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학 나와도 취업이 안되는 세대

1234 조회수 : 4,364
작성일 : 2015-07-20 13:58:27

언론에서도 자주 이야기 하는 부분이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 전선에 나가는

제자들을 보며 너무 공감이 되는 헤드라인이다. 

 

제자 A는 인서울 공대 토목과를 나왔다. 1년 정도 대기업과 공사 중심으로

취업 준비를 했지만, 허사였다. 토목 경기도 않좋고, 자리도 많지 않았다.

간신히 중소기업에 취직했는데, 다닌지 1년이 안되어서 회사는 망하고

급여도 한 두달 체불 된체, 다시 구직 전선에 나왔다.

 

몇 달을 놀다가 간신히 취직한데가 역시 정부 출연 기관의 인턴직이었다.

급여는 한달 150 미만이다.

 

제자 B는 지방대에 다니다가 인서울 대학으로 편입했다. 대학에서는

중국어와 사회복지 복수 전공을 하고 사회복지 자격증도 땄다.

어느정도 쉽게 취업할 줄 알았는데, 그외로 고전하더니, 간신히 들어간

곳이 어느 NGO 말단 사원직이었다. 하지만 역시 6개월이 못되서

자금 지원이 끊기면서 구조조정 시작되자, 일순위로 직장을 잃었다.

역시 몇 달을 고생해서 비슷한 조건은 다른 NGO에 취직했는데

역시 급여는 150 미만이다.

 

제자 C는 아예 지방대에서 졸업만하면 취업이 된다는 전공을 공부했다.

하지만 졸업 후에도 무슨 무슨 자격증을 따느라 학원비가 몇 백원만 더들었다.

그래서 간신히 취직한 직장도 역시 150 미만의 비정규직이다.

 

자 이쯤 되면 근본적인 질문을 해 봐야 한다.

도대체 아이들을 대학에 왜 보내는 것일까?

 

대학이 직업 양성소만은 아니다라는 이상론은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여유있는 집안의 자녀들에게 통하는 이야기 이다.

 

내가 편입생들을 많이 지도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제 주변의 제자들의 반 이상은 취업 후 2-3 년은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고

미래를 위한 저축은 꿈도 못꾸고 있다. 

 

텐인텐 적인 입장에서는

과연 학비 최소 4000만원 (500 * 8학기) + 교재비 및 생활비 4000만원 (월 100 미만 * 4년)

등 최소 8,000 만원의 4년 투자를 아이에게 빚내서 할 것인지, 아니면

이돈을 저금하여, 아이가 사회 생활 시작할 때 종자돈을 쥐어 줄지 고민을 해야 한다.

 

사실 대학을 포기하면, 중고등 6년의 사교육비도 대부분 절약되고,

아이가 13살에서 24살까지 10년 아이 하나에게 들어갈 돈만 절약해도 최소 1억의 종자돈을

모아 줄 수 있다.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이렇게 명확한 사안에 막상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심리적인 변수이다. 

 

1. 요즘 대학 진학률이 70-80% 인데, 대학 안 나오면 사람 대접 받을까?

 

2. 대학 안 나오면 시집, 장가나 제대로 갈 수 있나?

 

3. 그래도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업, 좋은 직장에 갈 수 있지 않나?

 

이중 3번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대목인데, 현재 매년 60-70만의 대학 졸업자 중

월급 200만원 이상의 정규직이나 월급 500만원 이상의 전문직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아이들은 약 20만 정도이다. 이 정도도 상당히 넉넉하게 잡은 편이다.

취업도 재수 삼수 해서 좋은 직업을 차지하는 전년도 졸업자들을 생각해서

좀더 막하게 잡으면 약 10만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단순 계산을 해 보면, 수능 성적으로 상위 12-15% 정도는 들어야 그래도

생계 유지가 되는 직장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평균적으로 우리 아이 내신이 전교 등수로 20% 안에 못 든다면

이른바 취업이 되는 대학 진학은 힘들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1의 사람 대접은 이미 대학을 나와도 학벌차이가 나는 현실에서

대접 받지 않는 못하는 대학을 나오나 대학을 나오지 않나의 차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의외로 많은 부모님들은 2번에 미련을 많이 두는데,

요즘 제자들 시집, 장가가는 추세를 보면, 배우자가 어느 대학을 나왔냐가

관건이 아니라, 여학생은 외모, 남학생은 부모의재산이 가장 큰 변수가

되는 현실이 아닌가 주관적으로 생각해 본다.

