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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따스한 친정엄마 두신 분들이 부럽네요.

조회수 : 3,265
작성일 : 2015-01-17 21:28:04

친정에 세 달 만에 왔는데

여전히 오고 나서도 속상하네요.

괜스리 하루 이틀 있다가 갈 것을...

더 있는다 해서는 속이 또 이리 상하네요.

 

 

친정 엄마 성격이 차갑다고 해야 하나.

잔소리도 많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잘해요( 이제는 70이 넘으셔서 덜해지시긴 했지만..)

정말 어린 시절에는 생각해보면 폭언에 가까웠어요.

엄마도 힘든 삶을 살았어요.

철 없는 아빠 때문에 돈 문제로 속 썩고, 가정적이지 못한 아빠 때문에..

아이는 많고.. 다 이해 하고 참 힘들었겠다 이해는 하는데요..

그래도 어린 아이한테 너무 심한 폭언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뭐 그건 어린 시절 기억이니.

 

중학교? 고등학교?이후로 엄마가 제 생일 챙겨 준 적은 없는 듯 해요.

기억이 안나요.

음.. 제가 벌어 제 돈으로 서울 고시원에서 임용고사 공부 할 때.. 엄마는 신경 조차 안쓰셨고요.

가끔 한번씩 집에 내려와 저는 제가 반찬 만들어서 올라갔네요 ( 고시원에서 제가 해먹구요.)

시험 일자도 모르셨어요.

떨어졌다는 소식에 정말 온갖 비난 다 하고, 말로 못하네요.

그 이후에는 제 돈으로 집에 내려와 임용 고사 준비했는데 1차 붙은 적 한번 번번히 낙방.

그때마다 정말 엄청난 비난 폭언.

시험 준비 하는 내내 목디스크와 괴로움에 치 떨었고, 도시락은 제가 알아서 싸서 가고..

집에 있을 땐 눈치 보여서 밥 한번 제대로 먹은 적 없고요.

 

그리고 나서 때려 치우고 일 하다가 오래 사귄 남자와( 지금 남편) 결혼했네요.

결혼 준비도 저 혼자 다 했어요.

남편하고 가구 보러 다니고 살림살이 다요..

엄마가 연세가 있으시기도 했고.. 다른 지역에서 결혼하느라 그 곳에서 알아보기도 했고

엄마는 한번도 궁금해 하시지도 않더라구요.

 

자식들이 많아 그런가..

첫째 둘째 언니한테 참 신경 많이 쓴 것 같은데.. 전 거의 막내둥이라 그런가요.

 

출산 했을 때도 엄마 연로 하시다고 해서.. 못 뵙구요.( 타 지역이에요.2시간 30~3시간 거리)

이해는 했어요 서운하지도 않았고..

저 혼자 아기 보며 3개월 있다가 친정 갔는데..

수고 했다는 말 조차 없고..살 빼란 소리.

 

그 이후에도 숱하게 그런 소리..

엄마한테 밥 얻어 먹고 싶은건 아닌데..

그냥 좀 서운해요

말 한마디라도 조금 잘해줬으면 좋겠는데.

 

저는 올 때마다 그래도 뭐 하나라도 만들어 드리려고 하는데..

다음에는 오지 말아야겠어요.

남편 때문에 오더라도 하룻밤만 있다가 가고..

 

 

전 예전부터 그랬던 것이..

엄마와 통화를 안해도 엄마가 보고 싶다거나.그렇지 않았어요.

물론 엄마의 삶을 보면 참 안됐고. 예전에는 정말 엄마 불쌍하다고. 눈물 흘린적도 있어요

폭언에. 잔소리 실컷 들어도요.

그런데 애 낳고.. 이젠 돌 쟁이 아이 있는데

올 때 마다 서운한 말만 골라서 하고..

딸은 아기 보느라 친정에서도 밥 제대로 못먹고 서서 먹는데

엄마는 본인 할 일 하시고.. 엄마 보고 봐 달라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말 한마디라도 내가 잠깐 보고 있을테니 밥이라도 편히 먹어라 할 수 있잖아요?

저는 그러면 알아서 한다고 하구요

그런 것도 없어요..

 

제대로 못챙겨 먹는데 살은 찌고. 자꾸 살 이야기만 하고요.

 

방금도..

엄마는 아빠 만두 쪄 주시면서..

저보고 먹으란 소리도 안하시네요.

( 제가 다른 방에 있었거든요. 그래도 말이라도 할 수 있잖아요.)

 

어제는..

엄마 아빠 드신것 정리 하고 설거지 하는데

우리 아기 소파에서 상에 올라가 떨어질 뻔 하고.

아기 업고 설거지 하는데 허리도 아프고

정말 짜증이 나는 거에요.

 

부모님 키워 주신 것 감사하고.

