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가 좋아? 내 몸이 좋아?

쑥과 마눌 조회수 : 4,034
작성일 : 2015-08-04 02:17:22
오 나의 귀신이라는 드라마에 빠져서 내내 여운이 남네요.
오랜만에 빠질 만한 드라마에 빠져서..스스로 흐뭇하고요.
 
들이 대는 봉선이에게 조정석이 친
...내가 좋아?..내 몸이 좋아?..라는 대사가
이제는 20년도 넘게 아득해져 버린 스무살의 어린 내가
어둑어둑한 골목길에서 뽀뽀하려 달려들던 스무한살의 청년에게
던졌던 말과 비슷하여, 웃고 말았어요
 
그걸 그리 웃고 마는 걸루 끝내지 않고
고단한 저녁, 피곤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집구석이라고 찾아 들어,
기갈이 난 몸에
생수를 병채로 들이키던 늙수구리 남편을 빤히 쳐다보다
물어 보는 만행을 저질렀네요
 
뿜어 대는 물을 얼굴로 쳐 맞는 걸로
정의는 실현 되었고..
지두 지가 할 대답은 다 한거니 됐겠죠.
 
그래두
이 드라마가 요물인 것은
슬기가 목적을 향해서 달려가는 빙의귀신으로 끝나지 않고
살면서 느껴보지 않았던 감정들을 배워간다는
귀신 성장 드라마라는 데 있는 거 같네요
 
조정석이 좋은데
진짜로 좋아 졌는데..
이리 가슴 설레고..떨리고..
알콩달콩 할 수 도 있는 건데..
나는 왜 살아서는 그리 살지 못하였나..
이런 슬기의 고백도 나를 위한 조언 같고.
 
여자가 들이대는 데도 피하는 남자는 뭐냐는
봉선의 술주정에
다 알았으면서도 모르는 척 정리해 주는, 꼬르동세프의 우정도 나를 향한거 같고.
 
봉선과의 대망의 하룻밤 전야에
지를 책임지라는 조정석의 앙탈도 나를 향한 거 같고..
 
다 지나버린 일이리라..
이제는 사랑도, 우정도, 앙탈도..
해탈해버린 감정들이니 앞으로만 무심히 전진하리라..했던 생각들이..
우리 귀신 슬기의 조언에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오.
 
아직도 모르고 겪어보지 못한 감정들을 겪는 걸 겁내지 않으리라고.
가버린 청춘이 남긴 분별력을 의지하면, 뭐.. 어찌 되지 않을까하고..
그래도, 살아 있고 또 이리 느끼는데.
아껴 뭐하리 싶고..
그러네요.
 
 
 
 
IP : 72.219.xxx.6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ㅗㅗ
    '15.8.4 2:28 AM (211.36.xxx.71)

    이승에 살아 제일 좋은게 사랑하는 순간인가봅니다..작가도 성장드라마라 했죠.

  • 2. ........
    '15.8.4 2:43 AM (222.112.xxx.119)

    누가 뭐라 해도 인생의 메인 테마는 사랑입니다.

    물론 82에선 사랑혐오하는 분들이 많겠지만요..

  • 3. 원글님 재밌으심
    '15.8.4 6:13 AM (14.32.xxx.97)

    귀신성장 드라마라 정의해 주시니 정리가 딱 되네요 하하하하
    저도 유일하게 기다렸다 본방사수하는 드라마예요.
    평생을 감질나게 거시기하고 살았는데(딱 바람 안피울 만큼만?ㅋ)
    이제라도 아끼지 말고 다 퍼줄까 싶은 마음이
    원글님 글 보니 생기네요 ㅋㅋㅋㅋ

  • 4. 그렇게
    '15.8.4 7:43 AM (211.36.xxx.65) - 삭제된댓글

    빨리죽을줄 알았다면 아끼고 미루지 말고 해보고 싶은거 다 해보고 살걸 그랬다고 하는 순애가 너무 짠해요.

