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알/진범 잡은 황형사는 좌천 당해

억장이 무너져 조회수 : 1,177
작성일 : 2015-07-19 18:52:37
그알] 진범 잡은 황상만 형사는 그 일로 좌천까지 당했었죠.


"그 사건을 생각하면 미운 사람이 너무 많아. 내 자신에게도 화가 나고. 그래서 약촌오거리에 다시 가기 싫은 거예요."

사건이 발생하고 사흘 뒤 범인이 체포됐다. 15살 최성필이었다. 그는 살인죄 등으로 10년 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그는 누명을 쓴 가짜 살인범이다. 사건 발생 3년 뒤인 2003년 '진짜 살인범은 따로 있다'는 첩보가 군산경찰서에 들어왔다.

"첩보를 입수하고 군산경찰서 서장, 수사과장 등 모든 간부들이 모여 회의를 했어요. 이걸 수사하느냐, 마느냐 고민이 컸지. 3년 전에 익산경찰서가 체포한 가짜 살인범이 감옥에 있잖아. 근데 우리가 진짜 살인범을 잡으면 여러 사람이 난처해지지. 엉뚱한 범인을 잡은 경찰과 검찰, 그 아이에게 10년을 선고한 판사.."

그해 6월 5일, 당시 군산경찰서 형사반장 황상만은 진짜 살인범을 체포했다. 1981년 생 김OO. 그는 범행 목적, 방법, 도피 장소 등 모든 걸 자백했다. 진짜 살인범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놀라운 정보까지 털어놨다. 범행 당시 그를 숨겨준 임OO도 체포했다.

"진짜 살인범을 체포한 형사"

국가는 그를 격려하고 박수를 쳤을까? 정반대 일이 벌어졌다.

"김OO에게 모든 자백을 받았어요. 택시기사가 살해된 상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사체 부검 결과와도 일치했죠. 흉기를 목격한 사람도 여러 명이고. 우리가 구속시켜달라고 영장을 신청하면, 검사가 판사에게 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계속 돌려보내더라고."

왜 그랬을까?

"왜긴. 15살 가짜 살인범을 잡은 경찰, 검찰, 판사 입에서 모두 곡소리 나게 생겼으니 그렇죠. 모두 옷 벗는 게 정상이지. 자기들이 감옥에 넣은 그 아이에게 사과하고 반성해야죠. 근데 그 사람들이 그걸 하기 싫어서 15살 아이를 계속 감옥에 두고 진짜 살인범을 풀어준 거라니까!"

황상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검사가 구속영장을 돌려보내면, 증거를 더 보강해 구속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진짜 살인범 김OO은 총 4회, 그를 숨겨준 임OO은 5회 범행을 자백했다. 임의로 자백하는 상황을 담은 진술동영상도 촬영했다. 둘의 의견은 일치했다. 그럼에도 수사지휘를 하는 검사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황상만은 계속 수사했다. 범행 도구인 칼을 봤다는 새로운 증인도 확보했다. 검사는 달라지지 않았다. 황상만은 약 1년간 집요하게 사건에 매달렸다.

"주변에서 많이 말렸죠. 계란으로 바위 치기고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고."

그 싸움을 왜 했느냐고 12년 전 그 질문을 다시 던졌다.

"누명 쓰고 감옥에 있는 15살 아이가 불쌍하잖아요! 형사이기 전에 나도 자식을 둔 부모잖아요. 그 전에 인간이고요! 괴로웠죠. 양심상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지. 눈 앞에 진짜 살인범이 걸어다니는데, 형사로서도 참을 수 없었고. 이걸 모른 척 하면 내가 평생 후회할 거라고 생각했죠."

"돌아온 건 박수가 아닌 좌천이었다"

인간적 양심과 형사로서의 사명감으로 시작한 일. 돌아온 건 박수가 아닌 좌천이었다. 국가는 포기하지 않는 그를 자리에서 밀어냈다. 황상만을 지구대(파출소)로 발령내 더는 수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수사팀은 해체돼 뿔뿔이 흩어졌다. 더 큰 손이 개입한 듯했다.

"보통 경찰서장은 해당 지역에서 지위가 되는 사람이 하거든요. 근데 느닷없이 경찰청 본청 간부가 군산경찰서장으로 와 나를 지구대로 보내더라고. 고참 형사반장들의 힘이 너무 커졌다는 이유를 들면서요. 그때 비수사 부서로 간 사람들은 대부분 금방 복귀했거든. 근데 나는 끝까지 복귀시키지 않더라고요. 내가 여러 번 복귀 의사를 밝혔는데도."

