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인터넷 성물방에서 묵주팔찌를 샀어요
팔에 하고다니긴 하는데 축성받아야할텐데 싶어서 내내 찜찜해했고
몇년 전에 성경필사 구약부터 하다가 끊어졌는데
새해도 되고 신약부터 다시 하고싶은 마음이 들어 필사노트도 사야겠다 싶었구요
결정적으로 아침밥 하다가 커터칼에 손가락을 다쳤는데 메디폼이 다 떨어졌더라구요
밴드 붙여놓으니 물 닿을때마다 쓰리고 해서 메디폼도 사야겠고
며칠동안 대문 밖을 한번도 안나가기도 했고해서
성당 평일미사시간을 검색해보니 오늘 10시더라구요
미사 끝날때쯤 가서 축성받고 노트사고 약국 들렀다 오자 생각하고 성당으로 갔어요
도착하니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게 되어서 밖에 있으려다가 춥기도 하고
여기까지 와서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해서 들어갔어요
신부님 강론 중이시더라구요 한참 듣고 있는데 갑자기 달라진 제모습이 느껴졌어요
예전에는 성당에 들어서기만 해도 울컥하고 눈물이 줄줄 쏟아져서 미사할때마다 울었거든요
그래서 미사참례하는게 좀 꺼려지기도 했어요 미사때마다 우니까 다른 분들께 죄송하기도 하구요
근데 오늘은 눈물이 하나도 안나고 그냥 너무도 일상적인 느낌, 매일 하던걸 하는거 마냥
마음도 가볍고 그런 제모습이 오랫만이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고 그랬어요
전 어릴때 세례받아서 초등 중등 고등 대학생까지 거의 성당에서 살다시피 했거든요
그때의 그런 느낌, 그냥 편하고 내 집같은... 좋았어요
그러면서 교무금도 다시 내고 주일에 성사도 보자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미사 끝나고 사무실 들러 교무금 정리하고 성물방에서 필사노트도 사고
신부님께 묵주 축성도 받고 가뿐한 마음으로 돌아왔어요.
늘 다시 가야지 가야지 무겁던 마음이 어떤 계획도, 다짐도 없이 이렇게 되어버린게 좀 얼떨떨해요.
암튼 다시 흐지부지해질까봐 여기 신자님들도 많으신거 같아서 말씀드려봅니다^^
이 마음 그대로 주일날 꼭 성사보기를 ㅎㅎㅎ
괜시리 길기만 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