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도 자주 이야기 하는 부분이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 전선에 나가는
제자들을 보며 너무 공감이 되는 헤드라인이다.
제자 A는 인서울 공대 토목과를 나왔다. 1년 정도 대기업과 공사 중심으로
취업 준비를 했지만, 허사였다. 토목 경기도 않좋고, 자리도 많지 않았다.
간신히 중소기업에 취직했는데, 다닌지 1년이 안되어서 회사는 망하고
급여도 한 두달 체불 된체, 다시 구직 전선에 나왔다.
몇 달을 놀다가 간신히 취직한데가 역시 정부 출연 기관의 인턴직이었다.
급여는 한달 150 미만이다.
제자 B는 지방대에 다니다가 인서울 대학으로 편입했다. 대학에서는
중국어와 사회복지 복수 전공을 하고 사회복지 자격증도 땄다.
어느정도 쉽게 취업할 줄 알았는데, 그외로 고전하더니, 간신히 들어간
곳이 어느 NGO 말단 사원직이었다. 하지만 역시 6개월이 못되서
자금 지원이 끊기면서 구조조정 시작되자, 일순위로 직장을 잃었다.
역시 몇 달을 고생해서 비슷한 조건은 다른 NGO에 취직했는데
역시 급여는 150 미만이다.
제자 C는 아예 지방대에서 졸업만하면 취업이 된다는 전공을 공부했다.
하지만 졸업 후에도 무슨 무슨 자격증을 따느라 학원비가 몇 백원만 더들었다.
그래서 간신히 취직한 직장도 역시 150 미만의 비정규직이다.
자 이쯤 되면 근본적인 질문을 해 봐야 한다.
도대체 아이들을 대학에 왜 보내는 것일까?
대학이 직업 양성소만은 아니다라는 이상론은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여유있는 집안의 자녀들에게 통하는 이야기 이다.
내가 편입생들을 많이 지도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제 주변의 제자들의 반 이상은 취업 후 2-3 년은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고
미래를 위한 저축은 꿈도 못꾸고 있다.
텐인텐 적인 입장에서는
과연 학비 최소 4000만원 (500 * 8학기) + 교재비 및 생활비 4000만원 (월 100 미만 * 4년)
등 최소 8,000 만원의 4년 투자를 아이에게 빚내서 할 것인지, 아니면
이돈을 저금하여, 아이가 사회 생활 시작할 때 종자돈을 쥐어 줄지 고민을 해야 한다.
사실 대학을 포기하면, 중고등 6년의 사교육비도 대부분 절약되고,
아이가 13살에서 24살까지 10년 아이 하나에게 들어갈 돈만 절약해도 최소 1억의 종자돈을
모아 줄 수 있다.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이렇게 명확한 사안에 막상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심리적인 변수이다.
1. 요즘 대학 진학률이 70-80% 인데, 대학 안 나오면 사람 대접 받을까?
2. 대학 안 나오면 시집, 장가나 제대로 갈 수 있나?
3. 그래도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업, 좋은 직장에 갈 수 있지 않나?
이중 3번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대목인데, 현재 매년 60-70만의 대학 졸업자 중
월급 200만원 이상의 정규직이나 월급 500만원 이상의 전문직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아이들은 약 20만 정도이다. 이 정도도 상당히 넉넉하게 잡은 편이다.
취업도 재수 삼수 해서 좋은 직업을 차지하는 전년도 졸업자들을 생각해서
좀더 막하게 잡으면 약 10만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단순 계산을 해 보면, 수능 성적으로 상위 12-15% 정도는 들어야 그래도
생계 유지가 되는 직장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럼 평균적으로 우리 아이 내신이 전교 등수로 20% 안에 못 든다면
이른바 취업이 되는 대학 진학은 힘들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1의 사람 대접은 이미 대학을 나와도 학벌차이가 나는 현실에서
대접 받지 않는 못하는 대학을 나오나 대학을 나오지 않나의 차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의외로 많은 부모님들은 2번에 미련을 많이 두는데,
요즘 제자들 시집, 장가가는 추세를 보면, 배우자가 어느 대학을 나왔냐가
관건이 아니라, 여학생은 외모, 남학생은 부모의재산이 가장 큰 변수가
되는 현실이 아닌가 주관적으로 생각해 본다.
입시 현장에서 볼 때, 부모님들이 아이들 대학 진학의 가장 큰 의미는
아이의 미래와 장래라기 보다, '창피 당하고 싶지 않은' 자기 보존 욕구 인 것 같다.
친척들이나, 지인들에게 애가 이번에 고3이라면서 대학은 어떻게 되었어? 라는
질문이 가장 무서운 것이다.
명문대가 아니더라고 인서울이라도 하면 그나마 부모 얼굴에 먹칠은 안 할 텐데,
20년 동안 뼈 빠지게 키웠는데, 이게 무슨 망신이냐 가 이성적 판단을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주범이다.
물론 의대나 경영학과나 그나마 전문직이 열릴 수 있는 아이들에게는
전폭적인 지원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공부로 승부를 보기 힘든 자녀라면
차라리 그 체면 유지 비용을 아껴 아이 미래를 위해 저금을 해 두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요즘 강의 시간에는 틈틈히 아이들에게 대학을 가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너희들이 4년 뒤에 비정규직이나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4년을 어떻게 보낼지 준비하고 계획하라고 말한다.
특히, 대학 가서 최소한 반액 장학금이나 아직 소액이라고 장학금 받을
실력이 되지 않으면 일찌감치 대학을 그만 두고,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찾아 보라고 말한다.
학벌은 방송 통신대학도 있고, 이후에 경제적으로 자유인이 되어서
독학사를 해도 되고, 인서울 대학원에 가도 되고, 유학을 가도 된다.
요즘 아이들 입시 준비로 정신이 없는데,
요즘은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는 보람보다는
공연히 실업자 양산소와 비정규직 양산소에 아이들을 꾸역꾸역 밀어 넣는게
아닌가라는 회의가 많이 든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자본 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노예가 되지 말고,
근검절약-종자돈 마련- 욕심 없는 재테크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는 법과
어떻게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고 살지에 대한 가정 경영론에 대한 교육인데
우리는 공교육 12년 동안 아이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아이들 입시 끝나고 여유가 있을 때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토요일 아침마다 양재동에서 진행하는 독서 토론 모임에 오라고
매년 말하는데, 올해는 과연 몇 명이나 올지 모르겠다.
펌글입니다. 많은것을 느끼게 해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