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니 배에 왕짜 (王字) 좀 어찌해라...

어리굴젓 조회수 : 978
작성일 : 2015-01-07 02:47:52
미국에 온지 15년가량 되어 그냥 이곳 음식에, 정서에 대충은 적응했다 생각했는데, 연말 휴가 내내 돌아가신 할머니가 해주시던 조그만 한국굴에 무채가 든 적당히 익어서 콤콤하게 맛있던 어리굴젓이 간절해서 오늘 제 이름이 어리굴젓이에요^^.

마흔살이 될때는 너무 슬프고, 한해한해 더 먹을때는 참담하다니 되려, 뭐 그러려니 하게 되는 72년생 돼지띠 (음력으로 71년생)이어요.  어쩌다 이리 미국에 와서 한국의 엄마는 "해외동포 자식은 자식이 아니다" 라며 서운해하지만 자주뵙지 못하니 할말도 없고, 어쩌다 대학원다니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일하면서 남편 공부하는거 봐내고, 아이도 낳고, 이제 그래도 좀 나아졌나 싶었는데 울엄마 말이, 그래 쌔빠지게했는데 뭐 있냐? 아직 모은것도 없고, 니 배에 왕짜나 좀 어찌해라, 옷도 좀 사입고... 울엄마 말씀하시는 왕짜는 배가 세번 접치는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어무니, 제가 나가면 다들 그래도 장하다 하는 직위 상당히 높은 위킹맘이예요;;;;

미국이란 나라는 살면 살수록 여간 패션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면 점차 주위의 "아무렇게나 입고/하고 다니는" 주위의 사람들에 동화되어서 정말 어느날 거울앞에 선 내 모습. 참, 볼만 하네요. 옷을 사러가면 1) 무조건 세일하는것 (대개 30불내외 - 코트제외) 2) 세탁소 안가도 되는옷 3) 다림질 안해도 되는옷. 뭐 이러니...

옷장정리를 하다보니, 미국에 오기전에 백화점의 무슨무슨 부띠크같은데서 사다가 아직도 아까워서 정리하지 못한 옷들이 아직도 있는데 칠십몇만원씩, 오십몇만원씩하던 가격도 생각나고 (15년도 더 전에, 제가 미쳤던거죠) 입고 있으면 소매길이며 재어서 딱 맞춤으로 수선해주던 생각이 나네요. 그땐 그래도 우아한 아줌마로 늙을줄 알았는데, 살기는 미국 최고 대도시에서 살면서 정말 내 꼬라지를 보니 한심스러워요.  가장 솔직한 눈으로 내 자신을 생각했을때, 나는 내 외모에 열등감이 대단하구나라는걸 인정할수밖에 없네요. 촌스런 교포 아줌마. 올해는 정말 좀 벗어나야 하는데, 이제는 어찌 시작해야하는지도 다 - 잊어버린것 같아요. 45살에도 이뻐질수 있을까요?  어리굴젓 그리워하고 있을때가 아닌데...
 
IP : 74.66.xxx.14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콩이큰언니
    '15.1.7 5:26 AM (219.255.xxx.208)

    동갑님 반갑습니다.
    배의 왕자도 반갑습니다..ㅠ.ㅠ
    뭐 내일의 나 보다 지금의 내가 더 젊은건 맞잖아요. 이뻐질 수 있어요!!!! 불끈!!!
    올해는 배의 왕자를 지우는 한해가 되시길...저도 부디 그러길...ㅠ.ㅠ
    이넘의 ET 몸매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어리굴젓은 꼭 올해 안에 드실 수 있기를 기원할께요 ㅎ

  • 2. 열무김치
    '15.1.7 6:54 AM (31.153.xxx.220)

