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 연세 되보이는 한인분이셨는데 알고보니 일흔이 훌쩍 넘으셨더라구요
엄청 젊게사시고 생기있고 고운분이셔서....나이들면 얼굴에 티가 난다는데 저희엄마 생각에 그게 또 너무 많이 아팠네요
할머니는 저 정말 친손녀처럼 혼도 내시고 돌봐주시고 마지막에 왜그렇게 신경쓰고 혼자 힘들어하냐고 하시는데
막 갑자기 눈물이 터졌어요.
그러니까 휴지가지고오시더니 저 막 안아주시는 거에요
갑자기 엄마품도 너무 그립고 아 한동안 울었네요
엄마 못본지도 꽤 됐고, 저는 할머니가 다 안계시고 할머니 품을 느껴본적이 없거든요
그러면서 인생 조언도해주시고, 자식들 얘기 자기 얘기 해주시는데
한의사분도, 자식들도 너무나 복많고 덕많고 인생을 제대로 살 줄 알더라구요
너무 부러웠어요. 그들이 가진 복이 아니라 그냥 아... 사촌들, 엄마 이모 이보무 할머니 이런 건강한 관계들이요
리셉션은 잠시 손녀가 봤었는데 그 한국말 잘 못하는 내 또래 여자애가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고
그 순간만큼은 할머니한테 내 할머니 해달라고 때부리고 싶었어요
전 너무 두려웠고, 무섭고, 고독하고, 아프고 뭐하나 멀쩡한게 없거든요
이번엔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 타지에서 객사하는게 이런거구나 느꼈는데
그래도 살아있는 거 보면 아직 제가 할일이 더 있나봐요. 순리란 뭘까요?
삶이 너무 힘들어서 리셋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갑자기 내가 의식이 없어지고 사라진다는게 무섭고
다른 삶을 사는게 상상도 안가고, 그렇다고 살자니 너무 부족하고 버겁고 되게 이중적인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가 가엾고 그랬는데
엄마 아빠한테 내 존재 자체가 너무 미안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