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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휩쓸린다
흩뿌려진 씨앗들은
휩쓸리는 풍경이 된다
한 번씩 밀려왔다 밀려갈 때마다
푸른색을 버리고 누르스름한 색을 묻혀오는
바람 타고 노는 것이다
밀밭 위쪽으로 붉게 노을이 밀려와있다
붉은 발묵으로 번져있다
밀밭 위 하늘은 간지러운 것이다
누렇게 익은 껍질 속에는 터질 듯
흥분이 숨어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 껍질 속에는 젓가락 반기는 국수가 들어있고
노릇노릇 빵이 들어있다
검은 먹 갈다 잠든 어릴 적 같다
고조부는 하늘에 살짝 먹을 스쳤을 뿐인데
얼룩진 노을 저편
둥그런 하늘의 귀퉁이마다 번져 나오는 발묵
밀밭 끝이 까끌까끌하다
끼니는 다 저렇게 까끌까끌한 것들에서 나온다.
가끔 입 안이 까끌까끌한 것도
까끌까끌한 세상에서 지친 바람 탓이다
여름, 몇 번의 발묵이 번져 갔으나
변변한 묵화 한 점 건지질 못했다
판 걷어치우고 나면
뭉쳐서 집어 던진 화선지 몇 뭉치
여전히 하늘에 뭉게뭉게 떠있다
- 김희숙, ≪발묵(潑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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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23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5/07/22/201507023_grim.jpg
2015년 7월 23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5/07/22/201507023_jangdory.jpg
2015년 7월 23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01448.html
2015년 7월 23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df2133a7bf9840819403c46dba199a50
위축시킵시다... 하면 해킹하겠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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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푸는 행위를 의무가 아닌 특권으로 여기라.
- 존 D. 록펠러 주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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