    그나저나 단추하나 풀었는데 설레이는 건 (성균관스캔들 이후) 이드라마가 처음임 ㅋㅋㅋ

  • 5. ..
    '15.8.4 9:12 AM (1.252.xxx.170)

    40후반에 접어들 무렵... 내가 딱 원글님 말하는 그심정이었다우~
    젊어서는 나이들면 모든게 다 시들해지고 사그락 사그락 하는 감정의 동요는 없을줄 알았는데...
    다들 그저그런 그악스러운 아줌마가 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 6. 000
    '15.8.4 9:26 AM (116.36.xxx.23)

    나는 왜 살아서는 그리 살지 못했나... 슬기가 너무 가엾어서
    같이 울었어요.

  • 7. ...
    '15.8.4 9:45 AM (103.10.xxx.34)

    >>이승에 살아 제일 좋은게 사랑하는 순간 인가 봅니다..

    사랑 받는것보다 사랑 하였기에 더 행복 하였나느니......

  • 8. 어떤날
    '15.9.6 9:58 PM (124.56.xxx.134) - 삭제된댓글

    님이 쓴 이 글귀가 궁금해 드라마를 다운받아 보았고
    다시 님이 쓰신 글을 검색해서 읽고 있습니다.
    님의 글도 참 여운이 남는 글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0197 지금 울릉도예요 3 휴가 2015/08/07 1,393
470196 엄마를 보고왔어요 8 엄마 2015/08/07 1,638
470195 남자 여럿 울리는 공대녀.jpg ..... 2015/08/07 2,352
470194 동탄 맛집 좀 추천해주세요. 6 ... 2015/08/07 1,575
470193 이부진 경우처럼 이혼소송해도 한쪽이 이혼 못 하겠다고 버티면 .. 11 이부진이우재.. 2015/08/07 6,320
470192 코드제로 써 보신 분 그림 2015/08/07 677
470191 오늘밤 11시 파파이스) 오전 9:08 "세월호 충돌(.. 2 침어낙안 2015/08/07 824
470190 강아지 어리광 10 별걸다해 2015/08/07 2,701
470189 글이 사라졌네요 2 오선생님 죄.. 2015/08/07 534
470188 혹시 도배풀 오프라인에서 어디서 파나요? 2 셀프도배 2015/08/07 1,572
470187 밥상 엎고 싶은걸 꾹 참았어요. 55 .. 2015/08/07 13,285
470186 인천 동향 에어컨없는집...29도입니다. 9 더워요 2015/08/07 2,022
470185 더운날 시작부터 전 이랬어요.^^ 7 @@ 2015/08/07 1,560
470184 하롱베이 9월1일쯤 덥나요? 1 해외여행 2015/08/07 513
470183 [서울] 남향 시원한 집 - 에어콘 안 틀면 거실 온도 몇도 나.. 6 궁금 2015/08/07 1,261
470182 아오리 사과 처치법.. 도와주세요 ㅠㅠ 16 ... 2015/08/07 3,040
470181 꿈해몽 좀 해주세요 1 꿈해몽 2015/08/07 389
470180 이사하면서 Meow 2015/08/07 360
470179 영화 '암살' 국회상영회, 만세 외치는 김무성 7 세우실 2015/08/07 1,514
470178 코웨이 정수기 광고 보셨어요? 8 어머~ 2015/08/07 9,346
470177 호구된 상황 3 얄밉지만 2015/08/07 1,858
470176 경기도 부천 근처에 쇼핑할 곳 있나요? 8 .... 2015/08/07 1,732
470175 창틀실리콘을 하고 아랫집이 베란다에 창틀 물이 샌다고 4 실리콘공사 2015/08/07 1,332
470174 82만 하면 1 레다네 2015/08/07 518
470173 녹았다 다시 얼었는데 먹어도 되요? 3 2015/08/07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