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와 관련된 연구에서 하루 4잔 이하의 커피는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키미디어커피와 고양이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오랫동안 편견을 받아왔다는 점이다. 고양이는 마녀의 부하라는 편견 때문에 중세때 정식 재판을 받고 학살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져 개보다 3배 가량 더 많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커피는 특유의 검은색과 이슬람 지역이 원산지라는 이유로 ‘악마의 물’로 불려왔다. 이슬람에서조차 정신을 불순하게 만든다며 금기시되기도 했다. 아침을 깨우는 존재로 오랫동안 음용돼왔지만 그만큼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통념이 최근까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커피가 몸에서 발생하는 나쁜 성분을 없애주는 항산화성분이 많고 우울증을 막는다는 연구결과가 거듭 나오면서 커피는 면죄부를 받고 있다. 이런 연구결과는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 이뤄졌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까?
커피는 너무나 뛰어난 각성효과 때문에 오랫동안 편견에 시달려 왔지만 최근 적당한 양은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결과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곽윤섭 기자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코호트 연구소(장유수 교수, 최유니 연구원)는 커피와 관련된 코호트 분석을 했다. 코호트란 특별한 기간 내에 출생하거나 조사하는 주제와 관련된 특성을 공유하는 집단을 말한다. 커피에 대한 코호트 분석을 한 것은 강북삼섬병원이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연구 결과, 하루에 3잔에서 4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면 심장 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심장질환이 없는 무증상 성인남녀 약 2만5000여명(남자 2만1000명, 여자 4000명)을 대상으로 평소 커피 섭취량에 따른 관상동맥 석회화 정도를 비교한 결과다. 연구팀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군과 하루 1잔 미만, 1잔 이상~3잔 미만, 3잔 이상~5잔 미만, 5잔 이상 마시는 군으로 나눠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를 조사했다.
전산화 단층촬영으로 측정하는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는 동맥경화반의 총량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동맥경화반은 혈관 안에 지방축적으로 노폐물이 쌓인 상태를 말한다.
분석 결과 커피섭취량과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는 하루 3잔 이상~5잔 미만(1잔 기준, 약 150㎖)의 커피를 마시는 군이 전혀 마시지 않는 군에 비해 조기관상동맥질환 비율이 20% 낮았고, 관상동맥석회화 수치비는 41% 감소했다. 반면에 5잔 이상 마시는 군에서는 이 같은 감소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커피가 심혈관계질환의 예방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팀은 커피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인 당뇨병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커피에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들이 인슐린 감수성과 베타세포의 기능을 개선시키고,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산화 감소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커피와 관련해 많은 유해 논쟁이 있었지만 최근 각국의 많은 연구 조사 결과, 적당량의 커피는 심장병 당뇨병 우울증은 물론 사망의 위험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베이스장유수 교수는 "무증상 성인에게 하루 5잔 미만의 커피섭취는 조기 관상동맥질환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게 음용을 권고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과도한 커피 섭취는 심장부정맥과 같은 카페인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심장질환 관련 국제학술지 '심장(HEART)' 온라인판에 이날 게재됐다.
올해초 일본 국립암센터는 전국 40∼69살 남녀 약 9만 명을 대상으로 1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커피를 하루 3∼4잔 마시는 사람은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24% 낮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5년 하버드 의대는 12만명의 미국 여성을 대상으로 코흐트 분석해보니, 커피가 당뇨병과 우울증을 감소시키고 자살률을 낮춘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하버드 의대는 “커피가 칼슘을 둘러싼 논쟁 때문에 우유보다 더 안전한 식품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심장병 예방에 효과 있어, 5잔 이상 역효과
강북삼성병원, 5000명 추적 조사 결과
외국의 관련 연구 많지만 한국인 대상은 최초
강북삼성병원, 5000명 추적 조사 결과
외국의 관련 연구 많지만 한국인 대상은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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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와 관련된 연구에서 하루 4잔 이하의 커피는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키미디어커피와 고양이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오랫동안 편견을 받아왔다는 점이다. 고양이는 마녀의 부하라는 편견 때문에 중세때 정식 재판을 받고 학살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져 개보다 3배 가량 더 많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커피는 특유의 검은색과 이슬람 지역이 원산지라는 이유로 ‘악마의 물’로 불려왔다. 이슬람에서조차 정신을 불순하게 만든다며 금기시되기도 했다. 아침을 깨우는 존재로 오랫동안 음용돼왔지만 그만큼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통념이 최근까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커피가 몸에서 발생하는 나쁜 성분을 없애주는 항산화성분이 많고 우울증을 막는다는 연구결과가 거듭 나오면서 커피는 면죄부를 받고 있다. 이런 연구결과는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 이뤄졌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까?
커피는 너무나 뛰어난 각성효과 때문에 오랫동안 편견에 시달려 왔지만 최근 적당한 양은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결과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곽윤섭 기자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코호트 연구소(장유수 교수, 최유니 연구원)는 커피와 관련된 코호트 분석을 했다. 코호트란 특별한 기간 내에 출생하거나 조사하는 주제와 관련된 특성을 공유하는 집단을 말한다. 커피에 대한 코호트 분석을 한 것은 강북삼섬병원이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연구 결과, 하루에 3잔에서 4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면 심장 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심장질환이 없는 무증상 성인남녀 약 2만5000여명(남자 2만1000명, 여자 4000명)을 대상으로 평소 커피 섭취량에 따른 관상동맥 석회화 정도를 비교한 결과다. 연구팀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군과 하루 1잔 미만, 1잔 이상~3잔 미만, 3잔 이상~5잔 미만, 5잔 이상 마시는 군으로 나눠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를 조사했다.
전산화 단층촬영으로 측정하는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는 동맥경화반의 총량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동맥경화반은 혈관 안에 지방축적으로 노폐물이 쌓인 상태를 말한다.
분석 결과 커피섭취량과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는 하루 3잔 이상~5잔 미만(1잔 기준, 약 150㎖)의 커피를 마시는 군이 전혀 마시지 않는 군에 비해 조기관상동맥질환 비율이 20% 낮았고, 관상동맥석회화 수치비는 41% 감소했다. 반면에 5잔 이상 마시는 군에서는 이 같은 감소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커피가 심혈관계질환의 예방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팀은 커피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인 당뇨병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커피에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들이 인슐린 감수성과 베타세포의 기능을 개선시키고,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산화 감소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커피와 관련해 많은 유해 논쟁이 있었지만 최근 각국의 많은 연구 조사 결과, 적당량의 커피는 심장병 당뇨병 우울증은 물론 사망의 위험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베이스장유수 교수는 "무증상 성인에게 하루 5잔 미만의 커피섭취는 조기 관상동맥질환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게 음용을 권고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과도한 커피 섭취는 심장부정맥과 같은 카페인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심장질환 관련 국제학술지 '심장(HEART)' 온라인판에 이날 게재됐다.
올해초 일본 국립암센터는 전국 40∼69살 남녀 약 9만 명을 대상으로 1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커피를 하루 3∼4잔 마시는 사람은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24% 낮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5년 하버드 의대는 12만명의 미국 여성을 대상으로 코흐트 분석해보니, 커피가 당뇨병과 우울증을 감소시키고 자살률을 낮춘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하버드 의대는 “커피가 칼슘을 둘러싼 논쟁 때문에 우유보다 더 안전한 식품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