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내용 아닌데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음식에 관한 건데요
어느 여름날 엄마가 진짜 맛있는 것을 제게 주신다는 거에요
진짜 맛있다고 너도 먹어보라고 했어요
신 음식을 만난다는 기쁨에 들떴는데 엄마가 주신 게
하얀 국물에 밍밍한 건더기가 있는 니맛도 내맛도 아닌 묘한 맛이더라고요
이게 대체 뭐가 맛있냐고 햄버거 돈까스가 훨씬 맛있다고 제가 투덜 거렸어요
엄마는 바보 이게 얼마나 맛있는건지 모르다니 하면서 저를 원망하는 눈빛으로 제앞에서
한그릇을 쭉 마셔버렸어요
마트 갔더니 콩물이랑 그 하얀 건더기를 팔더라고요
그게 뭐냐면 콩물에 우묵가사리를 넣었던 거에요
그 시절에는 엄마가 직접 갈아서 만들었는데 세상 참 편해졌구나 싶어서
사와서 집에서 그 추억을 떠올리며 마셨어요
저 진짜 바보였네요 이렇게 맛있는 것을 ...저도 나이 먹은 거겠지요
그때 제가 초등 3학년 이었고 지금 제 아들이 초등 4학년 인데요
네에, 제 아들 샌드위치, 치킨 , 돈까스 좋아해요
그래서 당연히 이것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요
그런데 제가 말해주고 싶더라고요 입맛이라는 게 세월에 따라서 말이다 하면서요...
그래서 지난날 외할머니가 말이야 하면서 말해주었지요
너 입맛에는 안맞을거다 하고요
근데 웬걸요 고소하니 맛있다고 잘 먹어요
ㅋㅋ 역시 뭐든 잘 먹는 녀석에게는 안통하는 스토리구나 하면서 같이 먹었는데요
음...뭐랄까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거에요
엄마와 그리 살뜰한 사이도 아니고 오히려 서먹서먹해요
할말만 하고 딱히 대단한 사연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요
제가 나이 먹은 만큼 엄마도 그 세월 지나오신 거잖아요
묘한 감정이 일었어요
담주에 친정 가는데 우묵가사리 콩물에 넣어서 그 이야기를 꼭 할려고요
"그때는 이 맛을 모르는 바보 였는데 이젠 이 맛 아는 바보야 엄마"
같이 드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