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예요. 일주일에 용돈을 4천원씩 줬고 올해 1월부터 5천원으로 올려줬어요.
아주 알뜰한 아이라 통장도 2개 있고, 동전 모으는 저금통도 3개나 있어요.
동전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딸아이가 돈을 모으는 이유는 주로 선물을 사기 위해서예요.
할머니 할아버지나 가족들에게 뭔가를 사주기 위해서 돈을 모읍니다. 요즘은 만원만 모이면 자꾸 제 화장품을 사와서
제가 엄마는 이제 화장품 발라도 그렇게 예쁘지 않아서 화장품 같은거 없어도 되니 너 사고 싶은거 사라고 하는데 딸아이는 엄마가 늙으니까 자기는 크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저는 좋은걸 몇개 사서 아껴 쓰는 스타일이라 아이 눈에는 다른 엄마들과 비교해서 화장품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것 같아요. 제가 실제 그렇게 늙어 보이지는 않아요.ㅎ
어제는 안하던 가불 5천원을 해달라고 어찌나 조르던지 정말 눈물이 쏙 빠지게 혼을 냈습니다.
엉엉 서럽게 울고 지 방으로 들어갔네요. 뭐에 쓸건지 말을 하면 주겠다고 하는데도 말을 안해서 주지 않았습니다.
어제 저녁에 클라리넷 레슨 받고 돌아와야 할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안와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화장품을 무려 다섯가지나 사와서 펼쳐놓고...엄마 모공이 보이니까 모공 클리너, 얼굴에 각질이 보여서 각질 제거제,
발뒤꿈치에 자꾸 굳은살 생긴다고 하지 않았냐고 발크림. 주름 에센스도 써라...자꾸 얼굴에 발라주고 발에 발라주고 하네요. 제가 니것도 하나 사지...했더니 엄마 모공팩도 사고 싶었는데 돈이 모자랐다고 해서 울컥 했네요.
두달치도 넘는 용돈을 다 썼더라구요.
크게 악하게 산것도 없지만, 크게 복받을 일 한것도 없는데 그래도 아주 섭섭하지는 않은 인생이구나 싶네요.
평소에는 고집이 세서 다루기 쉽지 않은 아이라는게 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