..
    원글님도 도운 여름 잘 보내세요~

  • 3. 부럽네요
    '15.8.7 1:55 PM (211.243.xxx.160)

    저희 엄마도 비슷한 연세인데 건강하시다니 부럽습니다

  • 4. bruise
    '15.8.7 1:58 PM (72.83.xxx.61)

    전 4달전에 엄마를보고왔네요 해외에사는관계로... 엄만올해 80이돼셨어요 갑자기엄마가 또 보고싶어지네요 엄마소리만들어도 가슴이왈칵 그래두가까이사신다니 부러워요 .

  • 5. morning
    '15.8.7 2:01 PM (119.203.xxx.233)

    저는 왜 제 엄마에게 님처럼 안될까요.
    아버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되었는데 혼자서는 아무것도 안하시려고 해요.
    하나부터 열까지 자식들이 와서 함께 해주시기를 원하시네요.
    님은 참 좋은 따님이시네요.

  • 6. 참 좋은 따님
    '15.8.7 2:19 PM (119.201.xxx.173)

    오래전에 아버지를 여의었고
    4년전 어머니를 여읜 육십대 아짐이
    덕분에 마음 따듯해져서 위로받고 갑니다.

    언니 오빠들이랑 저도 정겹게 잘 살고 있지만
    문득 문득 부모님이 그립답니다.

  • 7. ^^
    '15.8.7 2:19 PM (112.170.xxx.199)

    82물이 언제부터인가 과격해지고, 무서워져서 눈팅만했는데..오랜만에 가슴 따듯한 글 읽어 일부러 로긴했어요. 잘읽었어요. 감사하구요..저도 오늘은 부모님께 문안전화 드려야갰어요... 감사합니다.. 깨우쳐 주셔서요

  • 8. ..........
    '15.8.7 3:11 PM (210.222.xxx.170)

    잔잔히..눈물이 핑 도는 글...
    그냥 우리네 따뜻한 동기같은 마음??
    글 잘 읽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4989 아들이랑 잡채를 만들고...... 5 큰집외며늘 2015/09/25 2,207
484988 디자인과...어느대학 정도 이상 되야 전공으로 밥 먹고 살 수 .. 8 디자인과 2015/09/25 2,800
484987 급질문 의사 약사님 계시면 알려주세요 2 약궁금 2015/09/25 1,319
484986 남자친구가 저한테 화를냈는데요...이여자 뭐죠? 7 .... 2015/09/25 3,439
484985 지금 제평에 고야드 가방 사러갈려고 하는데 3만원 짜리면 급이 .. 3 dd 2015/09/25 5,062
484984 영국가서 사 갈게 뭐 있나요? 12 Mi 2015/09/25 2,531
484983 올해 43세입니다. 제나이가 부러우신 분 있나요.. 24 도전하자 2015/09/25 5,872
484982 스팀청소기?? 나무결처럼 가는 골이 있는 데코타일 바닥을 닦으려.. 4 ... 2015/09/25 4,528
484981 김무성, 마약 사위 악재에도 13주 연속 대선 후보 1위 16 리얼미터 2015/09/25 1,759
484980 요즘 대추 맛들었나요 대추 2015/09/25 996
484979 대인기피증 엄마 3 도움 2015/09/25 2,745
484978 명절앞둔 시어머니의 문자 38 허걱 2015/09/25 20,487
484977 멸치 7마리, 대통령 특식 받고보니 '황당' 6 아이쿠야 2015/09/25 2,343
484976 할머니가 전동 킥보드 타는거 위험할까요? 7 71세 2015/09/25 1,932
484975 동그랑땡 반죽 미리해두면 더 맛있을까요? 동그랑땡 2015/09/25 1,044
484974 어제오늘 밀폐용기 거의20개 3 2015/09/25 2,275
484973 대부분 사람들이 어떻게 망하는지 아세요? 2 2015/09/25 4,294
484972 상대방 카카오스토리 제가 들어가 보면 당사자는 누가 들어왔었는지.. 2 ,,, 2015/09/25 3,219
484971 약들이 따듯해졌어요. 이거 먹어도 될까요? 1 어째요 2015/09/25 637
484970 남편 짜증나요. 저녁메뉴 관련.. 11 남편 2015/09/25 3,845
484969 제사는 장수시대로 인해 없어질 것 같아요. 3 과연 2015/09/25 1,978
484968 탄산 음료 생각이 나요 2 저녁엔 꼭 2015/09/25 899
484967 위염/식도염 증세 약간 있는데 일반의약품 뭐가 좋을까요... 3 음... 2015/09/25 1,571
484966 여러분 기억 속의 시골의 이미지는 어떤가요? 3 ... 2015/09/25 638
484965 갈비찜에 키위괜찮을까요? 7 갈비찜 2015/09/25 3,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