 

입시 현장에서 볼 때, 부모님들이 아이들 대학 진학의 가장 큰 의미는 

아이의 미래와 장래라기 보다, '창피 당하고 싶지 않은' 자기 보존 욕구 인 것 같다.

 

친척들이나, 지인들에게 애가 이번에 고3이라면서 대학은 어떻게 되었어? 라는

질문이 가장 무서운 것이다.

 

명문대가 아니더라고 인서울이라도 하면 그나마 부모 얼굴에 먹칠은 안 할 텐데,

20년 동안 뼈 빠지게 키웠는데, 이게 무슨 망신이냐 가 이성적 판단을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주범이다.

 

물론 의대나 경영학과나 그나마 전문직이 열릴 수 있는 아이들에게는

전폭적인 지원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공부로 승부를 보기 힘든 자녀라면

차라리 그 체면 유지 비용을 아껴 아이 미래를 위해 저금을 해 두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요즘 강의 시간에는 틈틈히 아이들에게 대학을 가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너희들이 4년 뒤에 비정규직이나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4년을 어떻게 보낼지 준비하고 계획하라고 말한다.

 

특히, 대학 가서 최소한 반액 장학금이나 아직 소액이라고 장학금 받을

실력이 되지 않으면 일찌감치 대학을 그만 두고,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찾아 보라고 말한다.

 

학벌은 방송 통신대학도 있고, 이후에 경제적으로 자유인이 되어서

독학사를 해도 되고, 인서울 대학원에 가도 되고, 유학을 가도 된다.

 

요즘 아이들 입시 준비로 정신이 없는데,

요즘은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는 보람보다는

공연히 실업자 양산소와 비정규직 양산소에 아이들을 꾸역꾸역 밀어 넣는게

아닌가라는 회의가 많이 든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자본 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노예가 되지 말고,

근검절약-종자돈 마련- 욕심 없는 재테크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는 법과

어떻게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고 살지에 대한 가정 경영론에 대한 교육인데

우리는 공교육 12년 동안 아이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아이들 입시 끝나고 여유가 있을 때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토요일 아침마다 양재동에서 진행하는 독서 토론 모임에 오라고

매년 말하는데, 올해는 과연 몇 명이나 올지 모르겠다.

 

펌글입니다. 많은것을 느끼게 해주네요.

IP : 220.76.xxx.11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대
    '15.7.20 2:16 PM (211.109.xxx.86)

    몇넌전까진 공대졸업하면 취직걱정은 없다시피했고 저런예는 인문계의 예일뿐이었는데 요즘은 공대도 힘든가요?

  • 2. ㅡㅡㅡ
    '15.7.20 2:21 PM (39.7.xxx.12)

    공대는 지방대도 골라서 가고 취직돼요.

  • 3. 맞는말이예요
    '15.7.20 2:42 PM (66.249.xxx.178)

    여기 아줌마들은 요즘 취업 현실 알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지방대라도 공대라면 취업 다된다고요?되긴되죠.굶어죽어가는 문과보다는 낫겠죠. 중소기업에 취업하니깐 그렇죠. 취업의 질적인 문제는 고려안하나요?대기업 임금위 절반 수준이고 대기업 취업자는 전체 대졸자의 15프로 남짓이예요. 현실이 다 희망적일것 같죠?차라리 절망이라고 봐야 현실인식하고 대책세울수 있습니다. 내가 15프로에 가까운지 85프로에 가까운지 명확히 바라봐야죠.

