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종이는 테이블 위에 휙 던져놓고 수다를 떨기 시작하세요.
규모에 비해 사람들이 많은 푸드코트라 시끌벅적한 가운데 두분 목소리가 또렷이 다 들릴정도로
말씀을 나누시는데 제가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한참을 그렇게 떠드시는데 띵똥띵똥 소리와 함께 그렇잖아도 제가 속으로
'벨이 저렇게 울리고 번호가 뜨는데 한번을 안보냐...' 하는중에 저기서
00번 손님~ 00번 손님~ 하는 소리가 들려요.
음식코너 아주머니가 얼굴이 벌개진걸 보니 분명 아주 여러번 불렀나봐요.
하도 찾으러 안오니 답답해진 아주머니가 소리 치신거죠.
제가 옆에 아주머니를 흘끔 보니 아직도 수다 삼매경이시고
테이블 위에 번호는 안보이니 제가 대신 말씀드릴수도 없고 암튼 그런 상황에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옆으로 가더니 종이를 집어들고
"손님 음식 나왔네요"라고 친절히 얘기해줍니다.
아이고 하더니 두분이 벌떡 일어나서 음식을 가지러 간 사이
직원조끼입은 젊은 청년 하나가 그 자리에 앉으려고 의자를 빼는데
아주머니들 오시더니 "거기 우리 자리에요!"라고 소리치시고
청년이 "여기 네분 자리니까 테이블 하나 떼서 제가 앉을게요 자리가 없어서요"라고 하니
"안돼요 우리 가방 있는거 안보여요?"
"아... 네. 근데 이게 원래 2인 테이블 두개 붙여놓은거거든요. 자리가 없어서요"
"안된다니까 더운데 가방 안고 밥 먹을까!"
결국 그 청년 그냥 돌아가고 자리 없어서 한참을 서성서성 거리는데 제가 다 열받더라고요.
안하무인 아줌마들때문에 대체 몇명이 피해를 보는지...
얼굴 벌개진 음식코너 아줌마도 안됐고 자리 못찾아 서성대던 청년도 안됐고
그런거 보면서 소화 안돼서 지금 속 거북해진 저도 안됐고.......
아, 근데 저 우리네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