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침에 일어나 대충 정리가 끝난 후 한 잔의 커피를 들고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70 가까운 세월을 살다보니 행복이라는것이 뭐 대단한게 아니고 그날이 그날같은
평범하고 조금은 무료한 일상이 행복이더라는 것을 깨달았음이네요
때론 지루하고 가라앉은듯한 일상이 지겹다는 생각을 할 때도 많았는데 어느 날 작은
딸이 오진으로 끝나긴했지만 육종인거 같다는 의사의 말에 일주일을 뜬눈으로 날을 새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숨어서 얼마나 울었던지 ..
새삼 이렇듯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것이었나를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어요
참 오늘 제가 쓰고자했던것은 이게 아니었는데 ^^
제 며느리 자랑 좀 할려 그랬는데
그런데 사실 조심스럽기도 한 것이 여기 82를 보다보면 제 주변에선 느껴보지 못한 날카로운
분들이나 뾰족한 댓글로 상처를 주는 분들이 있어 살짝 염려가 되기도하지만 그래도 자랑 좀
할께요
엊그제 며늘아이가 전화를 했어요
"어머니 모레 시간 어떠세요?"하고" 괜찮아 왜?"했더니 영등포 타임스퀘어 갈일이 있다고
난 배부른 며늘아이가 태워다 달라는 줄 알았지요
어머니 명품가방을 하나 사드리고 싶다네요
제가 편하게 짝퉁 크로스백을 메고 다니는게 마음쓰였나봐요
저 명품 좋아하지도 않고 그것도 작은 사위가 출장다녀오는길에 베트남에서 사온거였는데
작은 딸이 내가 이 나이에 짝퉁 들게 생겼냐고 사위를 타박하길래 그럼 내가 들께 하고 메고 다녔거든요
누나들이야 결혼 10년차니 그런대로 안정된 생활을 하지만 결혼 3년차 막내 아들은 아직은 아니거든요
명품백 하나쯤 쉽게 사줄 형편이면 나도 맘 편하게 받을 수도 있지만 아직 전세 살고 애 낳으면 돈 들어갈 일도
많은데 명품백이 뭐라고 그걸 넙죽 받겠습니까?
그래도 꼭 사드리고 싶다는 며늘아이에게 나 칠순때나 사주렴했더니 그땐 더 좋은것 사드릴께요 이러네요
아들보다 연상이라 그런지 무엇이든 어른스럽게 그리고 잘 하려는 며늘아이에게 그럽니다
"너무 잘하려하지 말아라 그냥 편하게 기본 도리를 하고 살다보면 서로 정도 들고 자식을 낳고 가족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오면 그렇게 가족이 되는것이란다"하고
이렇게 적다보니 내가 엄청 좋은 시어머니로 보실 수도 있지만 저도 맺고 끊는게 너무 확실한 성격이라
아마 서운할 때도 있을거예요
서로 그렇게 조금은 서운함이 생길 때도 있지만 그래도 진심을 다한다면 진심은 통하게 되어있다고 생각
하거든요
이제 3년차지만 세월이 흐르다보면 더 깊은 정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헥헥 길게 썼더니 힘드네요
여러분도 읽느라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