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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평생 국수 끊기가 왜 이리 어렵나요..

국수중독 조회수 : 3,169
작성일 : 2015-07-21 16:38:25

매일 국수만 먹고 싶으니 큰일이죠?

몸에 좋지도 않은 밀가루 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는데 쉽지가 않네요.

 

봄, 가을, 겨울엔 따뜻한 우동이나 잔치 국수, 아님 손수제비가..

요즘엔 냉면류의 차가운 국수와 매운 쫄면이 왜 이리 땡기나요...

 

평생 국수를 많이 먹었고 나이 들면서는 나름 자제를 하지만 그래도 매일 국수가 너무 먹고 싶어요.

남편이 잔소리 해서 밖에서 혼자 사먹고 싶을 때가 있네요.

그렇지만 라면은 안 좋아해요.

 

 

 

 

IP : 211.218.xxx.177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7.21 4:40 PM (175.121.xxx.16)

    몸에 안좋다고 해도
    밀가루는 끊을 수가 없어요.

  • 2. .....
    '15.7.21 4:40 PM (203.226.xxx.80)

    저도 면 좋아해요. 바지락 칼국수, 닭칼국수, 냉모밀, 비빔국수 등등등... 근데 살만 찌고 탄수화물 덩어리라.. 맛있는건 살쪄서 짜증나네요ㅜㅜ

  • 3. ..
    '15.7.21 4:48 PM (210.217.xxx.81)

    저도 요새는 메밀국수? 정말 자주 먹네요 여름이라 ㅎㅎ

  • 4. 저두요
    '15.7.21 4:56 PM (112.152.xxx.85)

    저도‥라면ㆍ 수제비ㆍ빵ㆍ피자ㆍ햄버거
    싫은데‥흰국수만 좋아해요
    멸치국수ㆍ우동만 매일 먹어도 살것같아요

  • 5. ^^
    '15.7.21 5:02 PM (1.248.xxx.187)

    저 지금 김치우동 먹고 있어요 ㅎㅎㅎ

  • 6. 저도...
    '15.7.21 5:26 PM (121.175.xxx.150)

    잔치국수, 수제비 너무 좋아해서 큰일이에요.
    전 심지어 약한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지 자주 먹으면 위가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는데도 욕구를 참을 수가 없네요.

  • 7. 니즈
    '15.7.21 5:28 PM (116.126.xxx.26)

    국수칼로리가 어마무시하던데 알면서도 줄이기 어려워요 요샌가끔 쌀국수사다가 열무물김치에 말아먹기도하고 쌀소면도 한번씩 사는데 거기서거기겠죠 흰콩삶아서 가끔 콩국수 말아먹기도하고 여름에 입맛없을땐 그냥 땡기는데로 먹어요

  • 8. 살 찐
    '15.7.21 5:44 PM (219.255.xxx.213)

    타입이신가요? 전 국수 님처럼 넘 좋아하다가 어느날 부터 살이 많이 쪄서 끊었어요
    크게 건강에 이상을 주지 않는다면 좋아하는 음식 굳이 참을 필요있나요

  • 9. 시감상
    '15.7.21 5:44 PM (222.237.xxx.127)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 10. 시감상
    '15.7.21 5:46 PM (222.237.xxx.127)

    국수 / 김윤이


    국숫발이 소쿠리 찬물에 부어지는 소리 들렸다

    처-ㄹㄹ 불지 않고 물기 머금은 리을이 최초의 소리 같았네

    잠귀로 들으니 밥쌀 이는 소리보다 더 가늘게 흐느끼는 그 면이 된 것도 같았네

    국쑤 먹으련. 굶은 낯짝으로 내리 자면 맘이 편튼?

    아뇨. 나는 몸 좀 아팠기로 쌀쌀맞게 말을 싹둑 자르고 노상 병상춘추 도시 거추장스런 세월 모르리 길게 누웠네



    전생의 사랑방에서 그이가 히이야, 내 이름 불러 불과 함께 껐으리

    재털이에 담뱃불 바지직 이겼으리

    그러면 난 날 싫어하셔 혼자 자실랑가, 아양도 간드러졌으리



    혼몽으로 흐트러진 면인 듯 그이 민낯을 말아 쓸어안았네

    내가 사는 한줌거리 머리칼과 피부를 빠져나가 경황없이 날 버리고 돌아온 마음이 찼네

    차고 또 날이 많이 차 집안에 오한이 들었네 비로소 국수가 먹고 싶었네



    쇠붙이가 없어 철판을 주워다 칼로 썼다는 도삭면(刀削麵)

    그러나 먹어보고픈 최초의 사연 반죽덩어리

    입마개에 걸려나온 듯이 국쑤 말고 밋밋한 국수라는 말을 곁들이면

    정말 환하고 가늘은 면이 야들야들한 여자의 피부처럼 온갖 것 말쑥하게 벗고

    서슬 퍼런 세상 전쟁 같은 건 맹세코 모르리 나, 마냥 잊어버리고

    불 그슬린 맨발인 듯 광막한 설원을 질러서라도 억분지(億分之) 일인 그일 찾으리 사랑하는 사람에게 먹여 백수를 잇게 하리 너만은 내게 그러면 안 되네 목놓아 울지 않고 천수를 잇게 하리

    잃어버린 마음 하나를 끓인 고열에서 최초로 건져올리리



    국수가 빚어지는 동안 안녕이 염려되어 그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최초의 사랑

    그런 한물간 시간을 살고 싶었네

    아아- 나는 바직바직 애가 밭고 탈 노릇으로 반생을 앓아

    그만 궁여지책 내생을 이어 붙었네

    전 생애 최초의 반죽덩어리 도로 썰며 다쳐도 좋아 하였네

    정갈히 차리기 전 적셔놓고 적셔다놓는 물고랑 소리로도

    성큼 온 그가 기다리는 것이어서 하여 아흔아홉 좋이 될 물굽이인가

    작심으로 뜯는 육고기 살점 말고 그만그만한 한 가락 연이은 한 가락, 국수로 연명하고플 따름이었네

  • 11. 시감상
    '15.7.21 5:51 PM (222.237.xxx.127)

    국수 / 백석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가리 밭에서
    하로밤 뽀오얀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옛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의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텀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 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베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베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기사발에 그득히 사리워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러났다는 먼 옛적 큰 마니가
    또 그 집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옛적 큰아바지기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끊는 아루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 12. 밀가루가
    '15.7.22 7:02 AM (76.184.xxx.72)

    몸에 좋지 않다고는 하는데 중독성이 크더군요.
    댓글의 시 들이 참 좋습니다.

  • 13. 호러
    '15.7.22 7:13 AM (112.154.xxx.180)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하고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을 저도 참 좋아합니다ㅠ
    시들이 울컥하네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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