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같은 아파트에 같은 동 같은 라인으로 예전 남자친구가 이사왔어요
헤어질때 너무 안좋게 헤어져서 살면서 스쳐 지나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었는데
한달전부터 자꾸 동네에서 마주쳐서 느낌이 안좋았는데 알고보니 저희 동으로 이사온거더라구요
헤어짐의 이유가 양다리.. 였거든요
저에게 프로포즈 할때 이미 다른 여자친구가 있었고 사귄 뒤 한참 후에야 알게되어 이별통보를 했는데
그 남자 헤어질때 저에게 그러더군요.. 넌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이지만 그 여자는 그렇지 않다고..
그래서 그 여자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못하고 계속 만나고 있었대요
그 여자는 자기가 아니면 살 수 없는 사람이니 제발 그 여자한테 알리지 말아달라구요
처음엔 알겠다고 했지만 결국 제가 알려버렸어요..
헤어지고 나서도 무슨 미련이 남아있는지 끊임없이 연락하는 그 남자에게 실망할대로 실망해버려서
상대 여자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만날때는 정말 지극정성으로 잘해줬던 사람이라 이후로 사람을 만나도 마음을 잘 열지 못하고
이 일이 몇년간에 걸쳐 일어난 일이라 정신적 충격도 커서 우울증 약도 복용을 했었어요
제 인생에 있어서는 삭제해버리고 싶은 추억을 안겨준 사람이었는데
얼마전 저희 식구와 예전 남자친구 식구가 집앞에서 정면으로 마주쳤어요
결국 예전 그 여자분과 결혼한것 같더라구요
가장 당황한 사람은 예전 남자친구였어요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뒤돌아 서더군요
그 여자분도 제 얼굴을 잘 기억은 못하는것 같은데 남자가 너무 티나게 당황해버리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는지
경비 아저씨에게 제가 여기 사는지 물어봤다네요
저는 이젠 좋은남편 만나서 이쁜 애기도 낳고 내 인생에도 이런 때가 오는구나 싶을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하필이면 행복을 알게된 이 시점에 지우고 싶은 악연을 다시 만나게 된걸까요
세상엔 정말 악연이란게 있을까 싶기도 하고 살면서 원수를 만들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일주일에 적어도 세네번은 아파트에서 마주치는데 이젠 마주칠때마다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리고 있더라구요
같은 라인 사는 이웃들도 이렇게 자주 마주치지는 않는데 왜 이 식구들은 저와 자꾸 마주치는건지..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게 그게 잘 안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