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니 배에 왕짜 (王字) 좀 어찌해라...

어리굴젓 조회수 : 1,212
작성일 : 2015-01-07 02:47:52
미국에 온지 15년가량 되어 그냥 이곳 음식에, 정서에 대충은 적응했다 생각했는데, 연말 휴가 내내 돌아가신 할머니가 해주시던 조그만 한국굴에 무채가 든 적당히 익어서 콤콤하게 맛있던 어리굴젓이 간절해서 오늘 제 이름이 어리굴젓이에요^^.

마흔살이 될때는 너무 슬프고, 한해한해 더 먹을때는 참담하다니 되려, 뭐 그러려니 하게 되는 72년생 돼지띠 (음력으로 71년생)이어요.  어쩌다 이리 미국에 와서 한국의 엄마는 "해외동포 자식은 자식이 아니다" 라며 서운해하지만 자주뵙지 못하니 할말도 없고, 어쩌다 대학원다니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일하면서 남편 공부하는거 봐내고, 아이도 낳고, 이제 그래도 좀 나아졌나 싶었는데 울엄마 말이, 그래 쌔빠지게했는데 뭐 있냐? 아직 모은것도 없고, 니 배에 왕짜나 좀 어찌해라, 옷도 좀 사입고... 울엄마 말씀하시는 왕짜는 배가 세번 접치는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어무니, 제가 나가면 다들 그래도 장하다 하는 직위 상당히 높은 위킹맘이예요;;;;

미국이란 나라는 살면 살수록 여간 패션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면 점차 주위의 "아무렇게나 입고/하고 다니는" 주위의 사람들에 동화되어서 정말 어느날 거울앞에 선 내 모습. 참, 볼만 하네요. 옷을 사러가면 1) 무조건 세일하는것 (대개 30불내외 - 코트제외) 2) 세탁소 안가도 되는옷 3) 다림질 안해도 되는옷. 뭐 이러니...

옷장정리를 하다보니, 미국에 오기전에 백화점의 무슨무슨 부띠크같은데서 사다가 아직도 아까워서 정리하지 못한 옷들이 아직도 있는데 칠십몇만원씩, 오십몇만원씩하던 가격도 생각나고 (15년도 더 전에, 제가 미쳤던거죠) 입고 있으면 소매길이며 재어서 딱 맞춤으로 수선해주던 생각이 나네요. 그땐 그래도 우아한 아줌마로 늙을줄 알았는데, 살기는 미국 최고 대도시에서 살면서 정말 내 꼬라지를 보니 한심스러워요.  가장 솔직한 눈으로 내 자신을 생각했을때, 나는 내 외모에 열등감이 대단하구나라는걸 인정할수밖에 없네요. 촌스런 교포 아줌마. 올해는 정말 좀 벗어나야 하는데, 이제는 어찌 시작해야하는지도 다 - 잊어버린것 같아요. 45살에도 이뻐질수 있을까요?  어리굴젓 그리워하고 있을때가 아닌데...
 
IP : 74.66.xxx.14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콩이큰언니
    '15.1.7 5:26 AM (219.255.xxx.208)

    동갑님 반갑습니다.
    배의 왕자도 반갑습니다..ㅠ.ㅠ
    뭐 내일의 나 보다 지금의 내가 더 젊은건 맞잖아요. 이뻐질 수 있어요!!!! 불끈!!!
    올해는 배의 왕자를 지우는 한해가 되시길...저도 부디 그러길...ㅠ.ㅠ
    이넘의 ET 몸매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어리굴젓은 꼭 올해 안에 드실 수 있기를 기원할께요 ㅎ

  • 2. 열무김치
    '15.1.7 6:54 AM (31.153.xxx.220)

