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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
그 낮게 구부러진 어둠에 눌려
그 노인은 언제나 보이지 않았다.
출근길
매일 그 자리 그 사람이지만
만나는 건 늘
빈 손바닥 하나, 동전 몇 개뿐이었다.
가슴 등뼈 아래 숨어사는 작은 얼굴 하나
시멘트를 응고시키는 힘이 누르고 있는 흰 얼굴 하나
그것마저도 아예 안 보이는 날이 더 많았다.
하루는 무덥고 시끄러운 정오의 길바닥에서
그 노인이 조용히 잠든 것을 보았다.
등에 커다란 알을 하나 품고
그 알 속으로 들어가
태아처럼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곧 껍질을 깨고 무엇이 나올 것 같아
철근 같은 등뼈가 부서지도록 기지개를 하면서
그것이 곧 일어날 것 같아
그 알이 유난히 크고 위태로워 보였다.
거대한 도시의 소음보다 더 우렁찬
숨소리 나직하게 들려오고
웅크려 알을 품고 있는 어둠 위로 종일 빛이 내리고 있었다.
다음날부터 노인은 보이지 않았다.
- 김기택, ≪꼽추≫ -
* 한국일보 1989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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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4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5/01/13/man0114.jpg
2015년 1월 14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5/01/13/jang0114.jpg
2015년 1월 14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73530.html
무럭무럭 빨리 자라서 대한민국의 절망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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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간절히 소망하면 온 우주가 당신의 소망을 실현시키도록 도와준다.”
- 파울로 코엘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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