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가 좋아? 내 몸이 좋아?

쑥과 마눌 조회수 : 4,051
작성일 : 2015-08-04 02:17:22
오 나의 귀신이라는 드라마에 빠져서 내내 여운이 남네요.
오랜만에 빠질 만한 드라마에 빠져서..스스로 흐뭇하고요.
 
들이 대는 봉선이에게 조정석이 친
...내가 좋아?..내 몸이 좋아?..라는 대사가
이제는 20년도 넘게 아득해져 버린 스무살의 어린 내가
어둑어둑한 골목길에서 뽀뽀하려 달려들던 스무한살의 청년에게
던졌던 말과 비슷하여, 웃고 말았어요
 
그걸 그리 웃고 마는 걸루 끝내지 않고
고단한 저녁, 피곤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집구석이라고 찾아 들어,
기갈이 난 몸에
생수를 병채로 들이키던 늙수구리 남편을 빤히 쳐다보다
물어 보는 만행을 저질렀네요
 
뿜어 대는 물을 얼굴로 쳐 맞는 걸로
정의는 실현 되었고..
지두 지가 할 대답은 다 한거니 됐겠죠.
 
그래두
이 드라마가 요물인 것은
슬기가 목적을 향해서 달려가는 빙의귀신으로 끝나지 않고
살면서 느껴보지 않았던 감정들을 배워간다는
귀신 성장 드라마라는 데 있는 거 같네요
 
조정석이 좋은데
진짜로 좋아 졌는데..
이리 가슴 설레고..떨리고..
알콩달콩 할 수 도 있는 건데..
나는 왜 살아서는 그리 살지 못하였나..
이런 슬기의 고백도 나를 위한 조언 같고.
 
여자가 들이대는 데도 피하는 남자는 뭐냐는
봉선의 술주정에
다 알았으면서도 모르는 척 정리해 주는, 꼬르동세프의 우정도 나를 향한거 같고.
 
봉선과의 대망의 하룻밤 전야에
지를 책임지라는 조정석의 앙탈도 나를 향한 거 같고..
 
다 지나버린 일이리라..
이제는 사랑도, 우정도, 앙탈도..
해탈해버린 감정들이니 앞으로만 무심히 전진하리라..했던 생각들이..
우리 귀신 슬기의 조언에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오.
 
아직도 모르고 겪어보지 못한 감정들을 겪는 걸 겁내지 않으리라고.
가버린 청춘이 남긴 분별력을 의지하면, 뭐.. 어찌 되지 않을까하고..
그래도, 살아 있고 또 이리 느끼는데.
아껴 뭐하리 싶고..
그러네요.
 
 
 
 
IP : 72.219.xxx.6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ㅗㅗ
    '15.8.4 2:28 AM (211.36.xxx.71)

    이승에 살아 제일 좋은게 사랑하는 순간인가봅니다..작가도 성장드라마라 했죠.

  • 2. ........
    '15.8.4 2:43 AM (222.112.xxx.119)

    누가 뭐라 해도 인생의 메인 테마는 사랑입니다.

    물론 82에선 사랑혐오하는 분들이 많겠지만요..

  • 3. 원글님 재밌으심
    '15.8.4 6:13 AM (14.32.xxx.97)

    귀신성장 드라마라 정의해 주시니 정리가 딱 되네요 하하하하
    저도 유일하게 기다렸다 본방사수하는 드라마예요.
    평생을 감질나게 거시기하고 살았는데(딱 바람 안피울 만큼만?ㅋ)
    이제라도 아끼지 말고 다 퍼줄까 싶은 마음이
    원글님 글 보니 생기네요 ㅋㅋㅋㅋ

  • 4. 그렇게
    '15.8.4 7:43 AM (211.36.xxx.65) - 삭제된댓글

    빨리죽을줄 알았다면 아끼고 미루지 말고 해보고 싶은거 다 해보고 살걸 그랬다고 하는 순애가 너무 짠해요.

