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상파 3사의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미리 입수해 무단 사용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손석희 사장(59·사진) 등 JTBC 관계자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29일 밝혔다. 출구조사 결과를 타인에게 누설한 다른 언론사 기자 등 4명도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
손 사장을 비롯한 JTBC 측은 지방선거 당일인 지난해 6월4일 지상파 3사가 보도하기 전인 오후 5시43분 출구조사 결과를 자사의 선거방송 시스템에 입력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손 사장은 담당자로부터 출구조사 결과를 사전에 입수한 것을 보고받고 출처를 명시해 보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나타났다.
경찰이 추적한 결과 모 언론사 기자 김모씨(38)가 그날 오후 5시31분 동료 기자 김모씨(30)에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출구조사 결과를 넘겼고, 김씨가 다시 1분 후인 5시32분 또 다른 메신저 ‘마이피플’에 올린 내용을 JTBC 기자 이모씨가 회사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당시 모두 정치부 소속이었다. 경찰은 여론조사기관 직원 김모씨(46)가 대기업 대관업무 담당자인 김모씨(43)에게 예측조사 결과를 흘린 사실도 적발했다.
JTBC는 사건 당일 오후 6시00분47초에 1·2위 후보자 이름과 예상 득표율이 적힌 출구조사 결과를 내보냈다. 경찰은 JTBC 출구조사 보도가 MBC보다 늦었지만 KBS·SBS보다 빨랐다는 점에서 “영업비밀 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JTBC는 “지상파가 이미 방송한 시점에 인용보도했다”면서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일절 불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