  • 4. ......
    '15.7.20 2:46 PM (182.221.xxx.57)

    공대도 나름이죠.
    공대라면 다 취업이라니요.... 전화기과 외엔 공대도 취업현실이 암담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게다 전화기 조차도 서울취업은 바늘구멍이죠.

  • 5. ...
    '15.7.20 3:13 PM (118.33.xxx.35)

    이런 글에 동조하는 분들도 정작 본인 자식이 결혼하겠다며 데리고 온 사람이 중졸 고졸이면 입에 거품 물어요.

  • 6. ㅇㅇㅇ
    '15.7.20 3:20 PM (211.237.xxx.35)

    졸업만 하면 취업이 된다는 전공이 뭔데요?
    그럼 그 졸업만 하면 취업이 된다 누가 했는데요? 그런말 한 사람이 사기친거잖아요.

  • 7. 대학 1년
    '15.7.20 6:23 PM (61.72.xxx.209)

    학점 바닥이었던 입대한 아들 녀석 보여줘야 겠네요.

  • 8. 오수
    '15.7.24 2:34 PM (112.149.xxx.187)

    좋은 글 참조할께요

  • 9. 밍기뉴
    '15.9.20 9:23 AM (14.48.xxx.238)

    취업...
    좋은 조언 말씀들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5006 '집밥백선생'에 손호준 하차하네요? 6 참맛 2015/07/20 5,248
465005 다운계약서 쓰는 것 불법아닌가요? 4 아파트 2015/07/20 1,596
465004 빌라 평형과 아파트 평형, 빌라가 싼 게 아니네요? 6 혼란의 연속.. 2015/07/20 2,958
465003 서른두살의 경찰이 근무중 자신의 총기로 자살을했다네요. 3 헐.. 2015/07/20 3,327
465002 오랜만에 미싱하려는데 고장이 나버렸어요. 1 난감 2015/07/20 721
465001 무뢰한 결말 어찌된건가요 6 손님 2015/07/20 30,546
465000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석방을 위한 탄원서] 2 416연대펌.. 2015/07/20 505
464999 성형외과갔는데, 치아교정을 추천했어요. 7 dd 2015/07/20 1,934
464998 국정원 관련 젤 웃긴기사는 '단기 기억상실증'인듯 3 빵터졌던 2015/07/20 1,463
464997 프로파일러 배상훈 교수 인터뷰, 섬뜩하네요 . 1 어우 2015/07/20 9,923
464996 지하철에서 옆 사람이 기대 졸 경우 어떻게 하시나요? 6 ... 2015/07/20 1,740
464995 "드럼쿡" 이라는 제품 사연해 .. 조리도구 2015/07/20 554
464994 새 건물에 교회가 들어오고 싶어해요 16 건물주 문의.. 2015/07/20 5,203
464993 맛있는 김 추천해주세요~ 5 선샤인 2015/07/20 1,737
464992 비오는 춘천에서 뭐 할까요??? 7 .... 2015/07/20 1,831
464991 청국장 대신 청국장 가루로 찌게 끓이면 넣으면 청국장 맛 나요.. 1 금호마을 2015/07/20 721
464990 신경민, 해킹팀 로그파일에서 한국 아이피 138개 발견 4 국정원 2015/07/20 1,189
464989 타파웨어에서 나오는 정수기 어떤가요? .. 2015/07/20 2,499
464988 좋은 조언 댓글 달렸는데 글이 날아갔어요 죄송합니다 ㅜㅜ 2015/07/20 480
464987 여러분 자살이 이리도 쉬운건가요? 5 ... 2015/07/20 4,386
464986 나이먹으니 이제 애니메이션 재미 없네요. 9 2015/07/20 1,762
464985 다들 외로우신가요? 5 너무한다 2015/07/20 2,043
464984 노각무침을 이제서야 안 것이 억울해요 13 배고팡 2015/07/20 6,400
464983 친정엄마와 멀어지기도 하나요.. 9 ... 2015/07/20 2,756
464982 애슐리 판교점,서현점 둘 다 갔다오신분 있나요. 2 2015/07/20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