"그는 다시 사건 수사를 하지 못했다"

1976년 경찰이 돼 수십 년 수사부서에서 일한 베테랑 형사 황상만. 그는 다시 사건 수사를 하지 못했다. 2014년 군산의 한 지구대에서 정년퇴직했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그에게 상처로 남았다. 후회하지는 않는다.

"내가 진짜 살인범 김OO과 원수도 아니고, 그저 진실을 밝히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저는 이런 주장까지 했어요. '백 번 양보해서 진짜 살인범 체포를 포기할 수도 있다. 대신 감옥에 있는 가짜 살인범 최성필을 풀어주자. 누가 봐도 그 아이가 범인은 아니지 않느냐.' 난 걔가 진짜 불쌍했어요. 풀어주고 싶었지. 내가 직접 최성필을 만나려고 했는데..그 전에 나를 쳐내더라고."

황상만은 군산의 한 아파트에 산다. 그의 집에서 익산 약촌오거리는 가깝다. 차로 40분이면 도착한다. 거길 다시 가는 데 12년이 걸렸다. 그는 차 안에서 내내 고통스런 한숨을 쉬었다.

http://m.newsfund.media.daum.net/episode/737

IP : 112.145.xxx.2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벌레무당
    '15.7.19 8:05 PM (58.122.xxx.42)

    조직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네요.ㅠ.ㅠ

  • 2. 오늘을
    '15.7.19 8:10 PM (14.63.xxx.133)

    인과응보라는 것이 이세상에서 꼭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담당판사, 검사, 여러 관련자들도 자식이 있겠죠...

  • 3. 넘 기막히네요
    '15.7.19 8:10 PM (223.62.xxx.98)

    개썩은 개한민국 견찰들 판사들 경찰들
    우리 국민들은 왜 소리를 못 내고 있나요

  • 4. richwoman
    '15.7.19 11:06 PM (74.72.xxx.181)

    이 사건 맡은 검사, 경찰들은 악마에요.

  • 5. richwoman
    '15.7.19 11:06 PM (74.72.xxx.181)

    경찰들과 검사가 한 인간을 살해한거죠. 욕나옵니다, 진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5720 참치캔 속 카놀라유 신경안쓰이나요? 6 GMO 2015/07/20 2,446
465719 중학교 국어는 그냥 책읽기 만으론 따라가기 어려운가요? 8 국어고민 2015/07/20 1,785
465718 도배집에서 페인트로 해줄까요? 2 페인트 2015/07/20 1,023
465717 아래 cms 얘기가 나와서 질문 1 2015/07/20 1,260
465716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23일에 무료 클래식 공연하네요. 서울시짱 2015/07/20 691
465715 왕십리역 근처 음식점 여쭙니다~ 3 여름여름 2015/07/20 930
465714 감정이 안생기는데 연애를 시작해도 될까요? 5 남자 2015/07/20 1,786
465713 보아가 그렇게 대단했었나요? 12 ..... 2015/07/20 5,036
465712 세월호461일)아홉분외 미수습자님! 보고십습니다.. 13 bluebe.. 2015/07/20 406
465711 댓글 감사해요 4 ... 2015/07/20 1,260
465710 이명박도 불쌍해요... 21 ㅇㅇ 2015/07/20 3,686
465709 초등아들이 친구가 별로없어서 걱정이예요ㅠㅠ 5 걱정맘 2015/07/20 1,482
465708 무직자는 햇살론대출 안되나요? 캐피탈은요? 1 ... 2015/07/20 1,507
465707 만화책 매입하는데 있나요? 6 ㅇㅇ 2015/07/20 1,111
465706 다문화가정 제자폭행 창원 대원초등학교 1 남자교사 2015/07/20 1,484
465705 결혼을 하기 앞서 의부증에 대한 걱정. 1 고민녀 2015/07/20 1,498
465704 오이지 담그기 1 담그는 시기.. 2015/07/20 928
465703 아기가 아파요 도와주세요 7 ~~ 2015/07/20 1,897
465702 초4아이 현재 cms 제일 높은반인데 와이즈만테스트 통과못했네요.. 8 어쩌나 2015/07/20 13,594
465701 캔우* 미니믹서기가 안돌아가요 ccc 2015/07/20 984
465700 울산 모텔 내연남 드디어 구속 9 진즉에 2015/07/20 6,467
465699 사회생활에서 내 자리를 지키는게 중요한가요? 3 제이 2015/07/20 1,227
465698 대출받아야 하는데 어쩌면 좋죠? 2 미치겠네.... 2015/07/20 1,015
465697 전지현은 죽을때까지 주연하며 승승장구할듯해요 24 bbb 2015/07/20 6,921
465696 밖에서 놀고 오면, 애가 너무 심하게 시뻘겋게 익어요. 3 ghr시 2015/07/20 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