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자라서 결혼하고 아이 둘 낳은 40중반의 주부입니다.
부모님 사랑도 많이 받았고, 남편도 좋은 사람이고, 아이들도 무난하고, 경제적인 상황도 안분자족할 정도는
돼서 비교적 걱정 없이 살고 있는데요....
친정 엄마가 제 남편을 아주 싫어해요. 결혼반대도 심하셨구요.
이유는 남편이 저보다 조건이 좋지 않아서이구요. 남편과 저는 학부는 같지만, 남편은 학부만 나와 직업을 가졌고
저는 대학원, 유학까지 다녀와 사회적인 직업으로는 남편보다는 한수위?인 직업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다 아이들 낳으며 프리로 일하던 일을 점차 안하게 되어 이제는 전업 비슷한 처지가 되었구요.
일에 대한 미련을 못버려 아이들이 이제 어느정도 컸으니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집에서 준비 중이예요.
어쨌든 결혼할 당시에는 제가 학벌도 직업도 집안도 더 좋았고, 부모님은 중매를 잘 잡아 좋은 집안에 시집보내려고
하셨는데, 학부때부터 저를 좋아했던 남편과 유학후 뒤늦게 불붙어 결혼을 한다고 하니 친정 부모님이 화가 많이
나셨었죠.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했고, 남편과 저는 속상해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남편은 워낙에 착한
사람에다 자식을 낳으니 더 부모님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온갖 핍박 견디며 잘해드렸어요.
여기에 제가 몇 번 글 올린적 있었는데 댓글 대부분이 친정부모와 인연 끊으라고 할 정도로 부모님이 드라마 같은
행동과 말들을 많이 하셨어요.
제 남편을 만났을 때 뭔가 조금만 마음에 안들으면 바로 노발대발, 남동생에게 제 남편 욕을 많이 하셔서 남동생은 매형을
완전 무시하고, 남편 직장에 찾아가 제가 결혼한 거 후회한다고 했다며 이혼을 바라시는 듯한 행동까지 하신적도 있어요.
이제는 제가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서 더이상은 이런 생각을 안하시는 것 같지만 40초반까지만 해도 이혼하기를
바라셨어요.
저와 남편은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신뢰해요. 다시 태어나도 서로 다시 결혼하자고 할만큼요.
남편은 제가 존경할 정도로 바르고 어진 사람이예요. 단지 부모님 마음에 안 찰 뿐이죠.
저는 제가 이렇게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을 인간취급 사위취급 안하고 막대하는 친정 부모님과 남동생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어요. 그래도 올케가 유일하게 상황을 제대로 보며 저를 위로해주어 그나마 조금 낫답니다.
그래도 나지겠지 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10년 넘게 남편과 노력하다 포기하고 몇 년전부터는 제가 친정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요. 남편은 기질상 아무리 밟혀도 큰소리 한번을 못내고, 저는 몇 번 부모님과 충돌했는데
그 과정과 후의 심적, 체력적 혼란상태가 힘들고, 서로에게 험한 말만 오고가며 상처만 줄 뿐 부모님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제는 항의하다 부딪히는 것 보다는 피하게 됐어요.
그래도 명절, 생신, 어버이날 등등은 빠진 적 없고, 남편은 일요일마다 친정부모님께 안부전화 드려요.
제가 피한다는 것은 자주 안뵙고, 전화를 거의 안드려요. 예전에는 자주 만났었거든요.
저희 집에도 자주 오셔서 주무시고 가시고 외식도 많이 하고요. 그런데 이제는 정말 무슨 날에만 뵙는거죠.
자식으로서 어렸을때부터 사랑으로 키워주신 부모님을 멀리 하니 마음이 이런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요.
부모님은 사위에 대한 부분만 빼면 다른 건 다 좋으세요. 자식 끔찍히 위하시고, 손주들 예뻐하시고, 물려줄
유산은 없으시지만 두 분 사시는데까지 독립적으로 사실 수 있는 경제력도 있으시고.
단지 내 남편을 무시하고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님을 멀리하는 저 어떤 사람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