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은발...

갱스브르 조회수 : 595
작성일 : 2015-01-07 11:51:29

어느 모임이든 구성원들 중엔 눈에 띄는 이가 있다

문제는 스스로 드러내려 안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후자에 속하면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사람을 좋아한다

결국 언니라 부르며 따르게 됐다

40 중반에 머리는 은발이다

30초반부터 세더니 염색으로는 감당이 안 돼 자포자기했단다

그 우울감과 상실을 다 견디고 마주하니

거울 속에 웬 반백의 젊은 여자가 있더란다

근데 이상한 것이 염색을 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젊어보이려 안간힘을 썼을 땐

검은 머리를 한 할머니 같더니

어느 날 사람들의 기이한 부러움을 받고 있었다는 것...

내 첫인상두 그랬다

문을 열고 들어와 앉는데 일제히 사람들의 시선은 그분을 향하고 있었다

빼어난 윤곽이나 악세사리도 없고 멋을 부렸다기보다는 그저 몸에 걸쳤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늘어지면서도 생동감 도는 얼굴...

처음 접하는 부조화의 분위기다

염색이 빠져 얼룩얼룩한 내 머리카락은 볏단을 묶어놓은 것 같이 거친데...

어느 미용실 최고의 손을 거친다 해도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머릿결과 선명한 팔자주름

살아온 시간의 중력이 고스란히 새겨진 잡티들...

 그 언니의 얼굴을 보면 내맘이 편해진다

고상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입을 열면 방종에 가까운 말들을

살살 뱉어낸다

그래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저건 분명 욕인데... 그리 들리지 않는다

입에 발린 말도 인사치레도 없는데 사람들은 좋아라 한다

아침에 일어나 훅 꺼진 눈이나 볼을 보면 자신도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아 하루종을 우울하단다

그럼 그렇게 음침하게 그 하루를 다 쓰고 절망하며 지내는 게 즐겁게 사는 비결?이라는데...

아직은 집착하며 늘어지는 내 성질로는 다가갈 수 없는 자유다

무척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도 못 했다

몰래몰래 초코렛 드리고 꼬박꼬박 인사하는 것으로 그분과의 인연은 끝이다

가끔 나이에 여자에 세월에 공포가 들면

40대의 예쁘장하던 그 언니의 은발이 생각난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4228 극효자의 배반 7 막장 2015/08/21 3,294
    474227 서울가는 거 취소할까요 30 오들오들 2015/08/21 8,032
    474226 돌쟁이 아기 봐주는비용 봐주실래요? 27 강생이 2015/08/21 8,148
    474225 남편이 자기계발때문에 한달에 쓰는돈이 7 다가와서 2015/08/21 3,061
    474224 구정에 선물받은 소고기와 굴요~ 5 궁금 2015/08/21 1,037
    474223 4박5일 휴가를 다녀욌더니 글쎄... 3 어쩔.. 2015/08/21 4,191
    474222 샤브샤브용 고기는 어떻게 보관하나요 1 2015/08/21 1,731
    474221 친언니가 옷가게를 인수하기로 했대요 11 걱정 2015/08/21 4,320
    474220 각종 가루만들기 1 바이타 믹스.. 2015/08/21 1,273
    474219 제 방송대 학비를 울딸들이 낸다고요? 7 하하하 어디.. 2015/08/21 3,697
    474218 이번 강용석사건 기사읽으면서 느낀점은 18 ㅇㅇ 2015/08/21 12,088
    474217 전화건지 30초만에 끊어지면 일부러 끊는건가요? 핸드폰 분실.. 2015/08/21 2,554
    474216 캘리그라피 배워보신분 5 혹시 2015/08/21 2,393
    474215 울 아들 키 때문에 속 상하네요 54 잠 안오는 .. 2015/08/21 9,340
    474214 영어과외 3 초5 2015/08/21 1,341
    474213 5살아들 열이 4일넘어 5일째에요 ㅜ 18 쭈쭈 2015/08/21 14,315
    474212 친구 관련 글을 읽고 요즘 2015/08/21 827
    474211 처음으로 가방선물받고싶어요 6 예쁜가방 2015/08/21 1,350
    474210 북한이 모레까지 확성기 철거안하면 군사행동 개시한다고 하네요 44 ㅇㅇ 2015/08/21 5,128
    474209 17년만에 연락와 돈좀 달라는 친구 35 망고어멈 2015/08/21 13,798
    474208 결국 한명숙 판결 때문에 북한에 도발 14 결국 2015/08/21 3,499
    474207 친언니가 너 그러다 호구된다고조언하는데요 9 ㅇㅇ 2015/08/20 6,225
    474206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보다가..그분 생각에 마음이 아파요 ㅜ 7 와우.. 2015/08/20 1,232
    474205 군대 첫휴가 나오는 아들을 기다리는 맘이 이런걸까요? 10년차 2015/08/20 820
    474204 방울 토마토가 많은데 어쩌죠? 7 미니 2015/08/20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