    그나저나 단추하나 풀었는데 설레이는 건 (성균관스캔들 이후) 이드라마가 처음임 ㅋㅋㅋ

  • 5. ..
    '15.8.4 9:12 AM (1.252.xxx.170)

    40후반에 접어들 무렵... 내가 딱 원글님 말하는 그심정이었다우~
    젊어서는 나이들면 모든게 다 시들해지고 사그락 사그락 하는 감정의 동요는 없을줄 알았는데...
    다들 그저그런 그악스러운 아줌마가 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 6. 000
    '15.8.4 9:26 AM (116.36.xxx.23)

    나는 왜 살아서는 그리 살지 못했나... 슬기가 너무 가엾어서
    같이 울었어요.

  • 7. ...
    '15.8.4 9:45 AM (103.10.xxx.34)

    >>이승에 살아 제일 좋은게 사랑하는 순간 인가 봅니다..

    사랑 받는것보다 사랑 하였기에 더 행복 하였나느니......

  • 8. 어떤날
    '15.9.6 9:58 PM (124.56.xxx.134) - 삭제된댓글

    님이 쓴 이 글귀가 궁금해 드라마를 다운받아 보았고
    다시 님이 쓰신 글을 검색해서 읽고 있습니다.
    님의 글도 참 여운이 남는 글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3952 한여름이네~한여름~~ 18 아이고 2015/09/22 3,730
483951 하하하 누진세 폭탄 15 Gg 2015/09/22 5,573
483950 딱딱한 옥수수는 왜 그런거에요? 3 딱딱한 2015/09/22 1,473
483949 광주광역시 숙소 괜찮은 곳 5 광주 2015/09/22 1,323
483948 제번호 저장해서 갖고있는분이 라인톡 안읽는데요 2 2015/09/22 1,052
483947 삼성에서 새로나온 TV디자인 이쁘네요. 1 .. 2015/09/22 1,200
483946 은평구 장례식장 4 은평구 장례.. 2015/09/22 1,510
483945 무화과 먹는 법 12 ........ 2015/09/22 6,545
483944 '박근혜가 쏜다' 특별 군인 특식, 알고보니 ... 9 참맛 2015/09/22 2,232
483943 보통 작은 분들이 가슴이 크지 않나요?? 10 영피트 2015/09/22 2,060
483942 안 팔리는 빌라 떠넘기고 월세 주겠다는 친척이 있는데요 21 아놔 2015/09/22 4,679
483941 홈플러스에 갔다가 봉변당한 이야기. 28 엉엉~ 2015/09/22 7,454
483940 82에서 글퍼가서 씹고있네요 48 ㄱㄴㄷ 2015/09/22 2,995
483939 초등아이랑 시카고가서 뭘 하면 좋을까요.. 49 .. 2015/09/22 1,705
483938 갑자기 연락 뚝.. 2 궁금 2015/09/22 1,605
483937 제가 젤 먼저일까요? 화해 사이트 관련 글이 없네요?? 1 /// 2015/09/22 1,045
483936 건강검진했더니 1 어이구..내.. 2015/09/22 1,565
483935 3년 넘게 연락이 없는 친구는 접어야겠죠? 7 왜그럴까 2015/09/22 3,257
483934 시판곰국 맛있는 브랜드 아세요? 5 사미 2015/09/22 1,553
483933 신기하네요 1 ㅎㅎ 2015/09/22 821
483932 직장 다니면서 시부모상 안 알린다면 49 @ 2015/09/22 7,545
483931 중1 딸아이 생리를 너무 자주하는데 7 정정 2015/09/22 1,924
483930 이 블로거 왜 이래요? 48 도둑질 2015/09/22 10,248
483929 제가 사표쓰네요 9 결국 2015/09/22 3,874
483928 캠핑 장비 어떻게 보관하세요. 49 차니맘 2015/09/22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