    저도 어리굴젓, 특히 외할머니께서 해 주신 것 못 잊는 40대 동생입니다. 엄마가 해주셔도 맛있긴한데...속으로 할머니께서 해 주신 맛이 아닌데....도리도리...하면서 먹었죠 ㅎㅎ
    벌 받았나, 저도 한국 떠나 어리굴젓 못 먹고 산지13,14년 되네요. 저는 여기 저기 떠돌아 다녀서 제2의 고향 같은 곳은 없고요...지금 사는 곳에서 좀 덜 오지로 나가 살고 싶은 서망이 쬐끔 있습니다. 배에 세 줄 왕짜는 아직 없지만,...두 겹이 될랑말랑하네요. 저도 2000년도 이전에 명동 롯데에서 월급 한 달치 드레스 사면서 맞춤 소매 줄임...기억 있어요ㅎㅎㅎ. 한국선 입을 일 없던 그 장농 드레스...여기선 입을 일이 있는데..싸...싸이즈가...흑흑흑 슬퍼요. 저도 다림질 안 하는 옷만 사요. 남편 회사 복장마저 좀 자유로와서 다리미 안 만지고 살아 느므 편해요. 딸래미 옷마저도 계속 링클 프리로 갈겁니다. 저의 가장 큰 난제는 머리..입니다. 인터넷상에서 "교포머리"라는 나이에 안 맞는 긴생머리...위주예요. 2년전 한국서 끝에만 말고 왔는데, 아직도 머리 끝에 노랗게 삭은 채로 붙어 있네요..미장원을 잘 안 갑니다, 너무 하네요...써 놓고 보니..에휴..20대 초반엔 매일 다른 색깔 손톱을 칠하고 다닐 정도였는데 말이죠 ㅎㅎ
    후줄근 스타일 계속 적고 나 자신을 한심해 하는데도 어리굴젓은 계속 먹고 싶네요 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3668 평소에 하면 안좋은 생활습관들 뭐가 있을까요?? 6 비상하리라 2015/01/06 1,968
453667 [조언절실] YBM 같은 영어강습학원 영문법 괜챦은가요? 4 예비고딩 2015/01/06 837
453666 미간주름에 보톡스 괜찮을까요? 1 ... 2015/01/06 2,006
453665 약자에게 강한 사람은 멀리하는게 낫겠죠? 11 .... 2015/01/06 2,446
453664 집에 학생 불러 과외하는 선생님들은 다 그렇나요 11 ... 2015/01/06 5,721
453663 혹시 서울대병원 근처 숙박시설 아시나요? 7 마미 2015/01/06 7,016
453662 5개월만에 10센치 컸어요 14 얼리버드 2015/01/06 5,166
453661 주부고수님들 쌀곰팡이 맞는지 좀 봐주세요 ㅠ 5 백매향 2015/01/06 3,403
453660 검찰, '김준기 비자금' 수사 2013년 5월 수사 착수하고도 .. 동부비자금 2015/01/06 782
453659 에스쁘아는 명동, 강남외에 매장이 없나요?(누드쿠션 있으신분) 8 에스쁘아 2015/01/06 1,701
453658 된장국에 봄동 바로 넣어도 되나요? 9 2015/01/06 2,269
453657 오트밀 드시는 분?이거 소화 잘 안되죠?(더러움주의) 4 망고 2015/01/06 7,460
453656 수다쟁이 삐약이집 아이들이 좋아하나요? 4 .. 2015/01/06 777
453655 .... 13 ,, 2015/01/06 2,095
453654 잔뇨감? 때문에 힘들어요 15 무엇일까 2015/01/06 5,525
453653 생활고란 말.. 비슷한 경험자로서 10 싫다 2015/01/06 4,508
453652 알몸촬영·성추행한 NGO 단체 직원 '집유'…피해가족 반발 5 세우실 2015/01/06 1,887
453651 (아시는 분 답변좀) 시작은집 함들어갈때.. 1 궁금맘 2015/01/06 873
453650 비타민d 따로 복용하시는분 계신가요? 11 마음 2015/01/06 4,761
453649 치아교정 교정 2015/01/06 907
453648 안방 TV 추천해주세요 6 TV 2015/01/06 1,954
453647 임테기 질문이요 1 걱정 2015/01/06 877
453646 유후인 료칸 추천 부탁드립니다~그리고 후쿠오카 여행 도움 부탁드.. 35 ... 2015/01/06 9,399
453645 (원글 삭제합니다)40대 결혼 10년차 이상이신 분들만 읽어주세.. 91 2015/01/06 16,394
453644 입주청소많이 힘들까요? 6 입주청소 2015/01/06 1,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