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며느리 조회수 : 539
작성일 : 2015-01-14 14:30:27

 

 

저는 한반도 끝쪽 동네에 살고 시댁,친정은 서울이에요.

저랑 남편 둘 다 첫째.

시어머님과 친정아버지 두 분이 비슷한 성향인데, 감정에 호소하고 자식에게 바라고 욱~ 하는 경우 많고요.

(상대적으로 시아버지와 엄마는 차갑고 개인적인 사람으로 보이죠. ) 

나이가 드시면서 네 분다 온몸이 종합병원이 되어가고, 어느날 보니까 네 사람 병원 스케쥴이 주2회꼴로 잡히더라고요.

 

남편이 이동네 대학병원에서 일하니까, 양쪽집에서 전화오는건 거의 의학상담입니다.

시아버님과 친정엄마는 그냥 물어보고 동네병원가서 해결보거나 아니면 약을 보내달라고 하세요.

심각한건 남편이 꼭 큰병원 가시라고 하거나 아예 이쪽으로 오시라고 해요.

 

친정아버지는 온갖거 다 묻고 또 묻고, 지금 주치의(꼭 S의대 병원만...)가 마음에 안드는걸 남편한테 질문하듯이 화풀이하세요.

어느 날, 제가 참다참다 "아 그 왜 대통령주치의양반한테 받은 약을 시골학교선생한테 자꾸 물으세요???

아예 그 병원가서 진료받으시던가요. 시골대학출신 못믿으시니까 안가시잖아요 아버지"

했더니 그 다음부턴 조심하시는 눈치.

그러나 역시 서울 메이저대학병원 가고싶을땐, 의사사위에게 죽는소리 늘어놓으시고 어느 의사가 최고인지 물으십니다.

진짜 우리 아부지지만 대박...

 

시어머님은...아예 아들 일하는 병원이 담담병원입니다.

시댁에서 여의도성모병원 주차장이 보이거든요.

근데 그 병원은 "무십고 어데가 어덴지 모리겠고, 사람만 너무 많고" 해서 못가십니다.

어디가 불편하면 아들에게 전화해서 묻고, 아들이 뭐라뭐라 처방하면 그럴필요는 없을거 같다고 참다가

며칠 후 또 전화해서 똑같은 대화 반복.

그러다가 결국은 갑자기 "내일 @$#%$%하러 가는길에 느그 보러 갈게. 아 그라고 간 짐에 병원도 함 가바야겠제?

예약할라믄 전화가 멧번이고??"

이 팬턴의 무한 반복입니다 ㅎㅎㅎ

 

제가 심리상담과 성격유형수업을 들으며 시어머니와 친정아버지를 이해하려고 매우 노력해요.

그래서 이제는 (15년 지나니까) 측은지심이 생기고 나도 늙으면 아들이 좋을래나...하면서 넘어가요.

저 두 분, 에니어그램 2번유형의 살아있는 샘플이십니다.

 

어제 갑자기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전화로 병원예약하라고 하셨대요.

지금 기차타고 오시는 중일거에요.

(저한테는 절대 도착시간 정확히 얘기 안하세요 ^^  미리 알면 신경쓴다고...나름의 배려십니다)

 

이 동네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절대 못믿어서 안가는 그 후진 병원을 저 멀리서 이용해주시니 감사한 일이죠 뭐~

그나저나...저녁은 뭐 해먹을까요...ㅠㅠ

 

 

 

 

 

IP : 59.24.xxx.16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엄마
    '15.1.14 3:02 PM (125.131.xxx.50)

    저도 그 심리 공부 하고 싶습니다..

    님 멋지세요.. 그렇게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 화이팅!! 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4126 요새는 수행도 팀으로 해요? 2015/07/17 529
464125 세련됨도 타고나는건가요? 뭘해도 촌스러워요 24 ..... 2015/07/17 8,624
464124 해외직구 6 그릇 2015/07/17 1,470
464123 자살 충동이 도를 넘은 것 같습니다 58 또 다른 세.. 2015/07/17 10,483
464122 멋부려도 촌스러운것보단 차라리 멋안내고 다니는게 낫나요 ? ㅋ .. 7 오이시 2015/07/17 2,676
464121 1월에 코타키나발루 넥서스랑 수트라하버 중에 4 어디가 좋을.. 2015/07/17 2,715
464120 심부름이나해주고 ㅋㅋ 2015/07/17 506
464119 오늘 한식 대첩에서 2 전북팀묵은김.. 2015/07/17 2,436
464118 수면제 계속 먹는거요 9 엄마 2015/07/17 2,201
464117 역린 보신 분들~ 10 ᆞᆞ 2015/07/17 1,351
464116 새도 나이가 들면 흰머리(?)같은 게 생기네요 10 새두마리 2015/07/17 1,526
464115 보통 월급 말할때 세후를 말하나요 세전인가요? 1 궁금 2015/07/17 1,912
464114 영드 포와로 역시 진짜 재밌네요 4 .. 2015/07/17 2,528
464113 mbc 경찰청사람들... 전교1등 모친살인 39 기함 2015/07/16 19,127
464112 세월호 급변침 19 모모마암 2015/07/16 3,070
464111 매미야, 코 자자~ 깜깜하네. 저녁이야...코 자야지.. 6 아 졸려 2015/07/16 1,137
464110 팥 삶을때 3 H 2015/07/16 1,034
464109 1% 금리 어떻게 살죠? 보험회사들은 6 보험회들은 .. 2015/07/16 2,421
464108 하비 지방흡입 어떨까요 7 엄마 2015/07/16 2,606
464107 절박한자 vs 모든걸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자 3 ㅜㅜ 2015/07/16 1,111
464106 돌상에는 팥밥 안하나요? 2 아기엄마 2015/07/16 668
464105 회사 다니기 힘들어요 2 아카시아 2015/07/16 1,209
464104 청춘이 지나가네요.. 이 씁쓸한 기분.. 13 ㅜㅜ 2015/07/16 3,699
464103 서울3박4일 7 정 인 2015/07/16 1,160
464102 맛나다고해서 과천갈비탕 4 전국 2015/07/16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