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동네에서 까마귀 소리가 들인다
정말 까악..까악...하고 운다
전선줄 위에 두어 마라 앉아 있는 걸 보기도 했다
까치나 참새는 많이 봤어도 까마귀는 영 낯설고 반갑지는 않다
그저 새일뿐인데...
아마 상서롭지 못한 배경에 음울한 구름을 등지고 울던 까마귀의 이미지들이
오래된 기억 속에 살아있기 때문이다
백설공주를 죽이려 주문을 외는 왕비의 머리 위에 까마귀는 날고 있었다
무엇보다 조류..새를 무서워한다
히치콕의 영화 "새"는 내 공포에 정점을 찍었고
줄곧 노이로제로 진행중이다
일본에선 까마귀가 길조라고 한다
너른 공원 한복판에서 떼를 지어 다니던 까마귀의 군무는
지금도 충격적인 인상으로 남아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 보다 보면 무뎌질 것이다
근데 그 울음 소리는...
대낮에도 인적이 드문 때는 야밤의 전설이 자꾸 생각 닌다
까치는 왜 안 보이지?...
참새가 그렇게 이쁜 소리를 내는지 이제야 알았다
시커먼 까마귀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