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제목으로 글 붙은거 몇번 본거 같은데,
지금 생각하니 그 때만해도 지금보다는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한지 만 3년, 22개월 딸이 있습니다.
선봐서 2달만에 결혼했고, 만35에 결혼 했습니다.
결혼 때 직업은 계약직 교사였고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
남편과 만날 때는 짧은 연애였지만, 정말 서로 좋아해서 결혼했지요.
그런데, 정말 억울하기 이를 데 없기를 시댁은 정상적인 가정이 아니더군요.
저희 친정 아버지 한달 전에 돌아가셨는데, 평생을 교직에 계셨던 분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인색하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그리고 항상 남에게 손가락질 받는 짓 하지 말고
살으라는 말씀을 가르치셨던 분들입니다.
제가 소심하고 걱정도 많고 마음이 여린 사람인데,
그래서 돌다리도 두드리며 걷는 사람이기에
시아버지가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 하셨다니 나랑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겠거니 생각했죠. 혼자되신 저희 아버지도 그렇게 생각해서 시집 안가고 있는 저에게
다리를 놔주신 거고요. 물론 시댁이 이런 환경이란 걸 아셨으면 아마 상종도 안하셨겠죠....
직접 아신게 아니고 중간에 언니를 다리놔서 소개하신 선생님의 소개로 저까지 인연을 맺는
뭐 그런 운명론적인 생각도 작용을 한 거라고 할까...
아무튼 시댁의 시아버지는 교사가 아니라 임대업자였고, 인생의 최고 가치는 돈이며
아무말이나 지껄여 대시는 분이였습니다. 저보고 싸가지가 없네, 귀가 찌쪄졌네, 시집 못가 빌빌 거리고 있었다느니,
중환자실 가려고 병실없어 대기하는 친정아버지 병원에 찾아와서 저희 고모를 앉혀놓고 명이 길은 집인이네 짧은 집안이네 운운하질 않나, 큰 며느리에게 이년 저년하며 욕하고...
정말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고는 볼 수가 없는 정도입니다.
그나마 시어머니라는 분이 40년을 넘게 그런 분하고 사시니 저한테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라는 말씀으로
위로라고 하십니다.
제사가 일년에 12번인데 제사때마다 모이면 돈 얘기를 시작하고 그 집의 대화는 돈으로 시작하고 돈으로 끝납니다.
시아버지는 형제들하고 이미 옛날에 돈때문에 등졌고, 정말 외부사람하고 교류도 없고 제가 보기엔 '섬'같습니다.
사람이 자신이 잘못된 점이 있다고 반성하고 돌아보는 것도 어떤 외부와의 교류(책, 정보, 타인과의 접촉, 신앙 등)를 통해서 가능한 것인데 정말 죽을 때까지 돈만 생각하다 말 사람들입니다.
여기까지는 저희 시댁얘기였습니다.
시댁이 아무리 괴상망칙해도 남편이 정상적으로 판단하고 성숙된 사고를 갖고 있다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 남자.
그런 가정에서 온전하게 자라지 못한 사람이더라고요.
취미 없음, 양복은 4계절 통틀어 3벌, 구두는 회사 지하 구둣방에서 5만원주고 사신는 남자.
그런데 주식에 목매서 갖은 재산(1억여)다 탕진하고 대출 받아 주식하는 사람.
총각 때 모은 거 일부는 아버지가 건물 짓는다고 투자하라고 해서 거기에 얽히고.
재산이 아버지 형이 다 얽혀 있음.
신혼 초부터 포르노중독으로 저를 병들게 하더니(오죽하니 지난 2월에 각서를 다 받았습니다, 다시 내 눈 보이는데서
포르노보다 걸리면 병원상담받겠다고) 친정오빠랑 형부랑 술자리에서 저한테 전화해서 "썅년"이라고 욕을 하고
(그전에 저 임신 6개월 됐을 때도 술먹고 와서 그 욕을 하데요, 그 때는 놀라긴 했어도 저한테 그러는게 아니겠지라며 겉으로는 울고불고 충격받아 편지도 쓰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라고 했는데) 이젠 술도 안 먹고 욕을 하네요 정신병자 같은년, 씨발년, 대가리에 똥밖에 안들어간 년...정말 돌아버리겠습니다.
남편의 욕하는 습관은 생활 속에서도 그냥 나오더라고요. 씨부랄, 썅놈의 것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런 말을 하길래 애 있는데 그런말 좀 하지 말랬더니 그래도 계속입니다.
이 욕하는 문화는 시댁 문화가 그렇더라고요.
큰아들이 아버지한테 개새끼라고 하고 시아버지는 며느리한테 이년,저년.
남편은 대출받아 주식까지 합니다.
시아버지는 모릅니다.
시아버지는 건물이 두챈데도 은행에서 만원씩 꺼내 쓰고 옷 한벌 제대로 된걸 본 적이 없습니다.
결혼 전부터 시작한 주식 1억 가량 다 날리고 작년 10월에 한바탕 난리를 하고 다시는 안하겠다는 사람이 3달전에 1500만원어치 샀다는 얘기를 하데요.
고통분담차원에서 대출 이자 갚으며 아껴서 생활했던 저는 완전 병신되었기에, 이젠 시댁에서 매달 임대료로 보내주는 생활비 중 일부는 제 통장으로 챙기기로 했습니다. 지난 6월부터.
다른 건 다 참는 다고 해도 남편의 욕설은 도저히 참기가 힘듭니다.
남편하고 상담 좀 받아보자고도 했더니 그런 걸 왜 받냐고 절대 안받는다고 하고.
제가 여성의 전화에도 몇 번 전화를 하고 짐싸서 친정에도 한번 가고 교회 수양관으로도 애 데리고 며치 갔다오고 했는데
그 때 뿐입니다. 여성의 전화에서 녹음을 해 놓으라고 하데요. 나중에 이혼을 하더래도 증거를 확보해놔야한다고. 제가 상담도 받고 그랬다고 하면 저보고 정말 별나데요. 거기 상담 받는 여자는 욕 안 먹고 사는 줄 아냐는 말을 합니다.
부모님 모두 이제 돌아가셨는데, 어디에 마음을 두고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아버지 돌아가신지 한달도 안됐는데 어떻게 저런 무지 막지한 말을 해대는지 이젠 눈물도 안나네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남들의 시선도 이혼 후의 경제적인 생활보다도 아이의 양육권을 제가 가져올 수 있을 지 모르겠고, 아이한테 상처될게 걱정되네요.
각방 쓴지 몇 달 째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