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어머님은 인품이 참 좋으십니다... 인간적으로는 참 좋은 분인데요.
옛날 분이어서 그러신지 음식을 저장하는 개념에 대해 강박증이 있으세요.
제철에 나는 것들을 어마어마 하게 사서 소분하고 냉동하고 뭐 그런거요.
마늘철이면 마늘을 어마어마하게 사시고. (밭에서 떼오세요)
고추장 된장 간장 직접 다 해드시고
서리태도 몇십키로씩 주문
대추같은거 떨어지면 포대로 사시고
쌀은 말할것도 없구요. 가마니로 쌓여있어요.
그러니 집안이 여백이 없고, 창고는 물론 앞뒤 베란다 김치냉장고 냉동고 냉장고 죄다 음식 거리에요ㅗ.
솔직히 그렇게 많이 쌓여있으니 도대체 뭘해먹어야될지도 모를것같은데.. 뭐 그거야 어머님 댁에서 알아서 처리하시는 일이니 제가 관여할일이 아니고...
문제는 저희 집까지 관여하시려고 하시는겁니다.ㅠ
쌀도 너무 많이 보내주시고, 잡곡이며....
김장철이 되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그거 누가 다먹는다고
70년대 스타일로 김장을 하시는데... 정말 ..
저희집에 놔둘곳만 생기면 (아이들 보러 자주 오셔서)
꽉꽉 채워 놓으시려고 김치도 마냥 쟁여두시고...
인간이 김치를 위해 존재하는지, 김치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지 모를정도에요.
김장을 하시고도,
갓 만든 김치가 맛있다고 10포기씩 한여름 에도 담가서 조금씩 나눠주시는데
도저히 처리가 안되서.....
남편이랑도 많이 싸웠어요.
남편도 냉장고 꽉찬거 어릴때부터 노이로제여서 자기 어머니한테 화도 많이 내고 그랬었는데,
한 한두달만 잠잠해질뿐
장 담그시거나
김치 하시거나
대량으로 뭔가를 구입하시면
또 .. "택배 보냈다" 혹은 " ... 가지고 가라" 라며,
화내듯 손사래 치면 마지못해 안주시긴 하는데, 매번 화내고 쌩까도 보내버리시거나... 암튼...전략이 치밀해 지셔서 일일이 다 방어하기가 어렵네요. 이거 병 맞죠?ㅠㅠ
김치같은 경우도 시댁식구들은 엄마손맛에 익숙해져서 맛있다고 먹는데, 솔직히 저는 입에 맞지도 않고..(지방식 젓갈 많이 들어간 김치에 익숙하지가 않아요.ㅠㅠ) 김치찌개만 주구장창 끓이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어서요..
그냥 답답해서 하소연 해봤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