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야기예요.
저는 본가랑 약간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살고 있고 1-2주, 일이 바빠 들리질 못했어요.
가서 이것저것 그동안 밀린 것 해야겠다 했지만 더위도 먹고 했기에 약간 지친 걸음으로 집엘 갔죠..
본가는 빌라고 주차장이 다른 곳보다는 넓지만 외지기도 한 그런 곳이예요. 한적하고...경계가 길목과 조금은 모호하고.
장을 봐 짐이 많았기에 택시를 타고 내려 언니에게 좀 나와달라 한 길.
그런데 택시에서 내려 주차장을 보며 들어가는데..검은 고양이가 누워있는 듯한 자세로 있는 거예요.
저는 안경을 눈이 나쁜데도 거의 안끼고..그래서 가까운 곳은 괜찮은데 조금 먼곳은 그럭저럭한 시야로 봐요.
그런데도 제 눈에 고양이가 마치 죽은 듯이 잠자는 것처럼 누워있는 것이 보였어요..
(지금도 글을 쓰려니 목이 아프고 뭔가 먹먹하네요..)
일단 시장 본 짐을 옮겨야 하니 언니와..그냥 자는 거겠지..여기가 그나마 외지고 햇살이 좋으니 그런 거겠지 하면서
집으로 들어갔는데 영 기분이 이상해서 마침 외출하시는 아버지에게 좀 봐달라고..죽은 건지 봐 달라고 했어요.
아버지는 외출하시면서 전화로 죽은 것 같다..죽은 것 맞다..아이고 어쩌냐 하시더라고요.
전 동물은 아주 예전에 길렀고 특히 고양이는 길러본 적이 없고
이걸 어떡해야 할지..정말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 날 이사나가는 집이 있었는데...윗윗집인데 쓰레기 등을 그냥 밑으로 던져서
1층이지만 약간 특수한 구조의 우리 집 베란다쪽으로 무수히 담배꽁초 등을 던져 버리는 탓에 계속 화가 쌓여있었네요..
그런데 마침 제가 택시 타고 들어오면서 그 집 아저씨가 이사나가는 모습을 봤어요.
사실 그 아저씨가 고양이를 치고 그냥 달아난 것 같다는, 그냥 두어버린 것 같다는 당연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 사람이 차를 이상하게 대었고 차가 빠지고 난 후 결국 죽은 고양이의 형체가 제대로 드러났으니까요.
고민하다,죽은 고양이 등의 사체는 구청 청소과에서 지원해준다는 말이 기억나
그대로 전화를 했어요...
휴일이고 당직분들이 전화를 받으셨는데 사유지 경계가 애매해서 좀 어렵겠다는 말을 첨에 들었는데
좀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죽은 고양이가..아무리 길고양이지만...차에 치여서 저렇게 죽음조차 어떻게 수습을 못하고 있어야 한다니
그런데 너무 두렵고..그리고 무슨 방법으로 어떻게 사체를 치워야 할지..사실 많이 두렵고 그랬어요..
그런데 다시 전화를 드리니 구청직원분이 접수받았고 처리해주겠다 하시더라고요.
두 시간 정도였는데 정말 너무너무 어쩔 줄 모르겠더군요.
길고양이를 치고 죽은 건 ..두번 세번 물러나 생명을 죽였지만..
그리고 이것은 로드킬도 아니고 정말 당신의 부주의였겠지만
당신 나름 어쩔 수 없다 했더라도 그 죽음을 그대로 두고 도망치듯 사라져 버리다니.
그리고 내내 모른 척 짐 옮기는 내 내가 본 대로 전화나 하고 담배 피우고 있었다니..
이게 어떻게 인간으로서 이럴 수 있는지.
그리고 거주민들 그 쪽으로 다 일요일이지만 왕래가 있었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걸 어떻게 내 일이 아닌 양
모르는 척 그냥 다들 웬 일이야 하면서 가 버릴 수 있는지..
그냥 화가 나기 시작했어요.
비록 제대로 밥도 못 주고 그냥 막막히 그 고양이를 바라보던 저지만..
그래도 오며가며 눈이라도 마주쳤던 인사했던 그 아이인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구청직원분이 일요일이라 수습할 수 있는지 자신할 수 없다 했으니
나라도 더 시간이 가 그 고양이의 모습이 더 변하기 전에 더 나빠지기 전에..그냥 무섭지만 두렵지만 해야겠다 하며 목장갑을 사가지고 집으로 오던 길에
직원분들이 트럭을 타고 오시는 것을 집 앞에서 봤어요.
갑자기 왜 그렇게 눈물이 터지고..미안하고..화가 나고..그러는지..
제 예상대로 차에 치였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피도 흘리지 못하고..정말 자는 듯 누워있는 듯 죽은..그 길고양이를 조심스레 담아 가 주셨어요.
용기가 없어 보자마자 어떻게도 못 했던 제가 너무 바보스럽고..너무 그 죽은 모습과 죽음이 슬프고..그런 마지막이
너무 가슴이 아파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신고랑 눈물 밖에 없었다는 게..
며칠 지난 오늘도 생각합니다.
지나다가 오늘도 어김없이 길고양이들을 봐요..
그런데 예전과는 다르게 그 생명들을 보면 더욱 마음이 너무나 아프네요..
죽었고 죽였고 그렇다고 해도..그 마지막을 인간이 그렇게 방치하고 몰라라 하고 그렇게 외면할 수 있었던 것인지
오늘도 죽은 고양이의 그 자리를 집에 다녀오면서 저도 모르게 한참 바라봤습니다.
휴일에도 도와주셨던 구청분들 너무 감사하고 경황없어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린 것 같아 마음 무겁고..
제대로 마지막..인사도 못 하고 그냥 보낸 그 길고양이..그냥 생각합니다.
죽은 길고양이에 대한 예의..는 그렇게 지킬 수가 없었던 걸까요..며칠 내내 마음이 무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