    저도 어리굴젓, 특히 외할머니께서 해 주신 것 못 잊는 40대 동생입니다. 엄마가 해주셔도 맛있긴한데...속으로 할머니께서 해 주신 맛이 아닌데....도리도리...하면서 먹었죠 ㅎㅎ
    벌 받았나, 저도 한국 떠나 어리굴젓 못 먹고 산지13,14년 되네요. 저는 여기 저기 떠돌아 다녀서 제2의 고향 같은 곳은 없고요...지금 사는 곳에서 좀 덜 오지로 나가 살고 싶은 서망이 쬐끔 있습니다. 배에 세 줄 왕짜는 아직 없지만,...두 겹이 될랑말랑하네요. 저도 2000년도 이전에 명동 롯데에서 월급 한 달치 드레스 사면서 맞춤 소매 줄임...기억 있어요ㅎㅎㅎ. 한국선 입을 일 없던 그 장농 드레스...여기선 입을 일이 있는데..싸...싸이즈가...흑흑흑 슬퍼요. 저도 다림질 안 하는 옷만 사요. 남편 회사 복장마저 좀 자유로와서 다리미 안 만지고 살아 느므 편해요. 딸래미 옷마저도 계속 링클 프리로 갈겁니다. 저의 가장 큰 난제는 머리..입니다. 인터넷상에서 "교포머리"라는 나이에 안 맞는 긴생머리...위주예요. 2년전 한국서 끝에만 말고 왔는데, 아직도 머리 끝에 노랗게 삭은 채로 붙어 있네요..미장원을 잘 안 갑니다, 너무 하네요...써 놓고 보니..에휴..20대 초반엔 매일 다른 색깔 손톱을 칠하고 다닐 정도였는데 말이죠 ㅎㅎ
    후줄근 스타일 계속 적고 나 자신을 한심해 하는데도 어리굴젓은 계속 먹고 싶네요 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6976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4 .... 2015/01/17 1,998
456975 kbs 이케아 관련 인터뷰 왜곡을 한번 보세요. 정말 장난 아닙.. 5 참맛 2015/01/17 2,611
456974 미국에 살면 미국이 기독교 국가라는 느낌이 드나요? 17 ........ 2015/01/17 3,811
456973 부모님이 무주택자가 되셨습니다... 고급 레스토랑 추천해주세요... 9 느티나무 2015/01/17 4,428
456972 일본 한류 방송에서 맵다고 방송한 매운돈까스 1 참맛 2015/01/17 1,013
456971 디스크에 왜 걷기 운동이 좋은건가요? 4 디스크 2015/01/17 7,098
456970 한방에서 4식구가 같이 자요ㅠㅠ 36 ㅇㅇㅇㅇ 2015/01/17 18,353
456969 유산균 영양제 먹었는데 배가 계속 꾸룩 2 꾸룩꾸룩 2015/01/17 1,631
456968 이명박 vs 조인성 6 choice.. 2015/01/17 2,833
456967 아이들 책장 3X5 2개는 필요하게 될까요? 5 ... 2015/01/17 745
456966 그기간중인데 허리랑 무릎이 욱신 아픈데요..ㅜㅜ 2 불혹코앞 2015/01/17 728
456965 시어머니가 너무너무 싫어요! 그래서 괴로워요 ㅠㅠ 10 에고공 2015/01/17 4,125
456964 경북 안동, 초등학교 예비소집때 소득수준에 따라 줄세워 93 정상인 2015/01/17 14,727
456963 갑질하는 사람에게는 큰소리로 한마디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 1 참견 2015/01/17 776
456962 아줌마라고 계산대에서 막 대하는 직원 만난 경험 없으세요? 10 .. 2015/01/17 1,974
456961 강아지 이불 덮고 자는거 좋아하나요? 11 검은거북 2015/01/17 11,807
456960 여자연옌들 목말태우기, 등에 업기 같은 거, 이것도 갑질에 눌린.. 1 참맛 2015/01/17 1,302
456959 인간에게 환경이 중요한 이유 5 2015/01/17 2,511
456958 19) 남편이 안서요 43 ㅠ.ㅠ 2015/01/17 52,005
456957 몇주전 잠실롯데지하 푸드코트에서 8 음. 2015/01/17 4,069
456956 저번에 남편이 술 취해 문 밖에서 자고 있던다던 사람인데요 10 하아 2015/01/17 4,134
456955 수학은 정말 타고 나는 건가요? 25 답답한 마음.. 2015/01/17 7,693
456954 어이없는 이 업체의 행동에 너무 화가 나서 글 올립니다. 1 서울 패키지.. 2015/01/17 697
456953 결혼하고 친구들이랑 늦게까지 노는거... 안하시나요?? 2 2015/01/17 1,188
456952 스스로 공부할 의지가 별로 없는 예비 중등아이.. 13 ... 2015/01/17 2,688