그런데,.. 전 왜이리 서운하고 갈수록 속이 상하는지

 

아휴.

빨리 집으로 가야 겠어요.

 

그런 엄마인 줄 알면서도.

따스한 엄마였으면 좋겠다라는 말 하는 저도 좀 답답하고.

 

비교하면 안되는데

제 친구는 엄마 하면 참 편안하고, 뭐든지 뒤에서 도와주려고 하더라구요.

저는 엄마에게 말조차 못하는 이야기도 스스럼 없이 하고..

그저 딸 ( 제 친구) 힘들까봐 뭐든지 도와주고 챙겨주고.

참 부럽더만요.

 

친정 온지 며 칠 되었는데

빨리 가야겠어요.

 

그리고 다음 부터 이런 느낌 안가지려면

되도록 안오고 안보고 그리 살아야겠죠.

 

솔직히

엄마와 6개월 안 본적도 있어요.( 타지에서 정말 힘들었을 때 있었어요.. 정말 너무너무 죽고 싶을만큼)

그때도 엄마 생각은 전혀 안나고.. 전화 통화 안해도 그립지도 않더라구요.

엄마가 연락 해왔는데 여전히 걱정보다는 잔소리.

누구는 잔소리가 걱정이라는데.

우리 엄마의 잔소리 들으면 그 소리 못할 것 같아요.

 

그냥..

글 쓰고 다 잊고 그냥 편히 자야겠네요.

어차피 속이 상해도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요.

 

그냥 말 하고 나면 속이라도 덜하니까.

 

 

IP : 218.38.xxx.15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17 9:51 PM (1.247.xxx.117)

    기대를 갖지 마세요. 정신적 고아라고 생각하시면 좀 마음편해요. 가능하면 짧게 만나시고 거리두세요.

  • 2. 토닥토닥
    '15.1.17 10:00 PM (211.36.xxx.116)

    아이낳으면 친정엄마 참 그립죠
    어릴때 먹고싶은 반찬도 먹고슾구..

    근데 참 저희집도 매정하리만큼 관심이 없으세요
    출산후 산후조리도 2일 해주시구 가셨어요
    손자손녀 별로반가워하지도않고

    일년에 한번도 보기어렵고요
    결혼후 저보고.출가외인이라고..
    아빠조차 오지도가지도 말아라십니다..

    뒤늦어 생각해보니 역시 딸보다 아들 하네요..
    지금은 그저 우리가족 만 생각합니다..

  • 3. 그냥
    '15.1.17 10:17 PM (175.205.xxx.214)

    그런 친정 없다 생각하세요. 새가족이 생겨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하며 오손도손 사세요. 전 친정 복 없어 갈 곳도 없으니 열심히 살려고 생각해요. 꼭 가야하는 명절이나 생신날 당일치기로 다녀오시고 오래 머물지 마시고요. 오래 머물러 봐야 마음만 심란해요.

  • 4. ..
    '15.1.17 10:20 PM (116.37.xxx.18)

    내리사랑이라는데
    엄마께서 삶이 고달퍼서
    웃음을 잃어버리셨나 보네요

    제 절친은 엄마가 연로하셔서
    친정큰언니가 친정엄마처럼
    많이 베풀고 따뜻했는데
    친구네가 재력이 빵빵해진뒤로는 냉담해졌대요
    많은 댓가를 바란다고 하네요

    님도 기대할거없는 주변 무시해버리고
    남편아이들과 알콩달콩 재미나게 사세요

  • 5. 저희엄마는
    '15.1.18 9:16 AM (110.15.xxx.220)

    본인이 최곤줄 아시는 분인데 자기가 해준것만 생각하고 제가 힘들게 해드린 건 싹 잊어버리는 분이에요. 아마 저랑 제 애들에게 그닥 정이 안가나봐요. 저도 만나고 싶지도 않네요. 저한테는 받고 동생들에겐 베풀며 균형맞추시는게 넘 얄밉네요.

  • 6. 졸리
    '15.1.18 9:50 AM (182.209.xxx.131)

    저도 정말 이 부분은 트라우마예요!
    친정 엄마 잘 둔 우리 시누이나 제 친구들 보면 정말 천운을 타고 났다 싶을만큼요!
    원 글 쓰신 분 엄마도 저희 엄마 같지는 않으신 거 같구요!
    저희 어머니는 현재 연세 83세이신데 ...절대 안 바뀌십니다.
    연세 드시면 더 더 이기적이 되시거든요!
    그냥 마음을 접고 사세요!
    저는 친정엄마 복 없는만큼 다른 복으로 채워 주시겠거니 하고 살았습니다.
    어쨌든,...원글님 안됐네요! 하지만 님의 친정멈마 복이 거기까지예요!
    친정은 그냥 있는 존재만으로 만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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